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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전교 기획 (하) 거리 선교와 방문 선교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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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11-13 ㅣ No.223

전교 기획 (하) 거리 선교와 방문 선교 성공비결
 
상대방 배려하며 자연스럽게 천주교 알려
 
 
- 서울 공항동본당은 지속적 거리 선교로 주민들에게 공항동본당과 천주교를 알렸다. 신자들은 주민들이 천주교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지난 전교주일(10월 23일자) 특집 '내가 천주교에 입교한 이유' 취재 중 만난 한 신자는 "현관에 '천주교 교우의 집'이라는 스티커를 붙여놨는데도 아침저녁으로 문을 두드리며 '(개신)교회 다니라'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귀찮아서 나중에는 화를 냈다"고 말했다.
 
다른 신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시끄러운 확성기 소리와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구호가 먼저 떠오르는 일부 개신교인들의 거리 선교 방식과 강압적 방문 선교 방식에 대해 한결같이 거부감을 드러냈다.
 
많은 신자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거리 선교와 방문 선교를 '좋지 않은 선교 방법'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거리 선교와 방문 선교로 많은 이들을 성당으로 이끈 본당, 단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거리ㆍ방문 선교의 성공 비결은 입교를 강요하는 강압적 선교방식이 아닌 상대방을 배려하며 자연스럽게 천주교를 알리는 친화적 선교방식이었다.
 
 
거리 선교는 이렇게
 
서울대교구 공항동본당(주임 전경표 신부)은 2008년만 해도 복음화율(6.2%)이 교구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복음화율은 수년 째 정체된 상태였다. 그랬던 공항동본당이 올해 복음화율 8%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세례를 받은 새 신자 수는 500명(유아영세자 제외)이 넘는다.
 
비결은 적극적 거리 선교였다. 2008년 부임한 전경표 주임신부는 신자들에게 선교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설명했고, 2009년 3월부터 700명 입교를 목표로 선교운동을 시작했다.
 
전 신부와 보좌신부, 수녀는 신자들과 함께 거리선교에 나서며 선교를 두려워하는 신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줬다. 주말이 되면 사람 왕래가 많은 시장, 전철역, 주택가 골목, 학교 주변에는 어김없이 공항동본당 신자들이 나타났다. 거리 선교 열기가 한참 뜨거웠을 때는 동시에 20곳에서 선교에 나서기도 했다.
 
거리 선교를 나간 신자들은 사람들에게 "성당에 다니라"는 말부터 꺼낸 적은 없다. 늘 환하게 웃는 얼굴로 "안녕하세요! 공항동성당에서 나왔습니다"하고 인사하며 천주교 안내 소책자와 함께 본당 전화번호와 누리방 주소가 적혀있는 볼펜을 나눠줬다.
 
볼펜을 거부하거나 거리 선교를 하는 신자들을 불쾌하게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주민들은 "천주교도 거리 선교를 하냐?"면서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바라봤다. 가끔 시비를 걸어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신자들은 절대 말싸움을 하지 않고 언제나 친절하게 응대했다.
 
거리 선교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3년째 계속된 거리 선교 덕분에 이제는 동네에서 '공항동본당'과 '천주교'를 모르는 사람이 드물 정도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선교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던 신자들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다.
 
구역별로 실시한 거리 선교는 지난해 11월 선교단이 출범하면서 더욱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단원 18명이 활동하는 선교단은 매달 한 차례 거리 선교를 펼치며 주민들에게 천주교를 알리고 있다.
 
선교단장 김옥자(안나)씨는 "막연히 성당을 다니라고 말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천주교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서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얻으려 하지 말고 길게 내다보고 선교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주교에 좋은 이미지 갖도록
 
1990년 창단돼 현재 대구ㆍ서울ㆍ인천교구에서 활발하게 거리선교를 펼치는 한국천주교가두선교단(담당 이판석 신부)은 21년 동안 800만여 명에게 선교소책자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를 나눠주며 수많은 사람을 성당으로 이끌었다.
 
단원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차를 권하며 자연스럽게 다가간다. 선교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사람에게도 "좋은 하루 되세요"하고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는 간단한 연락처를 포함한 자기소개서를 써 달라고 부탁한다.
 
사람으로 붐비는 거리에서 활동을 하지만 확성기를 사용하거나 크게 소리를 지르지 않는다. 거리선교로 인해 천주교에 대한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늘 시민들을 배려한다.
 
20여 년 동안 가두선교단 활동을 한 서울본부 김영숙(아녜스) 총무는 "무턱대고 '예수님 믿으세요'하는 강압적 선교방식은 오히려 천주교에 대한 거부감만 커지게 할 수 있다"면서 "거리선교를 할 때 상대방이 나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며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원들은 연락처를 남긴 사람에게 지속적으로 전화를 해 집과 가까운 본당 예비신자 교리반을 안내하며 성당을 꼭 찾아달라고 당부한다. 혼자 성당 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 있으면 선교단원이 함께 예비신자 교리반에 참석하면서 세례를 받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 동천 성바오로본당은 이웃을 방문해 과일잼을 선물하며 자연스럽게 친교를 쌓아가는 '과일잼 선교'로 효과를 얻고 있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과일잼 선물과 함께한 방문 선교
 
수원교구 동천 성바오로본당 김형준 주임 신부와 신자들은 1년에 서너 차례 제철 과일로 직접 잼을 만들어 이웃에게 선물하는 '과일잼 선교'를 펼치고 있다. 주보나 천주교 안내책자만을 들고 하는 방문 선교는 선교를 하는 신자와 상대방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과일잼이라는 선물을 들고 가면서 부담은 한결 줄어들었다.
 
신자들은 자연스럽게 이웃과 거리를 좁혀갔고 성당도 알릴 수 있었다. 과일잼 선교는 새 신자뿐 아니라 수많은 냉담교우를 다시 성당으로 이끌며 선교와 냉담교우 회두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과일잼 선교를 시작한 2009년 이후 신자 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났고, 30%를 넘나들던 미사참례율도 40%에 육박하고 있다. 냉담교우 비율은 10% 이하로 떨어졌다.
 
[평화신문, 2011년 11월 6일, 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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