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
(백)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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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공부의 기쁨과 즐거움: 우리는 복음 선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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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7-12 ㅣ No.1837

[신앙공부의 기쁨과 즐거움] 우리는 복음 선포자입니다

 

 

신앙 감각

 

우리는 가끔 복음 선포의 사명은 성직자와 수도자와 소수의 열정적인 신앙인들만 수행하는 것이라고 여깁니다. 아닙니다. “세례 받은 모든 이는 교회 안의 역할이나 신앙 교육의 수준에 상관없이 복음화의 능동적인 주체입니다. 따라서 복음화 계획은 전문가들이나 수행하는 것이고 나머지 신자들은 그저 수동적인 수용자라고 여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복음의 기쁨’, 120항) 모든 신앙인은 그 자체로 복음 선포자이고 또 복음 선포자여야 합니다. 신앙인은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의 예언직에 참여합니다. 세례받은 신앙인은 모두가 복음 선포자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분명하게 선언하고 계십니다. “세례 받은 모든 사람 안에서, 한 사람도 빠짐없이, 성령의 성화하는 힘이 작용하여 복음화를 재촉합니다”(‘복음의 기쁨’, 119항).

 

신앙인은 세례 안에서 일종의 초자연적 영적 본능을 받게 됩니다. 이 영적 본능은 복음의 진리에 대한 본능이기도 합니다. 이 영적 본능은 신앙인들이 예언자적 소명을 수행하고 완수하도록 해 줍니다. 이 초자연적 영적 본능은 ‘신앙 감각’(sensus fidei)이라 불립니다. “하느님께서는 신자들 전체에게 신앙의 본능, 곧 신앙 감각을 심어 주시어 무엇이 참으로 하느님의 것인지를 식별하도록 해 주십니다”(119항). 이 신앙 감각은 신앙인들이 복음의 진리를 이해하고 실천하며 선포할 수 있는 능동적인 능력입니다(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교회 생활에서의 신앙 감각’, 45항).

 

물론 신앙 감각은 교도권의 인도를 받아야 하고 교도권과의 일치를 지향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신자들이 세례 안에서 성령의 능력에 힘입어 하느님의 뜻을 식별할 수 있는 초자연적 본성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은 신앙인 모두에게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복음화 사명을 수행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며 또한 동시에 신앙인의 복음화 사명 수행에 대한 용기를 불러일으킵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지금 여기에서 적극적으로 복음화 활동을 하라는 요구를 받습니다. 분명히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진실로 체험한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밖으로 나아가 그 사랑을 선포하는 데에 오랜 준비나 긴 시간의 훈련이 필요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 사랑을 만난 그리스도인은 모두 선교사입니다”(‘복음의 기쁨’, 120항).

 

 

대중 신심

 

신앙인은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신앙을 표현하고 고백하고 증거합니다. 신앙인들의 신앙 수행 방식은 다양하고 다채롭습니다. “하느님 백성의 각 부분은 하느님의 은사를 각자의 재능에 따라 자신의 삶으로 드러내면서 자신이 받은 신앙을 증언하고 새롭고 설득력 있는 표현으로 풍요롭게 합니다”(‘복음의 기쁨’, 122항). 솔직히 말하면, 전통적이고 엘리트적인 신학의 관점에서 일반 신자들의 신앙 수행 방식은 ‘대중 신심’이라는 이름으로 살짝 폄하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대중 신심의 건강한 측면과 기능을 강조합니다.

 

“대중 신심은 하느님 백성의 자발적인 선교 활동의 참다운 표현입니다. 이는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한 실재와 관련되고 성령께서 그 주역이십니다”(‘복음의 기쁨’, 122항). “대중 신심은 그 내용을 두서없는 추론보다는 상징적인 방식으로 드러내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대중 신심은 신앙 활동에서 하느님의 존재를 믿는 것(credere Deum)보다 하느님을 믿는 것(credere in Deum)에 더 역점을 둡니다”(124항). 즉, 대중 신심은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믿음의 행위라기보다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신앙 행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뜻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 대중 신심의 모습을 구체적이고 문학적인 방식으로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신경 구절은 거의 못 외우지만 묵주 기도에 매달리며 병든 아이를 간호하는 어머니들의 강인한 믿음을 저는 생각합니다. 또한 성모 마리아의 도움을 간구하는 누추한 집 안에 켜진 촛불에서 퍼져 나가는 큰 희망을 생각해 봅니다. 또한 십자고상을 바라보는 깊은 사랑의 눈길을 생각해 봅니다. 하느님께 충실한 거룩한 백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행위들을 거룩한 것에 대한 순전히 인간적인 추구의 표현이라고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행위들은 우리의 마음 안에 부어진 성령의 활동으로 힘을 얻는, 하느님을 향한 삶의 표현입니다”(125항).

 

 

인격을 통한 복음 선포

 

삶의 모든 자리가 복음화의 현장입니다. 일상 삶의 자리에서 우리가 만나고 대화하는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선포하고 증거해야 합니다. 신앙인은 예수님의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복음 선포는 “거리나 광장에서, 일할 때나 여행할 때와 같은 예상하지 못한 때에 어느 곳에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127항).

 

복음 선포는 인격적 대화에서 시작됩니다. 복음 선포의 내용은 단순히 교리적 명제와 신학적 지식에 관한 것이 아니라 언제나 주님의 인격적 사랑에 관한 것입니다. 즉, 복음 선포의 핵심 메시지는 “곧 사람이 되시어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 주셨고 영원히 살아 계시며 당신의 구원과 우정을 우리에게 주시는 하느님의 인격적 사랑입니다”(128항). 복음화의 내용은 하느님의 인격적 사랑이며, 복음화의 방식은 인격적 대화와 태도로 이루어집니다. 복음화는 강요와 억압의 방식이 아니라 언제나 대화와 초대의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우리는 복음 메시지가 정해진 일정한 양식을 따르거나, 절대 불변의 내용을 표현하는 특정한 말을 통하여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전달은 많은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기에 그 모든 방법을 설명하거나 정리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입니다”(129항). 복음 선포는 하느님 백성의 다양한 몸짓과 표징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신앙인은 모두 선교사입니다

 

해외에 파견되어 복음을 전하는 사람만이 선교사가 아닙니다. 세례받은 신앙인은 모두 선교사입니다. 신앙인은 자신의 살아가는 삶의 모든 자리에서 주님의 사랑을 선포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는 일상의 선교사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식별하고 선포할 수 있는 초자연적 본성을 지닌 존재입니다. 우리는, 교회와의 일치 안에서,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복음을 선포할 수 있고 또 선포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신앙을 고백하고 표현하고 실천하고 수행해야 합니다. 일상의 자리에서 겸손하고 열린 태도로 사람들과 대화하며 인격적 방식으로 주님의 사랑을 선포하고 증거해야 합니다. 신앙은 말로서 전달되기보다는 우리 자신의 삶과 인격으로 전수됩니다. 신앙인은 자신의 삶과 인격으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여야 합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2년 7월호, 정희완 사도요한 신부(안동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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