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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목]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3차 임시총회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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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10-25 ㅣ No.760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3차 임시총회 폐막


가정사목과 복음화, 논의는 계속된다



[외신종합]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시노드)가 19일 교황 집전 폐막미사로 막을 내림에 따라 보편교회는 내년 10월까지 1년 동안 가정과 복음화에 대한 더욱 깊은 성찰을 이어가게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주교시노드 최종 문서에 대한 찬반 투표 직후, “우리는 참된 영적 식별력으로 시노드에서 제안된 다양한 의견들을 성숙시키고, 오늘날 가정들이 직면한 많은 어려움과 도전들에 대한 (사목적) 해결책들을 찾아내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우리에게는 남아있는 시간이 1년이나 있다”며 내년에 열리는 시노드 정기총회까지 보편교회 전체가 가정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주교시노드는 지난 5일 개막해서 19일까지 약 2주 동안 ‘가정사목과 복음화’를 주제로 열렸다. 특히 동성애, 이혼 후 재혼 신자들에 대한 영성체 허용 등 가정과 가정 사목 관련 현안들에 대해서 획기적으로 열린 시각을 보여주었다.

비록 18일 투표에서, 아직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동성애에 대한 열린 자세 등 첨예한 논란을 가져온 3개 문항에 대해서는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없어 삭제됐지만, 이 문항들을 포함한 모든 주제들에 대해 내년까지 1년 동안 전체 교회가 더욱 깊은 연구를 하기로 했다.

교황은 시노드홀에 자리한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은 후 “교회의 문은, 정의로운 사람들이 아니라,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활짝 열려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쪽이 다른 쪽을 거슬러 반대하는, 논쟁에 휩싸인 교회”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고 교황 스스로를 교회 일치의 ‘보증자’로 제시하면서, 누구도 혼인의 불가해소성과 혼인이 생명에 대해 열려있어야 한다는 점을 의문시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3일 초안이 작성되고 18일 투표를 통해 세 군데의 수정이 이뤄진 주교시노드 최종문서(relatio synodi)를 “시노드에서 발표되고 논의된 모든 것들에 대한 충실하고 분명한 요약”이라고 하면서 각국 주교회의에 다음 시노드 준비를 위한 ‘의제 개요’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시노드에서 모든 참석자들의 기탄 없는 논의가 이뤄진 것을 매우 기뻐하며 “만약 모든 것이 합의되거나, 또는 잘못되고 조용하기만한 평화 속에서 침묵만 있었다면 참으로 슬픈 일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신앙과 사목적이고 교리적인 열정, 지혜, 솔직함과 용기로 가득 찬 연설들을 보고 들었다”고 말했다.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폐막] 한국교회 대표 강우일 주교(주교회의 의장)


“현대 가정 아픔, 자비의 시선으로 돌봐야”



세계 각 지역 가정들의 다양한 어려움에 대해 논의하고 온 강우일 주교는 내년 정기총회 때까지 한국교회도 당면과제들을 적극 성찰·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교 시노드 중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강우일 주교. 주교 시노드 중 강우일 주교 모습. 한국교회 대표로 참가해 최종문서 작성 교부로도 활동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주교들에게 지금 이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지 말고 ‘나가야 한다’고 강력히 권고했다. 이 세상 현실에서 하느님 백성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에 아파하는지 제대로 알고 응답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황은 전 세계 주교들이 거리낌 없이 사목적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초대했고, 누구보다 먼저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이렇게 이어진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 시노드) 제3차 임시총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열린 토론이 펼쳐져 전 세계 교회 안팎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강우일 주교(주교회의 의장)는 5~19일 교황청에서 열린 이 주교시노드에 한국교회 대표로 참가했을 뿐 아니라 최종문서를 작성하는 교부로도 활동했다. 20일, 귀국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강 주교는 “이번 주교시노드는 세계 각 지역의 가정들이 겪고 있는 다양한 어려움들을 교회가 어떻게 끌어안을 수 있는가에 대해 집약적으로 논의한 장이었다”고 밝히고 “내년 주교시노드 정기총회 전까지 한국교회 또한 당면 과제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성찰하고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에 들어서 왜 이렇게 결혼과 가정에 관한 문제들이 우후죽순 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주교시노드에서 가장 근본적으로 제시되고 논의된 부분이기도 하다. 강우일 주교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전 세계가 맞닥뜨린 가정문제들에 관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환기시켰다.

“현대의 극대화된 개인주의와 물질주의는 결국 개개인의 원의와 욕구를 삶의 최고 기준으로 삼게 하고, 그 욕구에 맞지 않는 것은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세계관이 부부 관계를 파괴하고 가정을 무너뜨립니다.”

