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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사목] 평화가 한반도와 함께: 평화를 향한 통일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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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8-13 ㅣ No.689

[정전 60주년 특집] 평화가 한반도와 함께 - 평화를 향한 통일사목

본당 · 교구 연계된 효율적 통일사목 시스템 필요


우리의 소원은 언제나 ‘통일’이다. 하지만 남북관계 변화에 따라 평화와 긴장이 공존하는 가운데 한반도 통일은 아직까지 요원한 상태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언제 다가올 지 모르는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소명이다.

변진흥 교수(가톨릭대)는 “통일도 사목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평신도에게 통일 영성을 이해시키기 위한 이정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본당과 함께하는 통일사목

통일사목의 시작은 본당이 돼야 한다. 한국교회 속성상 본당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사목활동은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담당 사제와 실무자들은 하나원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가정체험에 협조하는 본당을 찾기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 화해와 일치에 대한 본당의 의식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민족화해를 위한 기도와 미사 등 지금까지 활발하게 이뤄졌던 활동은 당연히 지속돼야 하며, 더불어 신자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하는 것이 교회의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본당 차원의 통일사목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변진흥 교수는 지난 6월 의정부교구 사제연수에서, 본당 내 민족 화해 관련 기구를 구성하고 사도직 단체 및 신심단체, 소공동체와 유기적인 연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 교수는 “궁극적으로 통일사목은 본당의 역량이 뒤따르지 못하면 사상누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일선 사목자의 적극적인 이해와 관심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또한 교구는 민족화해위원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그 활동이 본당 사목과 효율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교구와 본당에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지게 될 때, 통일사목은 일회성 사목에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인적자원의 확보

수원교구 복음화국이 2010년 실시한 ‘신자 통일관·북한 선교에 관한 의식조사’ 결과는 한국교회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잘 보여준다. ‘통일에 대비해 교회가 준비하고 노력해야 할 것’을 묻는 질문에 ‘북한 복음화 사업을 주도할 인력 양성’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3.8%에 달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양성기관을 갖추지 못한 것이 교회의 현실이다. 일찍부터 북한 선교사 양성기관을 운영해 온 개신교의 발 빠른 움직임과는 대조적이다.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센터가 이런 역할을 수행해야겠지만 아직 건축이 진행 중인 관계로 당장 선교사를 양성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이은형 신부는 “개신교의 한 종파는 벌써 300~400여 명의 선교사를 양성, 중국 등지로 파견했다고 밝혔다”며 “그들 선교사의 활동을 평가하기에 앞서 가톨릭교회도 선교사 양성기관을 통해 양질의 인적자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행히 긍정적인 것은 동일한 조사에서, 북한에 선교의 자유가 허용된다면 ‘자원봉사 차원에서 일정기간 선교활동을 하고 싶다’는 응답이 39.2%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모 일간지의 통일의식 조사에서 20대 젊은 세대가 통일을 비관적으로 전망한 결과와는 달리 이 질문에서는 20~30대의 젊은층 신자들의 관심도가 높았다.

북한이탈주민 역시 좋은 인적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교회는 북한 현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이 북한 복음화의 매개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각 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최근 북한이탈주민 지원에 힘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김종남 신부는 “현재 교회가 북한이탈주민에게 교리를 실시하고, 세례를 주는 것은 북한 복음화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신부는 또 “북한이탈주민 중 중국에서 세례를 받고 입국하는 이들도 상당수 있고, 일부는 북한으로 돌아가는 이들도 있다”면서 “연길교구를 포함한 길림교구와의 연계는 우리 교회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 군종교구 동해본당의 통일기원 성모의 밤 모습. 통일사목을 위해서는 본당 차원에서 시스템을 구축, 신자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평화교육 개발의 필요성

