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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한국교회 수도성소가 줄고 있다: 2014 교회 통계로 본 수도성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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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4-28 ㅣ No.518

한국교회 수도성소가 줄고 있다

2014 교회 통계로 본 수도성소



한국교회 수도성소가 감소하고 있다. 최근 주교회의가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4’에 따르면 수도자가 되려는 수련자가 10년 전인 2004년과 비교할 때 남녀 수도회를 통틀어 3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통계는 특히 남성수련자들에 비해 비교적 낮은 감소 추세를 보여온 여성수련자들까지도 2004년 대비 무려 190명이 줄어 34.5%의 감소율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남성수련자 또한 전년과 비교해 16.3%(16명) 감소한 8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의 남성수련자 수 가운데 가장 적은 인원이다.

한국교회 수도성소의 감소는 그동안 계속해서 지적돼온 문제지만 봉헌생활의 해를 지내고 있는 올해 더욱 의미하는 바가 크다. 2001년 주교회의가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서도 교구 설립 남자수도회의 경우 전년 대비 수도단체와 유기서원자의 증감률이 각각 -10%, -7.2%를 보였고, 수련자들은 -37.5%의 수치를 보여 성소 부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한국 천주교회 200주년(1984년)을 기점으로 수도자 증가현상이 가장 활발했던 1986년 이후 1990년대까지 수도자 증가율은 소폭이나마 성장세를 보였지만 그 이후로는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수도성소의 감소는 물질주의와 쾌락주의 등 세속화 문제, 수도회들의 성소계발 의식과 노력 부족, 수도자들이 신앙적 모범으로서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자기반성 등 다양한 측면으로 접근해볼 수 있다.

한국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초기양성분과 성소담당 김혜선 수녀는 “수도회에 들어온 숫자는 적은데, 고령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아 오래 전부터 고민은 하고 있다”며 “쇄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 수도자들은 앞으로 수도성소 지망자들이 증가하고 성소계발이 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수도자들의 정체성에 대한 자기반성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위한 수도회와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수도생활을 통해 수도회들이 고유 카리스마를 더욱 공고히 하고 성장시키는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성소?청년위원회 총무 김규상 신부는 “성소 감소의 결정적 이유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예수님을 바라볼 수 있는 모범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신앙 감각이 사라지지 않게끔 유지시켜주는 것이 성소계발이므로, 수도회 차원에서 기도모임과 교리공부, 피정, 봉사활동, 축제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말 현재 한국교회 수도자들은 남녀 모두 1만1734명으로 168개 수도회에서 수도생활을 하고 있다. 남자는 47개 수도회의 1574명, 여자는 121개 수도회 1만160명이다. [가톨릭신문, 2015년 4월 26일, 오혜민 기자]

 

 

[성소주일 기획] 수도성소 계발, 청년 신앙심 회복에 달렸다



한국교회 수도성소 감소율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 발표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4’에 따르면 수도자가 되려는 수련자가 10년 전과 비교해서 약 35% 정도 감소했다. 남성 수련자의 경우 2004년 128명이던 것이 지난해 82명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동안 여성 수련자는 551명에서 361명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급격하게 쇠락한 서양교회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초기양성분과 성소담당 김혜선 수녀(착한목자수녀회)는 “가톨릭교회 영성의 보배라 불리는 수도회가 현대사회에 설 자리를 잃고 있다”면서 “날카롭고 섬세한 식별 없이 예전의 방식을 고수한다면 유럽과 미국교회가 걸어갔던 길을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통계의 구체적인 수치를 살펴보면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교황청설립 남자 수도회 수련자는 전년 대비 23.4%가 줄어든 36명이고, 교황청설립 여자 수도회는 수련자 수가 2010년 237명, 2011년 205명 등 큰 폭으로 감소한 이후 지난해에는 227명까지 떨어졌다. 10년 전에 비해 무려 22.8%가 감소한 것이다.

교구설립 여자 수도회 역시 2004년부터 수련자 감소 현상을 보였다. 특히 2009년에는 26.7%, 2011년에는 25.4%나 줄었고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6.8%가 감소해 124명으로 집계됐다. 교구설립 남자 수도회의 수련자는 2011년 20명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34명으로 나타났다.

수도성소 감소 현상의 원인은 다양하다. 전문가들은 물질주의와 쾌락주의 등 세속적 가치가 수도회를 바라보는 그리스도교인들의 시선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여성의 경우, 사회진출과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도자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수도자들이 신앙적, 영성적 모범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수도회의 성소담당자는 “수도자들은 세상에 역행해서 살아야 하는데,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가난한 삶을 어려워하고 부유한 삶을 동경한다”면서 “작금의 성소 감소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도자들이 먼저 하느님이 바라고, 원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의 성장에 있어서 중대한 기로에 직면한 수도회들은 자체적으로 성소자 급감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많은 수도회들이 다채로운 청년 영성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한편, 성소자 제한 연령을 30대 중후반까지 연장시킨 곳도 있었다. 하지만 성소 계발에 있어서 핵심은 청년들의 신앙심 회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따라 남장협과 여장연은 올해 봉헌생활의 해를 보내면서 매달 셋째 주 금요일에 ‘갈릴래아 성시간’을 마련하고 청년들에게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오는 10월 9~11일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별처럼 빛나라’(필리 2,15)를 주제로 청년대회를 연다.