 

주교 시노드 중 프란치스코 교황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강우일 주교. (사진제공 강우일 주교)

 

 

특히 강 주교는 이러한 원인을 줄이기 위해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신앙의 눈으로 결혼과 가정, 성의 의미 등을 바라볼 수 있도록 포괄적이고 단계적인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주교들도 혼인 전에 일회성으로 실시하는 교육이 아닌, 어릴 때부터 올바른 시각을 키워나가는 통합적인 양성이 필수적이라는데 공감대를 이뤘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주교시노드에서는 동성애와 이혼 후 재혼한 신자들의 성사 문제 등 첨예한 현안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강 주교는 “전 세계 주교들은 사목자로서, 혼인의 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을 지키지 못한 이들을 무작정 교회 밖으로 몰아내거나 또는 모른척하거나 그 후손들에 대해 아무런 사목적 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방관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는데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대안을 나눴다”며 이번 논의의 의미를 밝혔다.

동성애와 관련해서도 “동성애적인 성향을 가졌다고 차별하거나 단죄해선 안 된다는 것이 논의의 기본 입장”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강 주교는 “다만 교회 입장에서 동성 결혼은 그 자체가 결혼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는 혼인의 근본 의미를 거스를 뿐 아니라, 그 가정 안에서 자라야 하는 아이의 인권을 훼손하는 문제로 교회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 주교 시노드 중 강우일 주교 모습. 한국교회 대표로 참가해 최종문서 작성 교부로도 활동했다. (사진제공 강우일 주교)

 

 

최종문서 작성에도 직접 참여했던 강 주교는 “최종문서에는 각 지역 가정들이 당면한 문제들, 이에 따라 사목자들이 안고 있는 도전 과제들, 사목적 방안 등이 총망라돼 있다”며 “각 지역교회들은 최종문서를 초안 삼아 각 문제들을 충분히 성찰하고 사목방향 등을 숙고해 내년 주교시노드 정기총회에 반영하게 된다”고 전했다.

한국사회의 현황과 관련해 강 주교는 이혼 후 재혼한 가정 및 재혼자의 성사 문제에도 특별한 관심을 표현했다. 강 주교는 “재혼 가정에 대한 일괄적인 또한 일반화된 원칙을 정하기는 상당히 어렵지만, 자비의 시선을 바탕으로 한 사목적 배려가 필요하다”며 “주교시노드에서도 각 지역 교구장 책임 하에 사안별로 영성체 허용 안을 마련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말했다.

 

“지금 우리에게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더욱 중요합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서로간의 관계 안에서 나라는 존재로 설 수 있습니다. ‘너’를 빼고 ‘나’만 생각하는 개인주의적인 사고는 결국 나 자신을 무너뜨립니다. 예수님께서 마지막으로 남기신 이 사랑의 가르침으로 돌아갈 때 가정도 화목하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신문, 2014년 10월 26일, 주정아 기자]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폐막] 프란치스코 교황 마지막 연설 개요


“전통 수호 · 진보 추구에서 극단주의적 입장 주의를”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마지막 회기날인 18일 회의를 모두 마치며 연설을 통해 모든 참석자들의 솔직한 의견 교환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전통의 수호 또는 진보의 추구에서 극단주의적인 입장을 주의하라고 권고했다.

교황은 시노드 회기 중에 분열과 격렬한 토론이 분명히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많은 발언자들이 서로가 서로를 반대하는 논쟁 속 교회를 보면서 교회 안의 조화와 일치를 증진하고 보증하는 참된 성령에 대해서까지 의심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황은 “시노드는 베드로와 함께 베드로의 통치 아래에서 열리며, 교황의 존재는 모든 것을 보증하기에 이러한 논쟁은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교황의 임무는 교회 일치를 보증하는 것이고 사목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가장 첫 번째 임무는 주님께서 맡겨주신 양떼를 먹이는 것”이라며 나아가 “잃어버린 양들을 아버지의 마음으로 자비와 두려움 없이 찾아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노드는 ‘여행’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한 교황은 “여행의 모든 걸음걸음마다 시간을 이기고 목적지에 가능한 한 빨리 도달하려고 뛰어가기도 하지만 그만하면 충분하다는 듯 지치고 피로함을 느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인간의 여행에서 고독, 긴장과 유혹의 순간은 있게 마련”이라며 이러한 유혹의 종류들을 열거했다.

