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주일학교ㅣ청소년 주일학교 청소년 관련 통합자료실 입니다.

청소년을 둔 부모에게 - 젊은이의 광맥을 캐라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04-29 ㅣ No.111

청소년을 둔 부모에게 - 젊은이의 광맥을 캐라

 

 

폴 포츠라는 사람

 

요즈음 텔레비전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다. 이른바 스타 발굴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가장 유명한 예가 영국의 한 허름한 세일즈맨이, 스타 발굴 오디션을 통해서 오페라 가수이자 성악가로 재탄생한 사건이다.

 

그의 이름은 폴 포츠.

 

영국의 한 휴대전화 외판원이었던 폴포츠. 그에 대한 어떤 인터넷 매체의 소개를 들어보자.

 

“어눌한 말투, 누가 봐도 못생긴 외모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주변 친구들과 사람들의 놀림거리였다. 폴 포츠는 노래에 대한 꿈을 이루고자 오페라단을 수차례 찾았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그의 청년기는 아주 암울했다.

 

폴 포츠는 악성종양 발병과 교통사고로 병원 신세를 지며 빚더미에 앉았고 쇄골 골절로 다시는 자신의 꿈인 노래를 부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망적인 진단까지 받았다. 그러나 폴 포츠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고 자신의 꿈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

 

폴 포츠는 휴대전화 외판원으로 같이 일을 하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영국의 대표적인 스타 발굴 프로그램인 ‘브리튼즈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에 출연했다. 폴 포츠는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서 생뚱맞게 오페라 장르를 부르겠다고 했고 비아냥거림과 의아해 하는 태도를 보이던 사람들은 폴 포츠의 노래에 감동을 느끼게 되었다.

 

심사위원이었던 아만다는 ‘조금만 다듬으면 다이아몬드가 될 작은 석탄 조각 하나를 발견한 것 같다.’고 극찬을 했다.

 

폴 포츠는 그해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인을 감동시켰다.”

(http://cafe.daum.net/junggujumin에서 인용)

 

 

소질과 적성과 재능을 발휘하도록

 

폴 포츠는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도 다녀갔다. 엄연한 예술가로 오페라 가수로 성악가로 연미복을 입고 아름다운 목소리와 화려한 무대 매너로 청중을 사로잡으며 감동시켰다. 휴대전화 외판원으로 고단한 삶에 지쳐있던 그를 영감과 감동을 주는 성악예술가로 변모시킨 것은 무엇일까?

 

그 오디션 프로그램, 브리튼즈 갓 탤런트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폴 포츠 속에 잠자고 있던 재능이자, 묻혀있던 광맥이고, 억압되어 있던 소질을 한순간에 일깨우고 파헤치고 해방시킨 이벤트였다.

 

얼마 뒤에 똑같은 일이 또 벌어진다. 수전 보일, 47세가 되도록 연애도 결혼도 해보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시골 여인, 그녀가 이 브리튼즈 갓 탤런트 무대에 나와서 심사위원 전원의 동의를 받고, 평생을 꿈꿔온 가수로 재탄생한다.

 

이런 사례들을 통해서 우리가 배우는 것은 기성 세대의 젊은 세대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브리튼즈 갓 탤런트란 발굴 프로그램이 없었더라면, 폴 포츠와 수전 보일, 그들의 재능은 평범한 외판원으로, 시골 여인으로 빛을 보지 못한 채 영원히 묻혀버렸을 것이다. 그 재능 발굴 프로그램으로 그들의 찬란한 광맥이 드러나 보이게 된 것이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 학생을 가르치는 교육자들, 국가의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정치가들과 행정가들이 유념해야 할 가장 큰 사명과 책임이 바로 이것이다. 어린이와 젊은이들의 소질과 적성과 재능을 발견하고 개발하고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그런 일 말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게 해야

 

우리나라는 특히 청소년들의 소질과 적성과 잠재능력의 발견과 개발 그리고 발휘에 관심이 매우 낮은 나라다. 학부모도 그렇고, 교사들도 그렇고, 학생들 자신도 그렇다. 자기 자신의 고유한 소질, 적성, 잠재 능력과 재능에 대한 관심보다도 국어, 영어, 수학 등 입시 주요과목의 성적을 올리는 일에 올인한다. 그러니 온통 나라가 국 · 영 · 수에 미쳐있다.

 

학생들, 청소년들이 자기가 좋아하고,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고 미쳐야 하는데, 그냥 의무감으로, 다만 대학입시에 필요하다는 한 가지 이유로, 국 · 영 · 수에 미쳐있다. 그래서 학교공부에 재미와 흥미를 가지고 몰입하는 학생은 매우 적고, 그저 군대식 사역(使役)이 되어버렸다.

 

청소년을 키우는 학부모들이 명심할게 하나 있다. 이 젊은이들은 결국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게 될 것이다. 부모가 좋다고 하는 것을 억지로 하기보다는 자기가 좋아하고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하게 될 것이다. 설사 변호사가 되어도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로 전문성을 키우게 될 것이고, 의사가 되어도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의 유명한 의사가 될 것이다. 그래야 성공하고,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모의 일차적인 자녀양육상의 관심은 바로 자기 자녀 속의 소질과 적성과 잠재능력이라는 광맥을 발견하고, 개발하고,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의식주를 해결해 주는 일에 자족하지 말고, 학교공부 잘하도록 도와준 일로만 자부심을 느껴 기고만장할 게 아니다.

 

* 문용린 요한 보스코 - 서울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주교회의 자문위원. 2000년에 교육부장관을 지냈고 대통령직속 교육개혁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부모가 아이에게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유산”, “행복한 도덕학교” 등의 책을 냈다.

 

[경향잡지, 2011년 4월호, 문용린 요한 보스코]



2,653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