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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방동성당 발달장애인 미사 개설 임박, 장애아 주일학교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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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1-05 ㅣ No.234

서울 대방동성당, 교회 첫 ‘발달장애인 미사’ 개설 임박… 장애인 사목 현황은

‘장애인 사목’에 관심 증가… 전담 사제 배정 등 적극 지원 필요



한국사회에는 장애인 250만 명과 그들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돼 줘야 하는 장애인 가족 1000만 명이 살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과 그 가족들의 삶의 무게는 스스로 짊어지기에는 너무나 무거운 것이 현실이고 당사자가 아니면 그 무게를 알기 어렵다. 사회 공동체 전체 특히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실천해야 하는 교회가 장애인 복지와 사목에 관심·배려를 기울여야만 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 최초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만을 위한 미사인 ‘대방동 솔봉이’ 개설이 준비 중인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를 계기로 장애인 사목 실태를 살펴봤다.


한국 천주교회 최초로 발달장애인(지적, 자폐성장애) 가족만을 위한 미사 봉헌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우리나라에는 발달장애인 20만 명과 그들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돌봐야 하는 가족 80만 명이 있지만 지금까지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미사는 봉헌된 적이 없었다.


발달장애인은 지체장애인과 달리 부모와 가족의 도움 없이는 의식주의 어떤 것도 혼자서 해결하지 못해 사회 공동체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지만, 교회 안팎의 배려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발달장애인 미사와 주일학교 교리공부, 부모 모임을 포괄하는 ‘대방동 솔봉이’(대표 최경혜)가 12월 28일 오후 3시 서울 대방동성당 2층 대회의실에서 대방동본당(주임 주수욱 신부) 주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발달장애인부모회(회장 최경혜) 주관으로 봉사자 첫 간담회를 열고 발달장애인 미사 준비와 첫 미사 봉헌 시기 등에 대해 논의한 것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현재 서울대교구 내에는 명동·가락동·오류동·명일동본당 등 모두 10여 개 본당에서 장애인 주일학교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장애인 주일학교만 운영될 뿐 일반 신자들과 통합 미사를 봉헌해야 하는 상황에서 발달장애인 부모들 중 일부는 “다른 사람들 눈치 안 보고 마음 편히 우리들끼리 미사 봉헌하는 것이 소원”이라는 탄식을 해 온 것이 현실이다. 더군다나 기존의 발달장애인 주일학교는 장애인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장애인을 성당에 데려와야 하는 부모들은 앉아 있을 마땅한 장소가 없어 곤란을 겪는 경우도 자주 발생했다.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장애인들도 일반 신자들과 어우러져 미사를 봉헌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발달장애인들은 일반 신자들과 사목자로부터 차가운 시선을 받는 경우가 많다. 발달장애인만을 위한 미사 개설이 장애인 부모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이유다.

최경혜(막달레나·서울 대림3동본당) 회장은 “이제까지 발달장애인 자녀들과 일반인 미사에 참례할 수밖에 없어 자녀들이 신자들로부터 정신병 환자 취급을 받거나 영성체를 거부 당하는 아픔을 겪어 왔다”며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교회의 편견에 부딪혀 신자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을 갖게 돼 온 가족이 냉담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어 “매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발달장애인 가족으로 사는 삶의 체험을 나누고 싶다고 본당들을 다니며 면담을 요청해도 거절하는 사제들이 있다”며 녹록지 않은 교회 현실을 전했다.

대방동 솔봉이 첫 간담회에는 주수욱 신부와 봉사자 21명이 참여해 봉사자회도 발족했다. 한국교회 최초의 발달장애인 미사 개설을 위한 의미있는 발걸음이다.

