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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봉헌 생활의 해, 완전한 사랑27: 글라렛 선교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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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1-01 ㅣ No.554

[봉헌 생활의 해 - 완전한 사랑] (27) 글라렛 선교 수도회


“마음의 짐, 덜어드립니다”



글라렛 소피정 중 면담 고해성사를 하고 있는 김인환 신부. 글라렛 선교 수도회 제공


‘자비의 희년’에 주목해 볼 수도회가 있다. 지난해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은 글라렛 선교 수도회(한국독립대리관구장 김병진 신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비의 희년을 ‘영적 회개’로부터 시작할 것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참회와 더불어 하느님과의 깊은 화해를 당부했다. 이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성사가 ‘고해성사’다.

글라렛 선교 수도회 사제들은 신자들에게 고해성사의 은총을 풍부히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설립자 안토니오 마리아 글라렛(1807~1870) 성인이 당시 스페인 이사벨라 여왕의 고해 사제였다는 사실은 글라렛 선교 수도회에서 고해성사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하게 한다. 매주 수요일 서울 명동대성당 상설 고해소에서는 글라렛 선교 수도회 사제가 고해성사를 집전한다.


수도원을 피정센터로 개조한 이유

글라렛 선교 수도회는 3년 전부터 매달 둘째 주일에 서울 성북동 본원에서 하루 ‘글라렛 소피정’을 열고 있다. 선착순 80명에 한해 무료로 실시하는 이 피정은 신자들에게 고해성사의 은총을 풍성히 누리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수도회가 무료 피정을 진행하는 이유는 5년 전부터 이어진 신자들의 간곡한 피정 부탁 때문이었다. 신자들은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소수 인원이 피정을 하고 싶은데 받아주는 데가 없다”고 하소연했고, 사제들은 영적인 가뭄에 목말라 하는 이들을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

피정 프로그램 가운데 참가자들이 가장 기다리는 시간은 ‘총고해’다. 총고해는 태어난 이후 지금까지 살아온 전 생애를 성찰하고 기억할 수 있는 모든 죄를 고백한다. 면담으로 진행되는 총고해는 오래 살아왔고 고해할 것이 많을수록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대부분 1회에 1시간으로 정해진 고해 시간에 다 고해하지 못하고 3~6회(개월)가량 이어간다.

글라렛 선교 수도회 본원은 지난가을 증·개축 공사를 통해 수도원 일부를 피정센터로 만들었다. 수도원을 찾는 신자들이 늘면서 사제들의 공간을 내어준 것이다.

신자들이 지난해 5월 경기도 양평의 한 자연휴양림에서 콘 소울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글라렛 선교 수도회 제공


숲 속에서 고해성사를

글라렛 선교 수도회는 매년 5월에 한 차례 1박 2일 일정으로 자연 휴양림에서 ‘콘 소울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콘 소울’(Con-Soul)은 ‘영적인 동반’을 의미하는 수도회 고유의 이름으로, 2013년 글라렛 선교 수도회 한국독립대리관구가 정한 공동 비전이다.

콘 소울 피정의 하이라이트는 ‘숲속 고해성사’. 지난해 봄 콘 소울 피정에서는 70여 명의 신자가 경기 양평의 한 자연 휴양림에서 사제와 함께 숲길을 걸으며 고해를 통해 주님과 화해의 은총을 누렸다. 숲속 고해성사는 신자들에게 영적인 치유와 더불어 자연의 치유를 동시에 체험하게 해주기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글라렛 선교 수도회 사제들은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보속을 준다. 부모님께 용서를 구하는 신자에겐 ‘부모를 위한 기도문’을, 주일 미사에 자주 빠졌다고 고해한 신자에겐 ‘주일을 궐했을 시에 바치는 기도문’을, 힘들어하는 신자에겐 ‘절망 중에 드리는 기도문’을 나눠준다. 의사가 질환에 따라 약 처방을 다르게 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20종류가 넘는 보속 기도문은 김인환(비안네, 글라렛 미션센터 담당) 신부가 2005년부터 대부분 직접 만들었다.

한국독립대리관구장 김병진(가브리엘) 신부는 “글라렛 선교 수도회는 영적 어려움을 겪는 모든 이들을 위로하고 치유함으로써 한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위로의 사도직’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라렛 선교 수도회는?

글라렛 선교 수도회의 상징 문양. CMF는 ‘티 없으신 성모성심의 마리아의 아들들’(Immaculati Cordis Mariae Filiie)을 뜻한다.


글라렛 선교 수도회는 사도들의 생활양식을 따르고 말씀에 봉사하는 ‘사도적 선교사’를 카리스마로 하고 있다. 시대 흐름과 변화에 맞게 해당 선교지에서 필요로 하는 사도직을 식별해 실천한다. 그래서 사회구조의 불안정성이 사회 구성원에게 높은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한국 사회와, 가난한 이들이 많아 이들에 대한 돌봄이 필요한 해외 다른 지역에서의 사도직은 큰 차이가 있다.

글라렛 선교 수도회의 영성은 △ 하느님 말씀의 경청자이자 봉사자로서의 영성 △ 그리스도 중심의 영성 △ 성체 신심 영성 △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는 영성 △ 성모 성심의 충실한 자녀로서의 영성으로 요약된다.

글라렛 선교 수도회는 1982년 9월 국내에 진출해 1985년 한국 공동체로 발전했다. 1985년을 수도회 진출 원년으로 삼고 있다. 지난 2010년 6월에는 한국독립대리관구로 승격, 초대 이회진 신부를 선출한 데 이어 2013년에는 김병진 신부를 2대 관구장으로 선출했다.

글라렛 선교 수도회는 평신도 양성을 위해 평신도 협력자회인 ‘글라렛 사도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새해부터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글라렛 콘 소울 합창단과 전례 무용단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한 사도직 활동을 소개하는 누리집을 3월까지 새로 개설할 예정이다.

서울 본원과 글라렛 미션센터, 전남 나주 남평 영성의 집, 강원 속초의 무료급식소 ‘작은 형제의 집’, 부천 공동체, 이주노동자 상담소와 쉼터에서 한국인 사제 10명과 외국인 선교사 4명, 평수사 1명 등 모두 15명이 수도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평화신문, 2016년 1월 1일, 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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