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ㅣ 봉헌생활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성 바오로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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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8-01 ㅣ No.692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성 바오로 수도회 (상)


매스미디어 통한 복음 전파 나서

 

 

- 성 바오로 수도회 창립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 성 바오로 수도회 제공.

 

 

‘사회 홍보 수단을 통한 복음화.’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James Alberione, 이하 알베리오네 신부)는 이 신념으로 1914년 8월 20일 이탈리아 알바에서 성 바오로 수도회를 창립했다. 현대 문명이 제공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가장 신속하고 가장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신념이었다.

 

이러한 신념은 그가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는 밤, 성체에서 특별한 빛을 받고 새로운 세기의 사람들과 주님을 위해 무엇인가 할 것을 결심하면서 나왔다. 당시 유럽 사회는 계몽주의 이후 이성 중심주의적인 자유주의가 종교와 신학의 진리를 상대화시키고 있었다. 알베리오네 신부는 이 흐름이 매스미디어와 결합해 교회에 큰 위협이 될 것을 감지했다.

 

예언자적 직관으로 대중들이 교회에서 멀어져 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알베리오네 신부는 교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리고 사회 홍보 수단을 통한 복음화를 결심했다. 악한 출판에는 건전한 출판, 악한 라디오에는 건전한 라디오, 악한 영화에는 건전한 영화, 악한 텔레비전에는 건전한 텔레비전으로 대항해야 한다는 신념이었다. 이와 함께 알베리오네 신부는 그 매체들이 악에 협조하거나 직접 악을 저지르지 않도록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함께 좋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이를 감시하도록 권고했다.

 

그렇게 사회 홍보 수단을 통한 복음화에 관한 정신은 「바오로가족 기도서」에 담긴 ‘사회 커뮤니케이션 사도직을 위하여’에 잘 드러나 있다.

 

“하느님, 당신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당신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지상에 보내시어 인류의 길 진리 생명이신 스승으로 세우셨으니, 사회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언제나 당신의 영광과 사람들의 선을 위하여 사용되게 하소서. 멀티미디어 사도직을 위한 성소를 일으켜 주시고, 교회가 이러한 수단을 통하여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기도와 활동과 희사로 공헌하고자 하는 좋은 뜻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소서. 아멘.”

 

새로운 매체들을 통한 복음 전파를 강조하고 당부한 알베리오네 신부는 1971년 11월 26일 눈을 감았다. 1884년 4월 4일 이탈리아 북부 지역 성 로렌조라는 마을에서 태어나 세상 끝까지 모든 이에게 하느님 말씀이 자유롭게 펼쳐지기를 희망한 그는 87년 삶을 마치고 하느님 품에 안겼다.

 

그의 유해는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성 바오로 수도회 총원 ‘사도의 모후 성당’ 지하 묘소에 안치됐다. 그는 2003년 4월 27일 시복됐으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그를 ‘인터넷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2년 7월 31일, 이소영 기자]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성 바오로 수도회 (중)


예수님과 성모님 향한 신심 강조

 

 

- 이탈리아 성 바오로 대성당 앞에 있는 성 바오로 상. 성 바오로 수도회 제공.

 

 

‘사도의 모후 눈길 아래 성 바오로의 정신으로 길·진리·생명이신 스승예수님의 복음을 온전히 살 것을 열망한다.’ 이 문장은 성 바오로 수도회의 신심을 드러낸다. 그 핵심은 세 가지로, ‘길·진리·생명이신 스승예수’, ‘사도들의 모후이신 마리아’, ‘성 바오로 사도’다.

 

먼저 성 바오로 수도회는 하느님과 일치하신 ‘스승예수’님을 따른다. 스승예수님은 길이요, 진리요, 생명으로, 예수님을 향한 신심은 수도회 삶의 근본이자 바탕이다. 수도회 창립자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는 예수님을 향한 신심은 수도 생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수도회 규범과 기도, 사도직 모두 예수님께 향해야 한다는 뜻이다.

스승예수님을 본받는 데에 있어 수도회는 ‘사도들의 모후이신 마리아’에 대한 신심을 당부한다. 알베리오네 신부는 성모님이 특별히 그리스도를 전하는 사도로, ‘사도들의 모후’로 알려지길 바랐다. 성모님께서는 일생을 통해 그리스도를 모셔 기르고, 배우고, 그리스도를 사람들에게 내어 주셨다. 당신 안에 그리스도를 온전히 모시고 사셨기에 성모님은 다른 사람에게 그리스도를 내어 주실 수 있었다. 그야말로 성모님께서는 진정한 사도, 사도들의 전형이었다.

