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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냉담교우를 모셔오라 II - (10) 편안한 마음으로 고해성사를 볼 수 있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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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12-10 ㅣ No.227

[냉담교우를 모셔오라 II] - (10) 편안한 마음으로 고해성사를 볼 수 있게 해주세요


"면담식 고해성사로 마음의 평화 얻었어요"

 

 

"10여년 만에 성당에 갔는데 신부님과 몇 마디 나누다 나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쳐 한참을 울었어요. 그렇게 고해성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고해성사에 대한 부담으로 냉담의 길로 접어들었다가 이웃 교우들의 꾸준한 권유로 다시 성당을 찾은 강 아가타씨. 본당신부와 마주 앉아 신앙상담을 겸한 고해성사를 한 뒤 비로소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예전에는 고해성사를 하러 갔다가 마음의 상처만 입고 돌아오곤 했어요. 제가 처한 상황과 아픔을 털어놓고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었는데 죄만 고백하고 어떤 위로의 말도 듣지 못한 채 시간에 쫓기듯 고해소를 나오면 다시는 성사를 볼 마음이 들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면담식 고해성사를 한 덕분에 그간 응어리졌던 마음이 다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대림시기가 시작됐다. 지난 몇 달 동안 냉담교우 모시기 운동을 적극 펼친 본당들은 성탄 판공성사를 앞둔 이맘때가 그 결실을 거두는 시기다. 일반적으로 본당 차원의 냉담교우 모시기 마무리 단계에서 '냉담교우 화해의 날'을 정하고 교회를 다시 찾기로 결심한 냉담교우들을 초대해 참회예절과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과 화해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이때 오랫동안 공들인 냉담교우들이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과 진정한 화해를 이루도록 이끄는 것이 마지막 관건이다. 상당수 냉담교우들이 '고해성사 부담'을 냉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는 동시에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대교구 현황과 전망- 시노드를 위한 설문조사 보고서」(2007)를 보면, '신앙생활을 다시 하려고 할 때 교회가 무엇을 도와주면 좋겠는가'하는 질문에 '고해성사 부담 경감'(34.3%)이라고 응답한 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두 번째로 꼽은 것은 '면담 기회'였다. 현대인들은 물질적으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그다지 풍요롭지 못하다. 그만큼 정신적 갈증이 심하고, 지은 죄를 하느님께 용서받는 것은 물론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도움을 받기 원하는 수요가 많다.

 

서울 세검정본당 주임으로 사목할 당시 '쉬는 신자 0% 운동'을 펼쳐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는 김기화(성 마리아와 열두 사람 공동체 총원장) 신부는 신자들의 고해성사 부담을 덜어주려는 사목적 노력과 더불어 냉담교우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편안한 마음으로 고해성사를 볼 수 있도록 '면담식 고해성사'를 장려한다.

 

김 신부는 "사순ㆍ대림 때는 물론 연중 판공성사를 볼 수 있도록 본당 사목을 개선하고, 가능하다면 수도회 사제들 도움을 받아서라도 일주일 중 하루는 24시간 면담과 고해성사를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미사 직전 짧은 시간이 아닌 평상시 면담과 함께 편한 마음으로 성사를 드릴 수 있도록 별도의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신부는 "짧은 시간 내에 서둘러 '죄목'을 나열하고 사죄경을 외는 판공성사는 형식적 고해성사가 될 수밖에 없고, 참된 의미의 화해와 내적 치유가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심깊은 신자들도 하느님 은총을 체험할 수 없는 고해성사를 기피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올해 초 냉담교우 모시기 운동을 전개한 인천교구 연희동본당 임현택 신부는 하루 대부분을 사제집무실에서 냉담교우와 면담에 투자했다. 대부분 면담 도중 즉석에서 고해성사를 받고 냉담을 풀었다.

 

광주대교구 오치동본당(주임 허우영 신부) 역시 냉담교우만을 위한 면담식 고해성사로 120여 명을 회두시켰다. 고해성사는 외부사제를 동원하면서까지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본당은 지금도 매주 두 차례 냉담교우를 위한 면담식 고해성사를 마련하고 있다.

 

냉담교우 예방과 회두를 위해 어떤 식으로든 고해성사 부담을 덜어주는 사목적 노력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평화신문, 2011년 11월 27일, 서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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