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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냉담교우를 모셔오라 II - (8) 서울 장한평본당 가족 냉담자 회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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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10-14 ㅣ No.205

[냉담교우를 모셔오라 II] (8) 서울 장한평본당 '가족 냉담자 회두 프로젝트'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 우리집 냉담 자녀부터 회두

 

 

A본당 신자 김 마리아(53)씨는 주변에서 모두 인정하는 열성 신자다. 매일 미사참례는 물론 거리선교, 봉사활동 등 본당 일이라면 솔선수범한다. 얼마 전에는 신자들 추천으로 구역장도 맡았다. 이렇게 본당활동에 적극적인 그이지만 아들 얘기만 나오면 의기소침해진다. 대학생 아들 강 요한(24)씨가 냉담 중이기 때문이다.

 

복사까지 하며 주일학교를 열심히 다닌 아들이 고3 때 수능시험 준비를 이유로 미사를 빠진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수능이 끝나면 다시 성당에 나오겠다고 다짐했지만 1년간 냉담이 만든 마음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안타까운 마음에 주일미사를 참례하면 용돈을 주겠다고도 설득해 봤지만, 이제 머리가 컸다고 부모 말을 듣지 않네요. 가장 가까운 아들 마음도 움직이지 못하는 제가 남들에게 선교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처럼 열심한 신자와 냉담교우가 한 지붕 아래 사는 '이상한 동거'는 김씨 가정뿐만이 아니다. 상급학교 진학, 입시 준비를 이유로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기 쉬운 청소년ㆍ청년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낯설지 않은 현상이다.

 

이같은 현실에서 서울 장한평본당(주임 조대현 신부)이 최근 이색적 냉담교우 회두 프로젝트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를 시작했다. 냉담교우 회두 대상을 먼 곳이 아닌 가정에서 찾은 것이다.

 

프로젝트 이름은 100일 여정으로 진행되는 이 운동의 목표를 잘 드러낸다. 모든 이가 라자로가 병에 걸려 죽었다고 말했을 때 예수는 그가 잠들었을 뿐이라고 했다. 실제로 라자로는 "라자로야, 이리 나와라"(요한 11,43)는 예수 말씀에 다시 일어나 사람들 앞에서 걸어 다녔다. 이처럼 죽은 것이 아니라 잠시 잠들어 있는 냉담교우 믿음을 깨워 다시 성당으로 불러들이겠다는 것이다.

 

프로젝트 첫 걸음은 냉담교우 회두를 위한 교육으로 시작했다. 신자들은 효과적 회두를 위해 선교 전문가에게 냉담교우 마음을 여는 대화법과 접근 방법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이어 자신의 가정에 있는 냉담교우를 회두시킬 것을 다짐하며 봉헌 카드에 가정 내 냉담교우 이름을 적어 9월 18일 교중미사 때 봉헌했다. 봉헌 카드는 프로젝트 기간 내내 성당 벽에 걸린다. 냉담교우가 성당에 나올 때마다 카드에 출석 스티커를 붙여 신자들에게 회두 현황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본당의 모든 신자들은 미사 때마다 가족 내 냉담교우 회두를 간구하는 기도를 바친다. 10월에는 냉담교우들을 위해 매일 묵주기도 모임을 갖는다. 이와 함께 성당에 한 번 나온 냉담교우가 계속 성당을 찾을 수 있도록 가을 음악회, 추수감사제, 성지로 떠나는 가족 추억 여행 등 냉담교우들 흥미를 끄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여정 100일째를 맞는 성탄절에는 환영식을 열어 돌아온 '라자로들'을 맞이하고 축하할 예정이다.

 

신자들 반응은 뜨겁다. 가족 내 냉담교우가 없는 신자들은 주변 이웃을 데려오겠다고 봉헌 카드를 썼다. 현재 103가구 213명이 봉헌 카드에 이름을 올렸으며, 신청자는 계속 늘고 있다.

 

조대현 주임신부는 "가정 내 냉담 자녀 문제로 심적 부담을 갖고 있는 부모 고민을 공동체가 함께 나누고 기도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자녀들에게 첫 영성체 때 마음을 되살리고, 주일을 지키는 습관을 심어줘 진정한 의미의 성가정이 늘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평화신문, 2011년 10월 2일, 김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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