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종교철학ㅣ사상

신심서적 다시 읽기: 십자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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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3-08 ㅣ No.275

[신심서적 다시 읽기] 십자성호



십자성호는 ‘내 몸에 새기는 가장 짧은 구원의 손짓’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기도의 시작과 끝을 십자성호로 한다. 교회 안에서 십자성호 없이 시작되거나, 진행되거나, 완성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것은 교회의 많은 예절과 축복에서 사용되며, 미사 안에서도 여러 번 사용된다. 특히 이 십자성호는 아침에 일어나서, 그리고 밤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식사나 중대한 일을 하는 전후에, 위험이나 유혹이 있을 때 사용한다. 또한 미사와 강복 등 우리가 축복을 받게 될 때 긋게 된다. 신자라면 다 익히 알고 있는 일이긴 하지만 분명하게 알아두는 것이 신앙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1. 성호경이란?

한마디로 하느님과 사람을 이어주는 기도이다. 하느님과 사람이 이어진 상태를 다른 말로 ‘구원’이라고 한다. 구원은 ‘천상의 구원, 지상의 구원, 사람의 구원’으로 나눈다. ‘천상의 구원’은 하느님이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내려주시는 영원한 구원을 말한다. 이것은 오로지 하느님의 은총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사람의 힘으로는 얻을 수 없다. ‘지상의 구원’은 하느님의 사랑을 믿으며 자신이 천상구원을 받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 내면에 평온과 환희가 가득 차는 것을 말한다. 이는 예수님이 내려주시는 구원이자 우리가 신앙을 통해 얻는 구원이다. ‘사람의 구원’이란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익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세상의 욕구와 욕망을 채우는 것을 일컫는다. 예수님의 목적은 ‘사람의 구원’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아 주님의 권능을 믿도록 만드는 것, 즉 ‘천상의 구원’을 깨달아 하느님의 사랑을 믿게 함으로써 ‘지상의 구원’을 맛보게 하려는 것이다.


2. 성호경의 특징

첫째, 그리스도교의 교리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십자성호를 긋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과 하나가 된다.’는 것을 표현한다. 성호경은 보편적이고 본질적이며 완전한 기도이다. 둘째, 단순함에 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살아갈 희망을 되찾을 수 있는 기도이다. 어떤 일에 최선을 다한 다음 나머지는 천지의 창조주이신 위대한 분께 맡길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순간 십자성호를 긋는다. 화살기도는 “오소서! 성령님. 주님, 감사합니다. 주님,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주님, 도와주세요.” 등 괴로울 때나 두려울 때 특히 효과적이다. 셋째, 말뿐 아니라 몸을 사용하여 표현하는 기도이다.


3. 십자성호를 긋는 방법(상, 하, 좌, 우 순서로)

“성부와”를 읊으면서 오른손 손가락 끝으로 이마나 미간을 살짝 찍는다. “성자와”에 맞춰서 손가락 끝으로 배꼽이나 명치 언저리를 찍는다. “성령의”에서 왼쪽 어깨를 찍고 “이름으로”에 오른쪽 어깨를 찍는다. “아멘”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다.(오른쪽 엄지를 왼쪽 엄지 위로 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4. 이럴 때 십자성호를 긋자.

①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을 때(평생 기념할만한 특별한 날) ② 기도의 시작과 끝에 덧붙일 때(삼종기도 등) ③ 미사를 드릴 때(성호경으로 시작과 끝을 알림) ④ 성당에 들어갈 때와 나갈 때(성체조배 등) ⑤ 아침에 일어날 때와 잠자리에 들 때(하루의 시작과 끝에) ⑥ 식사할 때(생명을 주심에 감사하는 기도) ⑦ 차를 탈 때(시동-안전띠-십자성호-출발) ⑧ 일할 때(일이 있음에 감사와 끝까지 완수할 수 있기를) ⑨ 중요한 일을 앞두었을 때(사람의 능력을 초월한 은총의 도움을) ⑩ 감동했을 때(감동할 수 있음에 감사) ⑪ 마음을 다 잡았을 때(자신감을 위하여) ⑫ 병에 걸렸을 때(이길 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하여) ⑬ 죽고 싶을 만큼 우울할 때(치유력을 위해) ⑭ 죽음을 앞두었을 때(사람은 십자성호를 그을 때마다 죽고 부활한다)


5. 십자성호 · 성호경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성부와 - 사랑으로 자녀를 낳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하늘은 완전성, 영원성, 초월성을 나타낸다. 성자와 - 사랑으로 태어난 하느님의 자녀, 하느님의 자유의지와 영혼이라는 당신의 본성을 나누어 주실 정도로 사랑해서 만든 아주 특별한 자녀. 성령의 - 부모와 자녀를 잇는 사랑(성聖 - 하느님의 거룩한 성질, 령靈 -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이나 그 활동). 성호경 - 고통을 기쁨으로 바꾸는 이 기도는 역사를 초월하여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우리의 현실을 하나로 연결하며 참된 구원을 가져다준다. 천상의 구원은 하느님이 주시는 것, 지상의 구원은 신앙으로 얻는 것이다.

* 십자성호 : 세로로 긋는 선(은총의 선) -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선.

가로로 긋는 선(보편의 선) - 땅에 있는 모든 사물을 연결하는 선이다.

* 보편적인 현실인 가로축 속에서 주님의 사랑을 믿으며 자발적인 신앙의 힘으로 세로축인 은총의 선을 그을 때 하느님의 자녀가 자각하는 순간이자 하느님의 자녀가 된 ‘나’란 존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6. 십자성호 긋기를 생활화하자.

십자성호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신앙고백이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음을 상기하는 것이고, 천주교 신자임을 겉으로 드러내는 것이며 하느님의 사랑과 하나 됨을 나타낸다. 우리는 이 시대, 막막한 현실 속에서 구원을 갈망한다. 그러나 현세의 구원은 물질적, 상대적,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여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 못하므로 보다 영적이고 보편적인 구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성호경이 바로 그러하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어떤 경우에도 하느님의 사랑에 안겨 안심하게 되는 구원, 영원한 생명을 누리리란 희망으로 가득 찬 구원이다. 십자성호는 하느님께 사랑 받고 있으며 주님의 사랑을 통해 이미 영원히 구원받았다는 표지이다. 십자성호를 그을 때 매번 3년의 대사(大赦)가 있으며 성수를 찍어서 그을 때는 7년의 대사가 있게 된다. 성호경은 하느님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강력한 기도임을 명심하고 성호경 바치기를 생활화하자. - 하레사쿠 마시히데 지음|서은정 옮김|가톨릭출판사 펴냄

* 약력 : 월간 『문예사조』 신인상, 월간 『수필문학』 천료. 한국문인협회, 대구수필가협회, 대구가톨릭문인회원. 수필집으로 《내가 선 자리에서》, 《하얀 바다의 명상》, 《느끼며 살며》 등이 있다.

[월간빛, 2016년 3월호, 강찬중 바오로(대명성당,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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