교황이 지적한 첫 번째 유혹은 ‘적대적인 엄격주의자’로의 유혹으로 “이러한 사람들은 성경 안으로 파고들며, 하느님께 경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황은 특히 이들은 “알고 있는 것을 확신하지만 여전히 배워야 할 것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두 번째로 ‘파괴적인 자선가의 유혹’을 지적했다. 교황에 의하면 이러한 유혹은 잘못된 자비의 미명하에 상처를 치료도 하지 않고 싸매어 증상만 치료하고 병의 원인과 뿌리를 도외시하는 행위이다.

“모든 주교들은 교회를 보존하고 교회에 봉사할 의무와 책무를 지니는데, 이는 스승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종처럼 해야 할 일”이라고 교황은 지적했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교황은 최고의 주인이 아니라 최고의 종, 즉 하느님의 종들의 종으로서 하느님의 뜻, 그리스도의 복음, 그리고 교회 전통에 대한 교회의 순종과 순명을 보증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결론적으로 내년 주교시노드 정기총회를 언급하면서 모든 주교들은 “이제 참된 영적 식별력을 지니고 제안된 생각들을 더 성숙시켜 오늘날 가정들이 직면하고 있는 많은 어려움들과 셀 수 없는 도전들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들을 발견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가톨릭신문, 2014년 10월 26일, 박영호 기자]

 

 

동성애 · 이혼 대한 교리 재확인… ‘프란치스코식 열린 토론’ 성과


년 10월 주교대의원회의 총회까지 논의는 계속



지난 10월 13일 발표된 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 최종 보고서 초안에서 나타난 획기적인 전환의 문구들은 18일 투표를 거치면서 상당 부분 폭이 좁아졌다. 즉 동성애에 대한 놀라울 정도로 열린 어투는 투표에서 3분의 2 득표를 하지 못함으로써 통과되지 못했고, 이혼 후 재혼 신자들에 대한 영성체 역시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이번 시노드는 교회 안에서의 토론에 있어서 보다 넓은 개방성과 활발한 토론이라는 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해석된다. 최종문서는 교회 안의 모든 사람들이 토론의 과정에 함께 하라는 초대이고, 바로 이것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진정으로 원하고 기대하던 것이었다.

사목자로서 주교들은 매우 심각한 갈등에 봉착한 것이 사실이다. 즉, 어떻게 교회가 분명한 가르침을 주는 교사이면서도 동시에 사랑에 가득 찬 어머니가 될 수 있는가 하는 딜레마이다. 사실상 모든 부모들은 이러한 긴장과 딜레마에 있을 수밖에 없다.

이번 시노드 과정에서도 나타났듯이, 이상적인 전통주의자인 주교들이 분명히 있다. 교황은 이를 일러 폐막 미사 강론에서 “무엇을 알고 있는지는 분명하게 확신하지만 우리가 여전히 배우고 이뤄야 할 것들이 있다는 것은 잘 알지 못하는 열성적인 전통주의자 혹은 지성인들”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교들은 사목자로서 만약 지나치게 ‘수용적’이면 사람들이 모든 성적 결합이 똑같다거나 굳이 교회혼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것을 우려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대부분의’ 주교들은 단지 어떻게 동시에 사랑 가득한 부모와 선명한 교사가 될 수 있을지를 알아채기 위한 시간이 더 필요하다. 지나치게 오랫 동안 주교들은 선명한 태도를 취하는데에만 집중했던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시노드 최종 문서의 내용, 즉 논란이 된 몇 가지 첨예한 이슈들에 있어서 교리적인 입장이 재확인되고 사목적으로 새로운 정책이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비관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번 시노드의 결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노드 개최 취지와 목적을 풍부하고 성공적으로 거둔 것으로 판단된다.

만약 교황 자신이 자신의 판단과 지향만을 강요하기를 원했다면, 애당초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 지시를 내리기만 하면 될 것이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 대신에 주교들을 열려 있는 집단적 토론의 장으로 초대했다. 교황은 일반 언론들이 성급하게 보고서의 최종 결과만 두고 판단하려는 것과는 달리, 시노드의 전 과정을 애초부터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교황은 시노드가 시작되기 전부터, 개막 미사 강론에서 모든 주교들이 아주 ‘자유롭게’ 자기 뜻을 표시해주기를 강력하게 권고했다.

이미 잘 알려져 있고, 교황 스스로 되풀이해서 말했으며, 최종 보고서 자체가 시사하듯이, 이번 주교시노드 임시총회는 최종 결과가 아니다. 이 보고서와 교황의 폐막 연설은 내년 10월에 열리는 세계주교시노드 정기총회까지 남아있는 1년이라는 시간 동안 보편교회 전체가 함께, 더 깊이 성찰하기 위한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은 이번 시노드가 개방적인 토론과 논의,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큰 성과라고 판단한다. [가톨릭신문, 2014년 10월 26일, 박영호 기자]

 

 

최종 보고서, 초안과 달라진 부분은



지난 13일 최종 보고서 초안은 18일 투표를 거치면서 세 군데가 바뀌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개방성의 기조는 유지됐지만 구체적인 세 군데 항목, 특히 동성애에 관한 항목과 이혼 후 재혼한 신자들에 대한 영성체 허용 문제와 관련된 문단들은 투표에서 3분의 2, 즉 123표 이상의 지지를 얻지 못해 삭제됐다.

