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48)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의 구성요소 - 사목자 양성

지속가능한 청소년 · 청년 사목을 위하여

사목적 배려, 교리교육, 복음말씀 선포, 기도와 전례, 공동체 생활, 지도력 개발과 정의와 봉사, 옹호, 세계시민의식. 이 아홉 가지 구성 요소가 균형 있게 어우러질 때 우리 한국교회 청소년·청년 사목은 포괄적·통합적 시선 하에 복음화를 향해 효과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아홉 가지에 더하여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이 지속적, 전문적으로 발전해나가기 위해 반드시 기억하고 갖춰나가야 하는 또 하나의 구성 요소는 바로 ‘청소년·청년 사목자 양성’, 즉 이 사목을 위한 사람을 계속 키워내는 것이다.

젊은이들을 복음화의 주역으로 키워내는 청소년·청년 사목의 통합된 비전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이를 실현해 나갈 수 있는 인적 자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복음화란 소수의 사제나 교사가 어떤 이론이나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사목자 그리고 사목을 이해하는 협력 공동체가 함께 젊은이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가운데, 사목자와 그 공동체 스스로 자신들의 삶을 통해 복음을 증거하며 그것을 관계의 영향력 안에서 도제할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젊은이들을 양성하려면 먼저 그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어 줄 사목자 및 사목 협력자들이 제대로 양성되어야 하는데, 이는 현재 한국교회 청소년 사목에서 다소 약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를 청소년 사목의 열 번째 구성 요소로 명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서 ‘청소년·청년 사목자’란 우선적으로 사목책임자인 사제를 의미하며, 청소년 사목의 포괄적·통합적 접근에 따르면 이는 흔히 청소년·청년 사목을 담당하는 보좌 사제들 뿐만 아니라, 본당 전체를 젊은 교회로 변모시켜 나아가고자 하는 주임 사제들까지 모두 포함한다. 즉 이 ‘청소년·청년 사목자 양성’ 구성 요소의 실천을 위해서는 먼저, 신학교에서부터 청소년·청년 사목 양성이 이루어져야 하며, 또한 사목 일선에 있는 사제와 수도자들을 위한 청소년·청년 사목 분야 양성이 꾸준히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한국교회의 사목 구조 상 청소년·청년 사목을 지속적으로 전담하는 사제나 수도자가 나오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청소년 사목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청소년·청년 사목 전문가인 평신도들을 잘 키워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교회 안에서 평신도 청소년·청년 사목자의 고용을 안정화하고, 이들을 집중적으로 양성하는 것은 청소년·청년 사목의 통합된 비전을 지속하는 효율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특히 현재 교리교사 및 청년들은 청소년들의 가까운 또래이자 선배로서 효과적인 청소년·청년 사목 협력자가 될 수 있으므로, 이들을 전문적인 청소년 사목자로 양성하는 전략도 중요하다고 본다.

‘청소년·청년 사목자 양성’ 구성 요소의 효과적 실천을 위해서는 첫째, 먼저 핵심 리더를 양성해야 한다. 환경과 특성·관심사가 다른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단을 한 번에 양성하는 것보다, 양성에 대한 갈망이 있는 몇몇 정예 구성원들, 즉 ‘핵심그룹’을 도제 제도를 통해 집중 양성하고 다시 공동체에로 파견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열 두 제자를 뽑아 양성하고 세상에 파견함으로써 구원 사업을 확장·지속했던 예수 그리스도의 방법이자, 교회의 전통적인 양성 방법이기도 하다. 둘째, 핵심 리더 양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갖게 양성 과정을 기획·실행할 수 있는 조직 체계가 필요하다. 한국교회 전체를 위한 청소년·청년 사목양성 조직은 한두 본당이나 교구 차원에서 담당하기 어려우므로, 범교구적·전국적 차원의 전문 양성기관을 설립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조재연 신부는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으로 있으며,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5년 2월 15일, 조재연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