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50)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 전략 ①

‘비전 공유’ 청소년 사목 성장 첫걸음

한국교회 청소년·청년 사목의 통합된 비전 ‘복음화’는 진행형의 과정이다. 복음화를 향한 청소년 사목의 여정 안에 참여하는 구성원이 양성되고 파견됨으로써 또 다른 사람을, 다른 공동체를, 세상을 다시 그 여정에 초대함으로써 계속적으로 지속되고 확장되는 것, 이것이 교회의 존재 목적이자 사명인 복음화 과정의 본질이다.

이와 같은 청소년·청년 사목의 비전을 통합된 시선으로 정립하여 나아가고자 하는 현재 한국교회 상황에서는 청소년·청년 사목의 내용을 온전하게 채우는 열 가지 구성 요소(사목적 배려, 기도와 전례, 교리교육, 복음말씀 선포, 공동체 생활, 지도력 개발, 정의와 봉사, 옹호, 세계시민의식, 청소년·청년사목자 양성)를 이해하고 효과적인 방향으로 기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일차적으로는 이 청소년·청년 사목 비전에 대해 공유·확산시키는 전략이 선행돼야 한다고 본다. 일단 청소년·청년 사목자들이 먼저 통합된 비전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홍보 전략이 선행된 다음, 이것이 청소년 사목 관련 공동체 단위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청소년·청년 사목을 위한 일차적인 공동체란 본당의 청소년·청년 단체 및 그들을 동반하는 사목자들로 구성되며, 나아가 본당 공동체 전체를 일컫는다. 우선 본당 공동체가 청소년사목의 포괄적, 통합적인 비전을 이해하고 실천함으로써 청소년이 소속된 가정·학교 등과 상호작용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 본당 공동체 전체로의 확산은 현재 일반적으로 청소년 사목 공동체원으로 이해되고 있는 본당의 청소년·교리교사·청소년 담당 사제·수도자뿐만 아니라, 주임신부·청소년의 부모형제 등을 포함한 본당 내 모든 구성원(어린이·청소년층·청년층·중장년층·노인층)이 청소년 사목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본당 공동체 구성원 서로 간에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관계성을 바탕으로 각자의 삶을 진정으로 나눌 때 본당의 공동체 생활이 활성화될 수 있다. 이는 곧 공동체의 복음화 차원을 포함하는 청소년사목 비전이 실천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비전 공유 및 실천의 흐름은 그 공동체에 속한 구성원들을 통해 가정, 학교, 사회로 자연스럽게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와 같이 본당 공동체 중심으로 비전 공유 및 확산 전략을 실행해 나가려면, 사실 본당 내에서의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본당 공동체 조직을 살펴보면 젊은이들이 본당 공동체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소통할 구조가 마련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 계층과 본당 공동체가 분리되어 있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본당 내의 청소년·청년 단체나 위원회가 본당의 정식 조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고, 청소년 대표-교리교사 대표-청소년 담당 사제·수도자-본당 주임신부-본당 사목위원회 대표 간에 사목적 소통을 할 수 있는 연석회의와 같은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연석회의에서 각 대표가 갖는 권리는 동일해야 할 것이다. 본당 전 신자가 연대할 수 있는 모임, 본당 소공동체와 연계한 젊은이들의 모임 등을 활성화하는 것도 전략 방향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본당과 지구·대리구, 교구 및 전국에 걸쳐 청소년·청년 대표로 구성된 조직을 체계화하고 그들을 동반하는 사목자들의 조직도 함께 구성함으로써, 청소년·청년 사목의 통합된 비전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구조적 바탕을 갖추어야 하겠다. 이들 동반 사목자 조직의 구성원으로는 경력 교리교사들과 같은 평신도 사목 협력자들을 비롯하여 젊은이들의 부모와 같은 중장년층, 노인층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으리라 본다. 특히 청소년·청년들의 부모가 사목 동반자 그룹에 함께 하는 것은 본당 공동체의 활성화와 연결되는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겠다.

* 조재연 신부는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으로 있으며,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5년 3월 8일, 조재연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