초안에서는 ‘동성애자들의 환대’라는 제목의 항목이 포함돼 있었지만, 이 항목은 118명 찬성에 62명 반대로 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최종 보고서는 대신에 ‘동성애적 성향’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사목적 관심’이라는 제목의 항목으로 대치됐다. 동성애 결합이 ‘파트너의 삶에 있어서 귀중한 지지’가 될 것이라는 진술 또한 삭제됐다.

초안은 동성애자들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교회 공동체가 과연 동성애자들을 환대하는 자세를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형제적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성찰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최종 문서는 그 대신에 교황청 신앙 교리성의 동성애 결합에 대한 기존의 규범들을 다시 한 번 진술하고 있다.

3분의 2 찬성을 확보하지 못해 삭제된 다른 두 항목은 이혼 후 재혼한 신자들에 대한 것으로 하나는 찬성 104, 반대 74, 다른 하나는 찬성 112, 반대 64표를 얻어 123표에 못미쳤다. 하지만 두 항목 모두 찬성표가 반대표의 거의 2배에 이르러 많은 주교들이 지지의 뜻을 표시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최종 보고서는 이혼 후 재혼 신자들에 대한 영성체 허용 문제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더 깊은 연구를 요청하고 있다.

두 항목 중 첫번째 항목은 성직자들이 “이혼 후 재혼한 신자들이 고해성사와 성찬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가능성을 성찰했다”고 지적하고, 성사 참여에서 교구장 주교의 책임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것을 언급했다. 그리고 그 판단에서 객관적인 죄의 상황과 외부적 환경 사이의 구별에 대한 더 깊은 성찰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18일 기자회견에서 3분의 2 찬성을 얻지 못했다는 것은 충분한 합의가 없었으며, 따라서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결코 어떤 내용도 교리적인 무게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교시노드 최종 문서는 내년 정기총회 준비를 위한 문서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가톨릭신문, 2014년 10월 26일, 박영호 기자]

 

 

모든 것 ‘숨김없이’ 말하도록 격려… 현실 문제 폭넓은 대화 나눠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지금까지 총 13번의 정기총회와 2번의 임시총회, 그리고 중동을 포함한 대륙별 특별총회들이 열렸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집한 이번 시노드는 그동안의 시노드와는 확연히 다르다.

가장 큰 변화는 누구나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것을 거의 ‘강요’하다시피하는 교황의 격려와 배려이다. 교황은 개막날, ‘명백하게 이야기할 것’을 권고하고 “‘말하면 안 되는 것과 말해도 되는 것’을 염려하지 말라”며 “우리가 느끼는 모든 것을 ‘숨김없이’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지난 2월 추기경 회의 후에도 “추기경들이 교황에게 경의를 표하면서도 무언가를 말할 용기가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라며 “시노드 안에서는 인간에 대한 존경과 소심함 따위를 내려놓고 주님 안에서 모든 것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에는 교황청 관리들이 시노드 참가자들에게 사제 결혼, 피임, 이혼 후 재혼한 신자들의 영성체 문제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암묵적 주의를 주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01년 주교직을 주제로 열린 제10차 정기총회에서 ‘조사위원’을 맡았었다.

교황은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나시온과의 인터뷰에서 “한 추기경이 우리에게 무엇이 토론돼야 하고, 무엇이 토론되면 안되는지에 대해 말해주었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노드의 또 다른 성과는 이론보다는 현실을 깊이 고려하고 반영한 것이다. 이는 교회내 공적 토론의 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획기적인 전환이며, 앞으로 모든 교회 회의에서 적용되어야 할 새로운 사목적 전통이다.

더불어 교황은 의견 대립이 있을 때, 양쪽을 중재하지 않고, 모두가 말하고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였을 때 라틴 아메리카 주교회의에서 일하던 방식을 살려, 열정적 연설로 좌중을 압도하기보다 회의 중간 틈틈이 주교들과 대화하며 의견을 합일해 나갔다. 또 매일 저녁 자유토론의 시간을 가져 주교들이 대화하는 시간을 갖도록 배려했다. [가톨릭신문, 2014년 10월 26일, 오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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