많은 수도회에서도 청년 영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예수회는 청년토크와 랑데부 피정으로 호응을 얻고 있으며, 착한목자수녀회는 개인적인 면담을 통해서 청년들의 신심을 회복시키고 있다. 또한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청년교리공부를 마련하고, 심화과정으로 매년 2차례의 피정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매년 1~2명의 청년들이 수도회 입회를 지원할 정도로 성소계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성소·청년위원회 총무 김규상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는 “성소 계발은 청년들의 신앙 감각을 회복시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면서 “청년들이 하느님을 체험하고 기도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톨릭신문, 2015년 4월 26일, 이지연 기자]

 

 

[성소주일 인터뷰]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신부

“하느님만으로 행복하기에 아무것도 아쉽지 않습니다”



“하느님만으로 행복하기에 / 활짝 열려 활짝 깨어 활짝 피어 / 온몸이 눈이, 귀가 된 봄꽃나무들 / 온몸이 눈이 되어 온몸이 귀가 되어 / 하느님을 보고 싶다 듣고 싶다 / 하느님만으로 만족하고 행복하기에 / 아무것도 아쉬울 것 없다 부족할 것 없다.”

성소주일, ‘성소’를 물으러 간 자리에서 이수철 신부(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는 ‘하느님만으로 행복하기에’라는 시를 꺼냈다. 4월 18일 아침을 맞으며 쓴 시다. ‘성소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대신한 셈이다.

그의 ‘성소’는 특별했다. 성경 한권 들고 입대해 매주 예배에 참석했던 개신교 신자, 8년간 초등학교 교편을 잡았던 그가 사제가 된 것이다. 천주교 신자였던 동료 교사들의 권유로 1980년 개종을 하고 세례를 받았다. 1981년 견진성사를 받았고, 82년 만 33세에 성 베네딕도수도회에 입회했다. 서강대와 대구가톨릭대에서 공부하고, 88년 요셉수도원으로 옮겨 지금까지 그는 한결같이 살았다.

“교직생활 중 가장 큰 목표는 ‘내가 맡은 반 아이들은 행복하게 해주자’였어요. 아이들 사랑에 목숨을 걸었지만, 진리에 대한 투신에 있어 목마름이 있더라고요. 전 그것이 성소라고 봅니다.”

아직까지 교사였던 이 신부를 잊지 못해 찾아오는 제자들이 있다. 얼마 전에는 제자들에게 8년간 교직생활을 하며 거의 매일 기록해왔던 일기 25권을 보여주기도 했다. 자신의 일기는 물론, 제자들의 글과 사진, 편지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지금 매일 강론을 쓰는 것처럼 그때는 매일 일기를 썼다. 마음이 흔들릴 때는 일기를 찾아 읽어본다. 일기를 읽으며 젊은 시절 열정을 상기하고, 수도원에 입회하던 초심과 자세를 회복하는 것이다.

그는 교사시절부터 수도생활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한다. 부모들이 촌지를 놓고 가면 진정 어린 편지와 함께 조용히 돌려드렸고, 그 모습을 아니꼽게 보는 동료와 선배들을 하느님 섬기듯 대하며 궂은일을 도맡아 했다.

“성소는 ‘은총’이지요. 낯설고 힘도 들었지만 수도원에 들어와 배수진을 치고 살다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하느님이 밀어붙이신 거죠. 성소는 하느님의 부르심이고, 끌리는 것이고, 좋아하는 것이에요. 성소의 신비입니다.”

수도자 성소의 감소에 대해서 그는 ‘욕심을 버리고 본분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자들도 사람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본분에 맞게 살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 수도원과 개인의 끊임없는 쇄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문명은 거부할 수 없지만 하느님은 그 가운데 절제와 분별을 알게 해주십니다. 숫자에 개의치 말고, 겸손히 받아들이면 하느님은 성소를 보내주신다고 믿어요. 성소는 ‘선물’입니다. 하느님께 맡기고 사는 것, 어려워도 그 길밖에 없어요.”

그는 2009년 회갑을, 2014년 사제서품 25주년 은경축을 맞았다. 남은 소원은 앞으로의 시간도 성소를 만난 기쁨을 잃지 않고, ‘하느님의 전사(戰士)’로 살다가 전사(戰死)하는 것이다. [가톨릭신문, 2015년 4월 26일, 오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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