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사목신학ㅣ사회사목

[노인사목] 고령사회에 대비한 노인사목의 방향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9-17 ㅣ No.879

[노인사목 이야기] 고령사회에 대비한 노인사목의 방향



이번호에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노인들을 가톨릭 교회의 사목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겠습니다.

지난호에서는 현재 우리나라 노인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노인들이 겪고 계시는 어려움을 5가지로 살펴 보았습니다. 이렇게 노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계시지만 현재 우리 가톨릭 교회 안에서는 고령화 시대에 대한 대비가 매우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평일이나 주일에 성당을 가보면 대부분의 신자들이 노인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한 배려는 아직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노인들이 겪고 있는 현상이 현재의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우리 모습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교회는 사목적인 측면에서 대처방안 마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교회만의 역할에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사회 안정망 확충과 같은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노인복지 발전 방향은 교회의 사목적 배려에서 다루어질 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교회에서는 사목적인 측면에서, 다시 말해 ‘복음화’라는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만 합니다.

먼저 노인사목의 궁극적 목적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교회는 빈곤 노인들의 경제적 어려움이나 육체적 고통 또는 현세적 고독과 소외감을 덜어 주는 일에도 힘써야 하지만 노인 사목의 궁극적 목적은 노인들이 하느님께 대한 강한 믿음 안에서 노년을 보내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는 것입니다.1) 여기서 노인사목의 대상은 우리 교회의 신자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노인들이 되어야 합니다.2) 하지만 현재 노인사목 대상은 본당에서 시행하고 있는 노인대학의 노인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에 앞으로는 교회 외부의 사람들에게도 전해지는 진정한 측면에서의 복음화, 그것이 우리의 사목 방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노인사목을 위하여 해야 할 일을 교구, 본당, 개인 세 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첫째, 교구차원에서는 각 본당에서 운영하는 사목프로그램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해야 합니다. 노인대학 운영에 그치지 않고 각 본당에서 노인사목위원회 구성과 노인들이 교회에서 주체가 되어 활동 할 수 있도록 밑바탕이 되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본당 노인 신자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알아보려 노력해야 하며 노인 매뉴얼을 정립하여 각 본당에서 체계적으로 노인위원회와 노인단체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둘째, 본당차원에서는 본당을 노인에게 호의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노인들만의 쉼터, 다리가 불편하신 노인들을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 등이 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시행하고 있는 노인대학의 운영을 달리 해야 합니다. 노인대학에 나오는 노인들만이 아니라 노인대학에 나오지 않는 노인 신자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들을 별개로 보지 않고 노인대학을 주일학교와 같은 학교로 영성교육의 중심축으로 하여 통합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노인대학이 여흥과 취미, 경로와 위로의 수준에 머물지 않고 영성학교로 거듭나야 합니다. 또한 영적인 부분과 더불어 활기찬 노년의 삶의 차원까지도 사목 프로그램이 아우를 수 있어야 합니다.3) 이렇게 노인대학부터 변하고, 노인대학의 노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노인 신자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시작하여 세상 모든 노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것으로 차츰 변화하여야 합니다.

다음으로 노인들이 복지를 받는 대상이 아니라 노인 스스로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본당의 노인대학 봉사자들이 ‘노인들을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 라는 측면에서 그치지 않고 노인들로 하여금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조금 더 건강한 노인이 아파서 미사에 나오지 못하는 노인을 위하여 가정방문을 해서 그날 미사의 복음을 전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런 활동을 하면 방문하는 노인도 누군가를 위하여 무언가를 했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고, 아파서 미사에 나오지 못하는 노인은 누군가의 방문으로 적적함 해소와 미사에서 듣지 못한 복음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노인들이 좀 더 건강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입니다. 성경에서도 하느님 말씀에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훌륭한 노인의 모습이 많이 나옵니다. 아브라함이 야훼의 분부에 따라 집을 떠날 때 나이가 75세였고(창세 12,4 참조), 그의 아내 사라가 이사악을 임신한 것도 90세였으며(창세 17,17 참조), 모세가 하느님께 선택된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라는 사명을 받았을 때 이미 노인이었다. 세례자 요한도 “나이 많은”(루카 1,7) 부부, 곧 엘리사벳과 즈가리야에게서 났으며, 아기 예수님을 구원의 메시아로 증언한 시므온과 안나도 노인이었다.4)(루카 2,27.38 참조) 그런 것처럼 현대의 노인들도 이러한 훌륭한 노인의 모습을 구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 차원입니다.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노인들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인식하는 노인의 모습은 변화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노인 신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즉 교회 안에서 노인에 대한 인식의 개선이 가장 시급합니다. 변화하는 세상만큼 노인이 얼마나 달라지고 있으며 노년기의 중요성과 노년의 신앙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고서는 그 어떠한 제안이나 실천도 의미를 갖지 못할 것입니다. 노인을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작입니다.

‘노인문제’를 ‘노인현상’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사회에서 문제의 존재로 느껴진다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일 것입니다. 한평생 가정과 사회를 위해서 살아온 그들을 문제의 존재로 바라보아서는 안 됩니다. ‘노인문제’를 ‘노인현상’으로 바라 볼 수 있도록 교회와 개인 모두 힘을 써야 합니다. 다시 한 번 우리 모두가 노인이 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변화 되어가는 세상 속에서 지금 하는 이야기들이 우리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노인들의 현상에 관심을 가져야만 합니다.

 

---------------------------------
1) 오늘날 고령화 사회의 사목 방향,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8p
2) 고령화 사회와 가톨릭교회 노인사목의 방향,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목국 기획실 157p
3) 2012 신앙의 해를 맞이하며, 노인사목의 쇄신을 위한 심포지엄 <노인사목의 현황과 비전 모색>, 천주교 서울대교구사목국 노인사목부, 노인교육편71p (조해경-경기대학교 교양교직학부교수)
4) 오늘날 고령화 사회의 사목 방향,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부록> 노인을 위해서 본당은 무엇을 할 것인가? 36-37p

[월간빛, 2015년 9월호, 이서윤 발레리아(대구대교구 노인사목 직원)]



2,059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