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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 미국, 익명의 1천 달러 기증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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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408

美 익명의 1천 달러 기증 전통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모건타운에서는 익명의 기증자가 1천 달러를 자선냄비에 넣는 전통이 25년동안 이어져 오고 있다. 7일 USA 투데이지에 따르면 전쟁 평화 활황 불황의 역정을 거쳐온 지난 25년동안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남몰래 1천 달러를 구세군 자선 냄비에 넣는 사람이 나타나 작은 대학가 모건타운을 유명하게 만들고 있다. 구세군 냄비 시종식이 끝난 이맘때쯤 이 마을의 관심은 온통 "그 사람이 올해도 돈을 넣을까?"에 쏠려 있다. 그러나 어김없이 구세군 사령관실 전화벨이 울리고 은행에서 돈이 들어갔다는 연락이 오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익명의 기증이 시작된 것은 지난 72년. 구세군 사령관 윌리엄 크랩슨(28)은 12월12일 오후 퍼스트내셔널 뱅크 지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큰 돈을 기부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알려지기를 원치 않는다"는 설명과 함께 은행 앞 자선냄비로 가보라는 내용이었다. 크랩슨이 달려가 냄비 안을 뒤지자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도록 1달러로 꼭꼭 싼 1천 달러가 들어 있었다.

 

똑같은 전화가 매년 계속됐고 이 일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자선 정신이 확산됐다. 73년에는 가난한 소년이 산타에게 선물을 줘야 한다며 8센트를 마을 크리스마스파티에 보냈고 81년에는 다른 독지가가 1백 달러 지폐도 기증했다. 다음 해에는 일리노이의 한 자선냄비에서 1온스짜리 금화 5닢이 발견됐고 이는 시카고 지역에 새로운 크리스마스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익명의 기증자는 전화를 받고 보통보다 조금 일찍 나간 크랩슨에 의해 헤일 포스턴이라는 노변호사로 확인됐다. 운전면허도 없는 구식 법률가였던 그는 익명의 기증 이유를 끝내 밝히지 않은 채 83년 세상을 떴다. 그러나 그해 크리스마스에도 같은 전화가 걸려왔고 1천 달러가 같은 냄비에 들어 있었다. 마틴 피리베크 은행장이 대신 포스턴의 역할을 떠맡은 것이었다. 92년 그마저 세상을 떴으나 익명의 선행은 계속됐다. 다만 1천 달러 현금 대신 34년 발행된 5백 달러 지폐나 1881년 발행된 10달러 금화 등 1천 달러 가치가 있는 물건이 냄비 속에 들어 있었고 장소도 은행 앞 자선냄비 외의 여러 곳으로 분산됐을 뿐이다.

 

한때 제3의 기증자로 자처하는 인물이 나타났으나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USA투데이지는 밝혔다. 어쨌든 전통은 이어졌고 덕분에 지난해에만 10만 달러를 모은 모건타운의 구세군은 시린 겨울을 보내는 이웃들에게 더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있다.

 

[국민일보, 1998년 12월 7일, 김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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