 

무엇보다 수도회는 스승예수님을 본받기 위한 모범으로 ‘성 바오로 사도’를 제시한다. 알베리오네 신부는 ‘바오로가족’ 진정한 창립자는 성 바오로 사도라고 밝혔다. 이는 성 바오로 사도가 바오로가족을 택했고, 모든 바오로가족은 그를 영적 아버지, 스승, 모범, 창립자로 여김을 말한다. 그에 의해 태어난 바오로가족은 부양되고 성장하며 그로부터 정신을 이어받는다.

 

알베리오네 신부는 우리 안에 그리스도와 결합하는 온전한 변화가 일어나면 우리는 성부와 깊은 관계를 맺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베리오네 신부는 그리스도와 성부의 결합에 참여하면, 이것이 우리를 이웃과 결합하도록 이끈다고 밝혔다. 이웃을 찾아 그들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마음이 우리에게 우러난다는 것이다. 이렇게 그리스도와 일치, 사람들과 소통, 그들을 복음화함으로써 모든 바오로가족이 오늘날 살아 있는 성 바오로 사도가 되길 알베리오네 신부는 희망했다.

 

이 같은 신심은 성 바오로 수도회뿐 아니라 모든 바오로가족이 따른다. 바오로가족은 알베리오네 신부가 창립한 10개 단체로, 5개 수도회와 4개 재속회, 그리고 협력자회를 의미한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몫을 수행하되 긴밀한 협력 관계, 하나의 정신 안에서 교회에 봉사한다. 사도의 모후 수녀회를 제외하고 모두 한국에 진출해 있고, 성 바오로 수도회는 37개국, 전체 바오로가족은 약 50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 구성원을 모두 바오로인이라고 부른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2년 8월 14일, 이소영 기자]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성 바오로 수도회 (하)


다양한 매체 활용해 복음 전파

 

 

- 성 바오로 수도회가 도서 복음화 사도직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성 바오로 수도회 제공.

 

 

성 바오로 수도회 창립자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는 예수 그리스도를 살고, 사회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자 했다. 알베리오네 신부 정신을 이어받아 사는 성 바오로 수도회는 다양한 사도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1961년 한국에 진출한 수도회는 출판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성바오로출판사’라는 이름으로 설립 허가를 받아 1993년 ‘바오로딸’이 분리하기 전까지 성바오로딸수도회와 공동으로 여러 서적을 출간했다.

 

이후 수도회는 독자적인 형태로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고, 1991년에는 월간 만화 잡지 ‘내친구들’을 창간했다. 이를 통해 10여 년간 수도회는 어린이들의 신앙생활에 도움을 주었다. 2020년에는 ‘레벤북스’ 출판사를 설립했고, 이곳에서는 독자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주제로 책들을 발간하고 있다.

 

수도회는 신자들이 온라인으로 교류할 수 있는 토대도 만들었다. 1996년 ‘성바오로선교네트’를 설립하고 컴퓨터 통신으로 복음을 전파했다. 같은 해 ‘성바오로북클럽’을 통해 통신 판매 업무를 개시했고, 2004년에는 ‘성바오로인터넷서원’을 개설했다. 2013년에는 유튜브 채널 ‘성바오로수도회’를 만들어 어린이 복음 애니메이션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수도회는 다양한 매체의 발전, 출판 시장 위축 현실을 고려해 사회 홍보 수단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사도직 활동을 시도해 오고 있다. 1999년 문을 연 말씀학교를 통해서는 매스 미디어를 통한 사도직 안에서 성경 사도직이 더 다양한 방법으로 신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중단됐지만, 올해 9월 서울과 수원에서 말씀학교가 재개된다.

 

‘마음으로 책읽기’는 수도회 수사들이 진행하는 심리 영성 독서 모임, 집단 프로그램이다. 정규 모임 8회기와 2박3일 연수회 겸 피정, 후속 모임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참 자신을 찾고 타인을 이해하도록 함으로써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말씀으로 마음치유’는 정규 모임 10회기로 진행되며 성경 말씀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정화, 기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수도회는 서울 강남에 있는 ‘북카페 레벤’(Bookcafe LEBEN)을 통해 각종 프로그램도 매년 상·하반기 나누어 진행한다. 이곳에서는 붓펜 드로잉과 감정 수업, 마음으로 책읽기, 나를 만나는 그림책 여행 등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수도회는 서울 강북에 위치한 수도회 본원 ‘바오로센터’에서 복음화 관련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강좌 등을 마련해 제공할 계획이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22년 8월 21일, 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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