대방동 솔봉이는 대방동성당 소성당에서 매주 주일 오후 3시 발달장애인과 가족만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봉사자를 모집해 이날 첫 간담회를 가졌지만 발달장애인만을 위한 미사는 한국 천주교회에서 봉헌된 전례가 없어 2시간이 넘는 토론을 통해 봉사자를 교사팀과 봉사팀으로 나눈다는 기본적인 원칙을 먼저 정했다. 또한 팀별 대표자와 미사 준비 책임자, 연락 책임자, 교리 책임자, 간식 책임자 등을 정해 봉사자회 조직의 기틀을 잡았다. ‘대방동 솔봉이 기도문’은 주수욱 신부가 만들어 보급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방동 솔봉이 미사에 영등포-금천 제15지구 신자를 중심으로 발달장애인 15~20명 정도가 참례할 것으로 파악하고 미사가 정착될 때까지 연령과 장애 상태를 고려해 발달장애인 한 사람마다 봉사자 한 명을 배정, 모든 미사 시간 동안 돌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최소 20명 이상의 봉사자를 확보하기 위해 봉사자 추가 모집도 고려 중이다. 대방동 솔봉이 첫 미사 날짜는 1월 11일 열리는 봉사자 2차 간담회에서 다시 논의해 정할 예정이다.

대방동 솔봉이는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위해 ‘본당 안의 또 하나의 본당’으로 기능하게 된다. 주수욱 신부는 “대방동 솔봉이가 만들어진 것은 기적이고 하루 아침에 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만큼 한국교회 내에서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목적 배려가 미미했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말이다. 다른 지체장애인과 달리 발달장애인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부모와 가족의 돌봄이 필수적인데도 교회 내에는 이들을 위한 평생교육센터나 장애인 전담 신부가 아직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 회장은 “대방동 솔봉이 미사 개설을 계기로 교회에서 장애인 전담 신부를 배정하고 전국의 발달장애인 가족의 생애 주기별 영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며 “특히, 성인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겪는 고충에 대해 교회에서 하루만이라도 깊이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장애아 주일학교 현황

장애청소년에 대한 교회의 관심 증가로 장애아 주일학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교회 내 장애청소년을 돌보기에는 장애아주일학교가 턱없이 부족하다.

수원교구 오전동본당(주임 김동원 신부)은 지난 12월 장애아 주일학교 은하수반을 개설했다.

교구 청소년활성화본당으로 지정되면서 장애청소년을 위한 사목에도 나서기로 한 본당은 지난 8월부터 수원교구 장애아 주일학교연합회의 도움을 받아 다른 장애아 주일학교를 견학하고 교사연수를 받는 등 활발히 준비해왔다. 또 수원교구 비전동본당과 광주본당도 올 3월 장애아 주일학교를 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장애아 주일학교가 활발히 늘어나고 있는 수원교구는 현재 10곳의 장애아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교구도 2006년 연희동본당과 광장동본당, 2007년 창동본당에 연달아 장애아 주일학교를 설립하는 등 총 11개 본당에서 장애아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1995년 서울 명일동본당에서 처음으로 시작된 장애아 주일학교는 서울·수원·인천·의정부교구의 여러 본당과 대전교구 장애인사목부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장애아 주일학교는 장애청소년들이 적합한 교리교육을 받고 신앙·인성적으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혼자서는 배우고 익히기 어려운 장애청소년에게는 거의 유일한 신앙 배움터로 장애아주일학교의 증가는 이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전동본당 은하수반 교감 최지은(디냐)씨는 “장애아 주일학교를 통해 장애청소년들이 비장애청소년과 통합적으로 신앙생활을 해나갈 수 있게 됐다”면서 “장애·비장애 청소년들이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임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아 주일학교 수의 부족은 심각하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전국 장애인 등록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장애인은 약 250만 명이다. 국민의 5% 가량이 장애인인 것이다.

모든 본당이 장애아 주일학교를 운영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국 1668개 본당(2013년 통계 기준)의 2%에도 못 미치는 30여 곳만이 장애아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많은 장애아들이 개신교 등 타 종교시설을 찾거나 신앙생활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장애아 주일학교 신설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자들의 관심이라고 말한다. 사목자뿐 아니라 자모회, 사목위원과 본당신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 장애아 주일학교 설립이 어렵다는 것이다. 장애아 주일학교에는 특수교육에 관한 지식,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장애아교육을 위한 예산확보 등 인적·물적 투자가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수원교구 장애아 주일학교연합회 지도 박경민 신부는 “장애아 주일학교는 주임사제의 결단도 중요하지만 모든 신자들의 공감을 이끄는 것이 가장 어렵다”면서 “본당 신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톨릭신문, 2015년 1월 4일,
박지순 기자,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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