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 (수)
(백)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진리의 영께서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가톨릭 교리

베드로 특전이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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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8-05-01 ㅣ No.232

[교회상식 교리상식] (90) 베드로 특전이란 무엇인가요?

 

 

혼인유대 해소와 관련해서 베드로 특전도 있다는데 바오로 특전과는 어떻게 다른 건가요?

 

바오로 특전은 지난 호에 설명드린 대로 바오로 사도가 코린토신자들에게 보낸 편지(1코린 7,12-15)에 근거해서 세례받은 신자들의 신앙을 보호하고자 첫번째 혼인 유대를 해소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베드로 특전은 지상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 곧 교황의 특별한 권한으로 신자들의 신앙의 유익을 위해 혼인유대 해소의 특전을 내리는 것입니다. 베드로 특전에 관해서 조금 더 알아봅니다.

 

 

◇ 베드로 특전이란

 

베드로 특전은 가톨릭신자와 세례 받지 않은 비신자가 혼인했을 때 또는 비 신자와 개신교 세례를 받은 신자가 혼인했을 때 이 혼인의 유대를 교황의 특권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신자인 김씨는 비신자인 박씨와 관면혼을 한 후 이혼했습니다. 이때 이혼 사유가 신자인 김씨에게 있지 않다면, 김씨는 베드로 특전을 통해 박씨와의 혼인 유대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또 비신자인 송씨가 개신교 신자인 이씨와 혼인을 했다가 이혼했습니다. 그런 후 송씨는 가톨릭 신자로 세례를 받았고 가톨릭 신자와 혼인을 하고자 합니다. 이때에도 신앙의 유익을 위해서 베드로 특전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베드로 특전은 바오로 특전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바오로 특전은 첫 번째 혼인 당시에 두 사람 모두 신자가 아니어야 하지만, 베드로 특전은 첫 번째 혼인 때에 어느 한 편이 세례받은 신자인 경우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 특전의 적용을 받으려면 세례받지 않은 편이 이혼 때까지 세례받지 않은 상태여야 합니다. 그 사이에 세례를 받았다면 두 사람의 혼인은 자연적 유대만을 지니는 자연혼에서 성사적 품위를 지니는 성사혼으로 격상되기 때문에 혼인유대가 해소되지 않습니다. 혹시 세례를 받았다면 세례 이후에는 부부 관계가 없어야 합니다.

 

베드로 특전과 관련해서 예상되는 어려움은 필요한 서류를 갖춰 교황청에 제출한 후 교황에게서 직접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경제적 비용도 많이 들기에 극히 예외적이 아니면 베드로 특전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합니다. 또 굳이 베드로 특전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혼인유대를 해소를 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편 교회법전 제1148조는 일부다처제 또는 일처다부제와 관련한 규정을 담고 있는데 이 규정도 넓은 의미에서 베드로 특전을 이용한 '신앙의 특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일부다처제에서 남자가 세례를 받아 가톨릭 신자가 되면 첫 번째 아내 또는 여러 아내들 가운데서 한 아내만을 남겨 두고 나머지는 떠나보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일처다부제일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울러 교구 직권자는 그 지방과 주민의 윤리적 사회적 경제적 조건을 고려해서 떠나보내는 아내들(또는 남편들)이 "정의와 그리스도교적 애덕과 자연적 공평의 규범에 따라 충분히 배려되도록 보살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요(1148조 3항).

 

이 법조항은 교회가 만민 선교에 나서면서 전교 지방에 일부다처제 또는 일처다부제의 풍습이 있음을 알고는 이를 고려해서 교황들이 교황령을 만들게 됐고 그것이 교회법에 들게 된 것이어서 일종의 베드로 특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입니다.

 

 

◇ 알아둡시다

 

가톨릭 신자들은 이혼하면 성사생활을 할 수 없을까요? 이런 질문에 대해 성사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대답하는 신자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 이혼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에서는 이혼이라고 하면 혼인유대가 끊어지는 것이고 그 자체로 남남이 돼 버리지요.

 

하지만 교회에서는 이혼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성사혼으로 맺어진 혼인의 유대는 결코 해소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성사혼으로 맺어진 경우에는 비록 도저히 함께 살 수 없어서 이혼을 했다 하더라도 사회법으로는 이혼이라는 말이 성립될지 모르지만 교회법으로는 이혼이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별거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별거 중인 경우에는 성사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다른 이와 재혼을 한다면 그 자체로 혼인장애(조당)에 걸리게 되고, 따라서 성사생활에 제약을 받게 됩니다. 즉 미사에 참례하더라도 성체를 모시지 못하며 고해성사를 볼 수도 없게 되지요. 하지만 죽을 위험이 긴급할 때에는 교구 직권자는 이런 혼인장애에 대해서도 관면할 수가 있습니다(교회법전 1079조 1항).

 

※ 혼인장애(조당) 및 혼인유대 해소와 관련한 지금까지의 설명은 「교회법 해설 8」(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과 「알기 쉬운 교회 혼인법」(성바오로)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가톨릭대학교출판부) 등을 주로 참고했습니다.

 

[평화신문, 2008년 4월 27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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