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가톨릭 교리

매주 읽는 단편 교리: 순교자 성월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3-09-03 ㅣ No.4292

[매주 읽는 단편 교리] 순교자 성월

 

 

9월은 우리나라의 순교자들을 공경하고 그분들의 행적을 기리는 ‘순교자 성월’입니다. 다른 성월의 경우 전 세계 가톨릭교회가 공통으로 지내지만, 순교자 성월은 우리나라에서만 기념하는 한국 교회의 고유 성월입니다.

 

한국 교회가 순교자 성월을 지내게 된 것은 1925년 7월 5일 로마에서 거행된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의 시복식이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시복식이 거행된 이듬해인 1926년 8월, 한국 교회는 복자들이 가장 많이 순교한 9월 26일을 ‘한국 치명 복자 79위 첨례’로 정하고 순교 복자들을 현양하였습니다. 이후, 당시 신자들의 기도서였던 《천주 성교 공과》에 이날 바치는 <축문>을 비롯하여 <복자를 향하여 외우는 경>과 <복자 찬미경>이 수록되었습니다.

 

1939년에는 기해 순교 100주년을 맞아 순교자 현양 사업을 벌였는데, 1940년부터 매월 첫 번째 주일을 ‘복자 공경 주일’로 지내기로 정했고, 교회 언론에서는 ‘9월 중 매주 복자 공경 주일을 지내며 복자 성월답게 지낼 것을 권고한다.’라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9월 중 주일미사는 물론 평일 미사에서도 복자 성가를 부르고 <복자 찬미경>을 바치면서 성월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한편, 한국 천주교회가 9월을 복자 성월로 지낸다고 선포한 공식 기록은 없습니다. 다만 1965년 한국 순교복자 수녀회에서 출판한 『복자 성월』이 교회의 인가를 받았다는 점에서 이미 ‘복자 성월’을 성월로 인정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1972년 《가톨릭 기도서》가 출판되면서 9월이 ‘복자 성월’로 명시되었고, 기도문 <복자를 향하여 외우는 경>이 <복자들에게 드리는 기도>라는 제목으로, 시대에 맞는 문구로 바뀌어 수록되었습니다.

 

1984년 5월 6일 우리나라의 103위 순교 복자가 시성(諡聖) 되자, 같은 해 6월 주교회의 상임위원회는 ‘복자 성월’에서 ‘순교자 성월’로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또한 9월 26일에 기념하던 ‘한국 순교 복자 대축일’도 날짜와 명칭을 변경하여 지금처럼 9월 20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축일’로 지내게 하였습니다. 성월 기도의 제목 역시 <한국 순교자들에게 바치는 기도>로 바뀌었고, ‘복자’ 대신 ‘순교자’라는 용어를 쓰기로 하였습니다.

 

신앙 선조들이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증거함으로써 우리에게 전해준 가톨릭 신앙을 소중히 간직하고, 그분들의 모범을 따라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이 될 것을 다짐합시다. 

 

[2023년 9월 3일(가해) 연중 제22주일 의정부주보 8면]



918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