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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62: WYD(세계청소년대회) 여정에서 배운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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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6-27 ㅣ No.257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62) WYD(세계청소년대회) 여정에서 배운다 ⑨


영성의 깊이 더해진 스페인 대회



WYD는 1986년 첫 발걸음을 시작한 이래, 90년대를 거치면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성인과 함께 많은 젊은이를 교회로 이끌었다. WYD에 참여했던 젊은이들은 자신이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교회 안에서 또한 사회 안에서 복음화 사명을 실천하려는 흐름을 형성했다. 이는 WYD 참여 경험자들이 그 이후 WYD의 봉사자로서 기꺼이 참여한다는 것, 또한 참가자들의 사제·수도 성소 선택 비율이 높다는 것 혹은 평신도로서 사목 관련 전문직을 선택하거나 적극적으로 교회 공동체에 봉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 등을 통해 드러나고 있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처럼 WYD가 보여주는 사목적 효과에 주목하면서, 이를 더욱 강화함으로써 교회 성장의 토대가 될 젊은이들의 신앙을 더욱 굳건히 하고자 했다. 특히 그가 재임 후 세 번째로 함께했던 2011년 스페인 마드리드 WYD는 지난 시간 동안 정착된 WYD의 기본 구조 및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도, 거기에 교황의 지향에 따라 신앙적, 영성적 깊이를 더하기 위한 혁신이 이루어졌던 대회였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 뿌리를 내려 자신을 굳건히 세우고 믿음 안에 튼튼히 자리를 잡으십시오(콜로 2,7)’라는 대회 주제에서 드러나듯,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통해 스페인 마드리드 WYD에 참여한 젊은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가톨릭 신앙의 기쁨을 충분히 맛 들이고, 그분의 사명에 힘 있게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랐다.

첫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시드니 대회 직후인 2009년부터 마드리드 대회가 열리는 2011년까지 매해 묵상할 수 있는 성경 구절을 제시하면서, WYD란 기도와 묵상을 통해 준비되는 순례의 여정임을 다시금 강조했다. 둘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마드리드 WYD 참가자들에게 유캣(YOUCAT: Youth Catechism of the Catholic Church, 젊은이들에게 가톨릭 교리를 보다 친근하게 전달하고자 2006년부터 오스트리아에서 시작된 청소년·청년용 가톨릭 교리서 출판 프로젝트의 결과물. 2011년 독일에서의 초판 인쇄 이후 14개 국어로 번역되어 출판됨)을 대거 배포함으로써, 젊은이들이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에 대해 좀 더 깊이 알 수 있도록 초대했다. 셋째,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흔히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젊은이들의 대규모 축제’로 오해받곤 하던 WYD에 전통 전례의 거룩하고도 아름다운 침묵의 순간을 적절히 배치했다. 십자가의 길 기도 때의 침묵도 그러했지만, 특히 WYD 본대회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밤샘기도, 그 자리에 모인 수백만 명의 젊은이들이 성체 앞에 엎드린 교황을 따라 무릎을 꿇고 성체조배를 했던 것은 WYD의 영성적 깊이를 잘 보여준 것이었다. 젊은 활기로 가득찬 WYD는 분명 시끌벅적한 축제이지만, 그곳에 모인 젊은이들은 이 모든 기쁨과 열정, 흥분의 중심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수많은 젊은이가 스스로 흥분을 멈추고, 침묵 중에 예수 그리스도에게 집중하며 경배하는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신앙대회’로서의 WYD를 다시금 각인시킬 수 있었다.

성경 구절 묵상과 기도를 통한 준비, 가톨릭교회 교리 내용 학습, 침묵 중에 이루어지는 십자가의 길 기도와 성체조배, 밤샘기도와 미사 전례. 때로 젊은이들이 가톨릭교회를 떠나는 이유로 지적되기도 했던 가톨릭교회의 ‘흥미롭지 않은’ 기본 요소들이 WYD에 참여하는 21세기 젊은이들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요소였던 것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 점을 살려, 젊음의 장인 WYD에 가톨릭교회 전통의 색채를 더욱 풍요롭게 입혀냈다.
 
조재연 신부는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으로 있으며,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5년 6월 28일,
조재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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