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
(백)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예화ㅣ우화

[가족]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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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426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큰 병에 걸려 오랫동안 병원 침대에서만 지내는 소녀가 있었다.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 소녀의 가족들은 소녀에게 최고급 장난감만을 사 주었다. 솜을 두툼하게 넣은 사람만한 동물인형에서부터 화려한 드레스를 얼마든지 갈아 입힐 수 있게 만든 예쁜 바비 인형들, 그리고 그 인형들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호화로운 시설이 돋보이는 인형집, 게다가 최근에 나온 게임기까지.

 

어린 소녀의 어머니는 사회 유명인사로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자선단체 행사에 자주 얼굴을 내미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딸을 만나러 갈 때마다 매번 새로운 선물을 사다 주었다. 항상 누군가와 약속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너무나도 바쁜 그녀는 딸 곁에서 오래 있지 못하는 대신 선물을 빠뜨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병원의 간호사들과 의사들은 너무 많은 장난감과 게임기, 그리고 꽃다발 때문에 소녀의 입원실이 좁아져 진료하기 불편하다고 불평할 정도였다.

 

어느날 아름다운 선물 가운데 파묻힌 소녀는 다른 날보다도 기분이 무척 좋지 않았따. 소녀는 애타게 어머니에게 가지 말라며 매달렸고, 어머니는 그날 오후 예정된 약속에 늦을 것이 걱정되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빠져나갈 구실을 찾고 있었다.

 

어머니는 최근에 나온 최고급 인형을 사왔다는 것으로 아이의 환심을 사려고 했다. 하지만 소녀는 선물 따위는 거들떠 보지도 않은 채 더욱 애처로운 표정으로 어머니를 바라보며 "엄마!" 하며 울먹거렸다. 그리고는 쓸쓸한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말했다.

 

"난 인형이 아니라 엄마가 필요해요."

 

[메다드 라즈, 세상을 바꾸는 작은 관심, 은행나무 / 행복, 2000년 4월호,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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