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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신학 산책30: 성모 승천 - 하늘에 오르신 마리아? 올림을 받으신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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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0-14 ㅣ No.1476

신학 산책 (30) 성모 승천: 하늘에 오르신 마리아? 올림을 받으신 마리아?



광복절인 8월 15일은 우리나라가 1945년 일본으로부터 해방(광복)된 것을 기념하는 동시에 1948년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날이다. 한편으로 전 세계 가톨릭 교회는 이 날을 성모 마리아의 승천을 기념하는 성모승천대축일로 지낸다.

1950년, 교황 비오 12세께서는 교황령, 『지극히 자비하신 하느님(Munificentissimus Deus)』을 통해 “티 없이 깨끗하신 동정녀께서는 지상 생활의 여정을 마치시고, 육신과 영혼이 하늘의 영광으로 올림을 받으셨음”을 선포하셨다. 성모님의 승천을 믿을 교리로 선포하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성모님께서는 하늘로 올림을 받으신 것이라는 사실이다. 즉 예수님께서는 주님이시며 하느님이시기에 승천(昇天 : Ascension)하셨지만,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의 부르심에 힘입어 하늘로 올라가신(Assumption) 것’이다. 이를 구분하기 위해 한국천주교회에서는 예전에 성모 몽소승천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몽소(蒙召 : 입을(덮을) 몽, 부를 소)는 부르심을 입은 것을 의미한다.

성모님의 육신과 영혼의 승천에 관한 기록이 신약성서를 비롯한 초대 교회의 문헌에 직접 언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성모승천을 믿을 교리로 가르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교회는 이에 대해 성모님 자신의 권한과 능력 때문이라고 가르치지 않고, 성모님과 예수 그리스도와의 관계 안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거룩한 동정녀의 승천은 당신 아들의 부활에 특별히 참여한 것이며, 다른 그리스도인들의 부활을 앞당겨 실현한 것이다”(가톨릭교회교리서, 966항). 또한 성모님의 승천은 성모님께서 하늘에서도 우리를 위해 전구해주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성모님께서는 이 구원 임무를 그치지 않고 계속하시어 당신의 수많은 전구로 우리에게 영원한 구원의 은혜를 얻어 주신다”(교회헌장, 62항).

성모님의 승천은 단지 성모님 자신만의 영광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참된 신앙의 모범으로서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께서 ‘우리보다 앞서’ 예수님의 부활에 참여하여 그 영광을 받은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성모님의 승천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언젠가 그리스도와 완전히 일치하여 예수님의 천상영광에 참여하게 되리라는 희망의 표지인 것이다.

지금도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어머니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은총을 당신의 아드님께 전구해 주고 있다. 갖가지 어려움과 고통, 역경과 두려움이 우리를 찾아 올 때 성모님의 이름을 나지막이 불러 보자. 그분께서는 언제나 우리를 위한 전구자로서 우리에게 힘이 되어 주시고,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밝혀 주고 있다.

[2015년 10월 11일 연중 제28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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