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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응급 피임약 부작용 - 의학적 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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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5-14 ㅣ No.1315

[긴급 진단-응급 피임약을 반대한다] (3) 응급 피임약 부작용 - 의학적 측면


구토 · 출혈에 뇌졸중 위험… 이런데도 낙태약 드시겠습니까

 

 

“무방비한 성교 후 또는 피임의 실패 후 가능한 한 빨리, 늦어도 120시간(5일) 이내에 이 약 1정을 복용한다. 복용 후 3시간 이내에 토했을 경우에는 즉시 이 약 1정을 다시 복용한다…. ”

 

응급 피임약 설명서에 나온 ‘용법ㆍ용량’ 중 일부다. 복용 후 3시간 이내에 토했을 경우 다시 한 알을 더 먹게 돼 있다. 그만큼 구토 부작용이 흔하다는 얘기다. 한 번에 한 알만 먹게 돼 있는 응급 피임약이 두 알씩 포장돼 있는 이유다. 

 

응급 피임약은 고농도 호르몬제다. 호르몬을 일시에 교란시켜 배란이나 수정, 착상을 억제한다. 일반적으로 3주 동안 먹어야 하는 경구 피임약보다 호르몬제 용량이 10배나 높다. 우리가 흔히 먹는 감기약을 생각해 보자. 대부분 병원에 가면 하루에 세 번 먹는 사흘 치 약을 처방받는다. 누구도 그 사흘 치 약을 한번에 먹지 않는다. 응급 피임약은 감기약으로 따지면 사흘 치 약을 한꺼번에 먹는 셈이다. 그만큼 몸엔 치명적이다.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한지, 몸에 얼마나 나쁜지 제대로 알면 절대로 먹을 수 없는 약이다.  

 

김찬주(아가타)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몸이 약한 여성들은 응급 피임약을 먹으면 이겨내지 못한다”면서 “구토, 복통, 두통, 출혈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응급 피임약 설명서에 나온 ‘흔한’ 이상 작용으로 두통, 현기증, 구역, 복통, 구토, 근육통, 유방 압통, 피로 등이 있다. 

 

김 교수는 “사람들이 편하다는 이유로 응급 피임약을 찾는데, 더 큰 문제는 응급 피임약을 한번 먹은 사람이 계속 먹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응급 피임약 자체 부작용도 문제지만 오ㆍ남용에 따른 부작용이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사례 1. 고등학생 A양은 남자친구랑 성관계할 때마다 불안하다. 남자친구가 콘돔을 끼지만, 그래도 임신하게 될까 걱정이다. 어느 날은 남자친구가 콘돔을 끼지 않고 밖에다 사정했다. A양은 다음 날 산부인과에 가서 응급 피임약을 처방 받아먹었다. 의사가 한 알만 먹으라고 했지만, 불안해서 아침에 한 알을 먹고 저녁에 또 한 알을 먹었다. 그날 밤 A양은 배가 아파 밤새워 뒤척였다. 며칠 뒤엔 생리처럼 피가 나왔다.

 

사례 2. 대학생 B양은 캠퍼스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속이 메슥거려 급히 화장실로 갔다. 토를 하고 좀 진정이 되자 B양은 챙겨 온 응급 피임약 나머지 한 알을 또 먹었다. 두 달 전에도 남자 친구와 성관계를 한 뒤 응급 피임약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이렇게 토했다. B양은 응급 피임약이 몸에 나쁜 것 같긴 한데, 임신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

 

국내 응급 피임약 시장은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응급 피임약을 판매하는 한 제약회사 조사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약 5년간 국내 응급 피임약 성장률은 일반 경구 피임약에 비해 1.5배나 높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응급 피임약 복용률(5.6%)이 일반 피임약 복용률(2%)에 비해 두 배나 높다. 응급 피임약은 전문 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반드시 의사 처방이 있어야만 구할 수 있는데도 누구나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 일반 피임약 복용률보다 훨씬 높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프로라이프 의사회 차희제(토마스)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응급 피임약이 일반 의약품으로 전환되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한 것 아니냐”고 했다. 

 

한때 갱년기 호르몬 치료제가 큰 인기를 끌었다. 갱년기 증상을 완화해줘 ‘젊음을 유지해 주는 약’으로 전 세계에서 수많은 여성이 호르몬제를 복용했다. 그러나 인위적 호르몬 조절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2002년 갱년기 호르몬제가 유방암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고 발표했다. 세계적 의학 학술지 란셋(Lancet)에 2015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르몬제를 복용 중인 여성의 난소암 발병 위험은 43%나 높았다. 

 

그런데 일반 경구피임약에 들어 있는 호르몬제 용량은 갱년기 호르몬 치료제의 3배 수준이다. 응급 피임약에 들어 있는 호르몬제 수치는 일반 피임약의 10배다. 부작용이 없을 수 없다.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피임약이 안전하다’는 게 거짓말과 같다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거나 흡연하는 여성에겐 더욱 위험하다. 뇌졸중 위험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김찬주 교수는 “실제로 2년 전 스물여섯 살 아가씨가 응급 피임약을 먹고 뇌졸중으로 사망한 사례가 있다”면서 “응급 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전환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나 반복적이고 장기적으로 복용한 경우 이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 제약회사조차 반복적, 장기 복용을 권하지 않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응급 피임약 관련 부작용이 잘 알려지지 않은 건, 응급 피임약을 먹는 이들이 복용 사실을 숨기기 때문이다. 응급 피임약 때문에 구토를 하고, 복통으로 응급실에 실려가도 응급 피임약을 먹었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청소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생명 교육을 하는 김혜정(베로니카) 한국 틴스타 교사는 “피임과 관련된 이야기를 아이들과 나누다 보면, 스스럼없이 피임약을 먹는 분위기”라면서 “피임약과 관련된 부작용을 아는 학생은 드물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응급 피임약에 대한 부작용은 물론 응급 피임약이 배아를 살해하는 낙태약임을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면서 “응급 피임약 복용을 쉽게 생각하는 분위기를 바꿔나가는 일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평화신문, 2016년 5월 8일, 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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