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수)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성미술ㅣ교회건축

미술칼럼: 수도자의 깊은 영성이 담긴 교회 미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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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7-17 ㅣ No.872

[미술칼럼] 수도자의 깊은 영성이 담긴 교회 미술품

 

 

슬기로운 처녀(부분), 김겸순 수녀, 1999년, 돈암동성당.

 

 

성스러운 집인 성당에는 아름다운 교회 미술품이 많이 있습니다. 다양한 성미술품은 교우들을 신앙의 세계로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신비로운 유리화와 성화, 성물과 전례 용품 등은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시킵니다.

 

교회의 많은 작가는 예술 작품을 통해서 세상과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합니다. 우리 교회에는 성직자나 수도자로 살면서 예술가로 활동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작품에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며 살았던 신앙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수도자이면서 화가로 활동 중인 김겸순(마리 테레시타, 노틀담 수녀회) 수녀도 오래전부터 교회 미술품을 만들어 사람들의 신앙을 키워주고 있습니다. 그는 수도자의 신분으로 독일 뮌헨 국립미술대학교에서 미술 공부를 하였습니다. 작가에게 수도 생활과 예술 활동은 별개가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오랜 수도 생활에서 길어 올린 영성이 작품 안에 고스란히 담겨 수도원 밖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김겸순 수녀의 유리화나 성화에서는 구상과 추상 표현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그의 작품에서는 절제된 색채, 단순한 형상, 빈 공간, 맑은 색감, 선적인 표현, 주제의 명확성이 잘 드러납니다. 특히 작가는 누구나 작품을 바라보며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는 교회에 속한 다양한 사람 가운데서 누구도 소외됨 없이 성미술에 다가갈 수 있게 배려한 것입니다.

 

세상을 강복해주시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김겸순 수녀, 2009년, 청량리성당.

 

 

작가는 유리화와 성화뿐 아니라 제대와 독서대, 제단 의자, 성당 출입문 등 교회의 여러 전례 용품을 디자인했습니다. 단순하고 소박한 디자인이지만 상징을 표시하여 교회 용품이 특별한 성물임을 알려줍니다. 전례 용품은 소홀하기 쉽지만 김 수녀는 그것을 지극 정성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집이며 하느님 백성의 집인 성전에서 사용하는 용품은 그에 걸맞은 품격을 지녀야 함을 강조합니다.

 

김겸순 수녀가 제작한 성화와 전례 용품은 우리나라 여러 성당과 수도원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교구에는 돈암동성당, 동작동성당, 목3동성당, 목5동성당, 반포성당, 세종로성당, 청량리성당에 유리화와 전례 용품이 있습니다.

 

[2022년 7월 17일(다해) 연중 제16주일(농민 주일) 서울주보 4면,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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