조광 교수(고려대 명예교수)는 2월의 민화위 포럼에서 “화해는 끊임없는 평화교육과 상호 대화 및 양보의 과정에서 도출된다”면서 평화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아픈 과거에 대해 참회와 속죄를 하고, 화해하기 위해서는 평화에 대한 인식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조 교수는 특히 평화교육은 남북한 주민 모두를 대상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교회의 민화위는 평화교육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 한다. 북한학을 전공한 성직자와 수도자 모임,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교리교안 연구자 모임 등을 마련한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또한 민족화해센터 완공 이후, 평화교육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은형 신부는 “평화를 주제로 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단순히 남북 간의 평화뿐 아니라 남남간의 평화, 세계평화, 자연과의 평화 등 광범위한 주제의 평화교육을 마련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평화교육을 위해서는 이에 관한 연구도 이뤄져야 한다고 한결같이 이야기한다. 통일사목을 준비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1988년 주교회의 북한선교위원회 산하 통일사목연구소가 창립됐지만 현재는 활동이 없는 상태다. 그나마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오는 9월 ‘수원가톨릭대학교 통일사목연구소’ 개소를 앞두고 있어, 통일사목의 연구 기반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수원가대 통일사목연구소는 북한 지원, 통일 준비, 북한이탈주민 지원 및 배려에 균형감을 갖고,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종남 신부는 “교회 내 통일사목의 전문화가 필요하다”며 “전문적이고 활동적인 사목자가 통일사목에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교구 간 네트워크를 통해 각자의 프로그램과 특강 등을 공유하며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2013년 7월 28일, 이지연 기자]


9월 8일 ‘수원가톨릭대 통일사목연구소’ 개소 김종남 신부

“통일사목 연구 토대 마련, 북한 복음화 밀알 되고파”


“곧 첫 발을 내딛을 ‘수원가톨릭대학교 통일사목연구소’가 북한의 복음화를 여는 밀알 하나가 됐으면 합니다.”

수원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종남 신부)는 오는 9월 8일 ‘수원가톨릭대학교 통일사목연구소’를 열고, 공식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교구 민족화해위원장 김종남 신부는 연구소가 균형 잡힌 통일사목의 방안을 찾는 기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교회 안에는 전문적인 북한 연구 기관이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연구소는 수원가톨릭대학교와 함께 학교의 교수진과 통일과 북한 관련 연구를 하는 일반 신자들, 북한 관련 사도직을 펼치는 수도자 등 교회 구성원이 모여 통일신학에 기초한 민족 통일, 화해, 일치의 개념을 고취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교구 설정 50주년에 발맞춰 운영을 시작하는 ‘수원가톨릭대학교 통일사목연구소’는 앞으로 ▲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통일 교리서’(가칭) 발간과 ▲ 일반 신자들에게 통일의식을 심기 위한 ‘통일사목 아카데미’의 상시 운영 및 본당 순회 교육 ▲ 신자·비신자 관계없이 가톨릭적인 사고 안에서 자유로이 북한·통일 관련 연구를 하는 ‘가톨릭북한연구학회’의 설립 ▲ 통일사목을 이해하고 사목에 옮길 수 있는 ‘사제 양성’ ▲ 북한 복음화 및 통일 후 북한 재건을 위한 역할 재조명 등에 힘쓸 계획이다. 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이미 지난 5월 ‘통일사목아카데미’를 시작,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많은 이들이 ‘통일’이라고 하면, 이데올로기적인 문제로만 접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통일사목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실질적인 문제임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가진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제들이 아무 준비 없이 사목현장에 나갔을 때 겪게 될 혼란과 범할 수 있는 오류를 해소할 수 있도록 신학교에서부터 북한·통일 관련 사목 지식을 접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자 합니다.”

김 신부는 앞으로 ‘수원가톨릭대학교 통일사목연구소’를 통해 싹을 틔운 통일사목과 북한 복음화를 위한 실천이 교회 안에서 더욱 확산됨으로써 꽃을 피우길 희망했다.

“교회 안에도 통일사목 연구를 위한 연구소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그 안에서 서로 긴밀하게 교류한다면 더욱 튼튼한 통일사목의 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신부님들과 신자들께서 자신들이 가진 사랑과 열정의 1~2%만이라도 북한 복음화와 새터민들의 정착 등을 위한 통일사목에 나눠준다는 생각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우리 민족이 통일을 한 단계 더 앞당길 수 있는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톨릭신문, 2013년 7월 28일, 이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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