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
(백)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예화ㅣ우화

[사랑] 그냥 편히 대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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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431

그냥 편히 대해 주십시오

 

 

담장 옆 엄마 나무에 아기 둘이 생겼습니다. 아가 나무 둘은 솜털처럼 자란 뿌리에, 가는 두 팔을 쭉 뻗고, 콩알만한 잎을 하나씩 걸쳤습니다.

 

어느 날 주인님이 형아 나무를 데려갔습니다. 주인님은 작은 종지에 흙을 담고 형아 나무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철사로 어린 형아 나무를 꽁꽁 조여 댔습니다.

 

"하하, 예쁜 분재가 될거야. 어릴 때부터 잡아 줘야 하거든...."

 

창가에 놓인 형아 나무는 담장 밑에 남겨둔 동생 아가 나무를 보고 싶었습니다. 목을 내밀고 보려 했지만 꽁꽁 묶인 형아는 동생 아가 나무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주인님은 잘 크라고 매일 매일 물을 줬지만 형아 나무는 하루 하루 지날수록 몸이 약해졌습니다.

 

한편, 담장 밑에 있는 아가 나무는 쑥쑥 키가 자랐습니다. 형아 나무가 있는 창가를 들여다볼 만큼 키가 커졌습니다.

 

"형아!"

 

키가 자란 동생 아가 나무가 형아 나무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형아 나무는 고개를 떨군 채, 바싹 마른 채, 아무 말을 못했습니다. 형아 나무는 죽은 겁니다.

 

새도, 강아지도, 채송화 한 송이도, 아가 진달래 한 그루도 그리고 작은 붕어 한 마리도 생명이 있는 것이면 그냥 그냥 마음대로 자라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

 

생명이 있는 것이라면, 더구나 생명이 있고 생각이 있는 사람들을 달달 볶지 마십시오. 그냥 편히 대해 주십시오.

 

[홍문택 신부님의 "오늘은 잔칫날이었습니다" 중에서, 윤선희 자매님이 올려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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