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영성ㅣ기도ㅣ신앙

영원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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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1998-12-23 ㅣ No.7

많이 알려진 시가 아닐까요?

사람이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것 만큼이나 자신의 몸을 통하여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봅니다.

예전에 어느 단체를 통하여 <장기기증>에 대한 약속을 하고 난 다음에, 이런 종류의 시를 찾아본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 뒤늦게 발견했기에 타자했고,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뜻으로 올립니다.

고양동 성당 이철희신부입니다.

 


 

영원한 삶

                            -로버트 데스트 시(詩)-

 

언젠가는 나의 주치의가

나의 뇌 기능이 정지했다고 단정할 때가 올 것입니다.

살아 있을 때의 나의 목적과 의욕이 정지되었다고

선언할 것입니다.

그때 나의 침상을 죽은 자의 것으로 만들지 말고

산 자의 것으로 만들어주십시오.

나의 몸을 산 형제를 돕기 위한

충만한 생명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나의 눈은 해질 때, 먼 노을을,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얼굴과

여인의 눈동자 안에 감추어진 사람을

한번도 본 일이 없는 사람에게 주십시오.

나의 심장은 끝없는 고통으로 신음하는 사람에게 주십시오.

나의 피는 자동차 사고로 죽음을 기다리는 청년에게 주어

그가 먼 훗날 손자들의 재롱을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나의 신장은 한 주일 혈액 정화기에 매달려

삶을 영위하는 형제에게 주시고

나의 뼈와 근육의 섬유와 신경은

다리를 절고 다니는 아이에게 주어 걷게 하십시오.

나의 뇌세포를 도려내어

말못하던 소년이 함성을 지르게 하고

듣지 못하는 소녀가 그녀의 창문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를

듣게 하여 주십시오.

그 외에 나머지들은 다 태워 재로 만들어

들꽃들이 무성히 자라도록 바람에 뿌려 주십시오.

당신이 뭔가를 매장해야 한다면

나의 실수들을, 나의 약함을,

나의 형제들에 대한 편견을 매장해 주십시오.

나의 죄악들은 악마에게

나의 영혼은 하느님께 돌려보내 주십시오.

우연한 기회에 나를 기억하고 싶다면

당신들이 필요한 때 했던

나의 친절한 행동과 말만을 기억해 주십시오.

내가 부탁한 이 모든 것을 지켜준다면

나는 영원히 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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