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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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바뀌어 가게 된다(믿음이 주는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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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1-13 ㅣ No.387

[레지오와 마음읽기]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바뀌어 가게 된다(믿음이 주는 변화)



토끼 인형이 진짜 토끼가 되는 과정을 그린 동화 ‘헝겊토끼’에는 다음과 같은 장면이 있다.

“‘진짜가 된다는 게 뭔가요?’

어느 날, 헝겊토끼가 물었습니다. 나나가 아직 방을 치우러 들어오지 않아 마침 빼빼마른 말과 놀이방 바닥에 나란히 누워 있었거든요.

‘몸 안에서 윙윙 소리를 내는 톱니랑 몸 밖으로 튀어나온 태엽을 가지게 된다는 뜻인가요?’

그러자 빼빼마른 말이 대답했습니다.

‘진짜라는 건 겉모습으로 결정되는 게 아니란다. 물론, 네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 어떤 꼬마가 아주 오랫동안 너를 사랑한다면 그렇게 될 수 있단다. 그러니까 너랑 그냥 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너를 진짜로 사랑하면 네가 진짜가 된다는 말이란다.’

‘아프지 않을까요?’

‘가끔은 그래. 하지만 진짜가 된다면 아픈 것쯤은 별일 아니지.’”

‘피그말리온’이라는 고대의 조각가이자 왕이 있었다. 평소 여성에 대하여 좋지 않은 관념을 지닌 그는, 자신이 직접 조각한 아주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인조각상을 진짜로 여기며 사랑하게 되어 상사병에 걸린다. 이 병으로 몸과 마음이 상한 피그말리온은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로마신화의 비너스)에게 그 조각상에 생명을 넣어 진짜가 되게 해달라고 간청하게 되고, 아프로디테는 그의 사랑에 감동하여 여인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


나에 대한 기대가 있다면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해

이렇게 무언가에 대한 사람의 믿음, 기대, 예측이 실제적으로 일어나는 경향을 심리학적용어로 ‘피그말리온 효과’라 한다. 즉 타인의 관심이나 기대로 인해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인데, 이를 심리학에서는 타인이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나는 그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결국 그렇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로 1968년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로버트 로젠탈(Robert Rosenthal)과 미국의 레노어 제이콥슨(Lenore Jacobson)이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 효과를 입증했다. 그들은 일단 전교생의 지능검사를 한 후, 검사결과와 상관없이 무작위로 한 반에서 20% 정도의 학생을 뽑아 그 학생들의 명단을 교사에게 주면서 ‘지적능력이나 학업성취의 향상 가능성이 높은 학생들’이라고 믿게 하였다.

8개월 후 지능검사를 다시 실시한 결과, 명단에 속한 학생들은 다른 학생들보다 평균점수뿐아니라 학교성적이 크게 향상되었다. 명단에 오른 학생들이 이렇게 변하게 된 것은 교사의 기대와 격려가 중요한 요인으로 밝혀졌다. 결국 이 연구는 교사가 학생에게 거는 기대가 실제로 학생의 성적향상에 효과를 미친다는 것을 입증하였다고 할 수 있다.

H자매는 유능한 언니 밑에서 비교당하며 심한 열등감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녀는 자신이 늘 무능력하다고 생각해 하나뿐인 자신의 아들은 그렇게 되지 않기 바라서 아이에게 자기능력 이상을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다그쳤다. 청소년기를 맞은 아들은 그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담배를 피우고 밤늦게 돌아다니며 무단결석을 하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일탈을 시작했다.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열등감이 아이를 궁지로 내몰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어려움을 알게 된 이웃 아주머니의 “아들의 문제는 우리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니 하느님께 맡겨보자”란 말에 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성당에 나오게 되고, 자연스레 레지오 단원이 되었다.

젊은 단원을 맞은 Pr.에서는 그녀에게 많은 기대를 했으며, 특히 Pr. 단장은 차기 간부감으로 눈여겨보았다. 단장의 각별한 관심을 느낀 그녀는 그 기대에 부합하고 싶었고, 이를 위해 기도도, 배당된 활동도 매우 성실히 이행하였다. 시간이 흐른 지금, 그녀는 Pr. 단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아이는 이제 착실한 대입수험생이 되어 있다.

그녀는 말한다. “저는 단장님의 기대가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그래서 정말 잘하고 싶었지요. 물론 어떨 땐 너무 과도한 기대를 하시는 게 아닌가 싶어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저도 제 능력을 한 번 시험해 보고도 싶어 노력했습니다. 제가 변하니 아이도 변하더군요.” 결국 그녀의 변화는 주위 사람들의 긍정적 기대에 그녀의 노력이 더해져 얻어진 열매였다.


단원들이나 타인들에 대한 기대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해

이렇게 남에 대한 우리들의 기대나 믿음이 변화를 가져온다면, 우리는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 지 한 번 돌아볼 일이다. 특히 매주 만나는 같은 Pr. 단원들을 과연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늘 기도 시간에 늦게 오는 단원이나 몸으로 하는 활동보다는 편한 활동을 찾아다니는 단원이 주회시간을 정확하게 지키게 되거나 활동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하게 되리라는 것을 기대하고 있는지, 묵주기도를 부담스러워 하고 교리상식조차 없어 보이는 신입단원이 시간이 지나면 유능한 레지오의 단원이 되리라는 것을 믿고 있는지, 혹은 단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이나 자신의 교회에 대한 열정만으로 레지오 간부직을 맡았지만 레지오의 기본적인 규율조차도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새 간부를 그대로 믿고 따르고 있는지….

우리 모두에게는 하느님이 주신 각기 다른 다양한 능력이 있고 그것이 하느님의 사업에 도움이 될 거라는 것을 믿으며 단원들이나 타인들에 대한 기대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정말로, 진실로 숙녀와 꽃 파는 소녀의 차이는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대접받느냐에 달렸죠” 라고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는 그의 극작품 ‘피그말리온’에서 말한다. 이처럼 문제는 그 단원이 아니라 어쩌면 그 단원을 대하는 우리들의 시선이나 태도에 있는 것은 아닐까?

레지오 단원들은 다음 내용을 명심해야 한다.

“성모님의 영혼 속에 깊이 깃든 레지오 단원은 성모님의 믿음, 겸손 그리고 티 없으신 성모 성심과 이 성심으로부터 나오는 성모님의 기도의 힘을 나누어 가지게 되어, 결국 모든 삶의 궁극 목표인 그리스도의 모습으로 바뀌어 가게 된다.”(교본 48~49)

참고도서
헝겊 토끼 ? 마저리 윌리엄스 지음
현실주의자의 심리학 산책 ? 요헨 마이, 다니엘 레티히 지음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5년 1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한국독서치료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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