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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의 해: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가톨릭교회 교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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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9-29 ㅣ No.374

[커버스토리] 신앙의 재발견, ‘신앙의 해’ - ‘신앙의 해’,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가톨릭교회 교리서

가톨릭교회 교리서, 신앙에 실질적 도움되는 도구


-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1962년 10월 11일 교황 요한 23세에 의해 소집되어 총 4회기 동안 진행돼, 바오로 6세에 의해 1965년 12월 8일 폐막됐다. 교회 역사상 최대 규모로 열린 공의회로, 현대 가톨릭교회의 면모를 갖추게 한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신앙의 해’를 지내며 이를 통해 신앙 쇄신의 걸음을 시작하는 일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 및 가톨릭교회 교리서와 깊은 내적 관련성을 지니고 있다. ‘신앙의 해’가 지향하는 새로운 복음화의 과제는 이미 공의회 이후 끊임없이 요청돼 왔던 것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신앙의 해가 ‘공의회 이후의 시대적 요구와 결과’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의회의 가장 중요한 결실들 가운데 하나인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신앙의 해에 “신앙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도구”가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는 신앙의 해 동안 이 교리서에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신앙의 근본 내용을 재발견하고 연구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당부하고 있다.

보편교회는 10월 7일 제13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 개막 후, 공의회 개막 50주년 기념일인 11일에 신앙의 해를 개막한다. 이날은 또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92년 반포한 ‘가톨릭교회 교리서’ 반포 20주년 기념일이기도 하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신앙의 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신앙의 해를 선포하는 자의교서 ‘신앙의 문’(Porta Fidei) 제5항에서 신앙의 해와 공의회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개막 50주년에 맞추어 ‘신앙의 해’를 시작하는 것이 공의회의 가르침을 이해하도록 돕는 좋은 기회라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복자의 말대로, 공의회 교부들이 유산으로 남긴 문헌들은 “그 가치나 광채가 전혀 퇴색되지 않았습니다. 공의회 문헌들은 올바르게 읽혀져야 하며, 교회의 전통 안에서 교도권의 중요한 규범적 문헌들로 널리 알려지고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교황은 따라서 “우리가 올바른 해석학에 따라 읽고 이해한다면, 공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교회의 쇄신에 더욱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라며 신앙의 쇄신을 향한 첫걸음으로서 신앙의 해를 지내는 교회가 공의회의 가르침을 배우고 익혀야 할 긴급성을 강조하고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1962년 10월 11일 교황 요한 23세에 의해 소집되어 총 4회기 동안 진행돼, 바오로 6세에 의해 1965년 12월 8일 폐막됐다. 공의회는 현대 가톨릭교회의 면모를 갖추게 한 역사적인 사건이었지만, 그 성과와 결실은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며, 공의회 폐막 20년에 공의회 문헌 해설 총서를 저술한 H.V. 스트라렌이 말하듯 그 의의를 명료하게 파악할 수 있을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공의회는 애당초, 교황 요한 23세가 자주 사용한 용어대로, ‘아죠르나멘토’(aggiornamento), 즉 ‘교회의 현대화 운동’으로서, 현대 세계에의 적응이고 구원에의 가능성이 잠재돼 있는 현대에 복음을 전하는 태도이며, 그 때문에 필요한 교회의 쇄신이라고 할 수 있다. 신앙의 해가 요청하는 새로운 복음화 역시 신앙의 쇄신을 의미한다는 면에서 이미 새로운 복음화와 신앙의 해에 대한 요청은 공의회에서부터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공의회 문헌은 총 16권으로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보편교회 전체에 관련되는 4개의 헌장과 특정 주제 혹은 지역교회에 관련되는 9개 교령 및 3개 선언이 그것이다. 이 모든 문헌들은 그 지향과 서술 방식, 목표가 예전의 공의회들과는 달리 교회의 교리를 공격하거나 교회 일치를 저해하는 것들을 다루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들 16개 공의회 문헌들은 교리와 사목 전반, 그리고 개개의 사목 영역과 교회 구성원들의 삶과 사명에 대해, 교회 전통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현대 사회와 교회에 적합한 형태와 방법으로 ‘현대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은 ‘신앙의 해 사목권고’에서 신앙의 해가 ‘가톨릭교회 교리서’와 함께 공의회 문헌들을 깊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기간이 되길 바란다며, 이들 문헌들의 번역과 해설, 저렴한 보급판으로 출판, 전자 매체와 첨단 기술을 이용해 배포함으로써 모든 신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당부했다. 나아가 본당에서는 이들 문헌들이 교리교육, 강론, 성사 준비 자료로 적극 활용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앙의 해와 가톨릭교회 교리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결실에 바탕을 두고 나온 가장 중요한 문헌 중의 하나는 바로 ‘가톨릭교회 교리서’이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장 중요한 결실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30주년을 맞이하여 복자 요한 바오로 2세가 서명한 교황령 ‘신앙의 유산’에서 이렇게 말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 교리서는 …… 교회 생활 전체의 쇄신에 크게 이바지할 것입니다.…… 이 교리서가 신앙 교육을 위한 확고한 규범이며 교회의 친교를 위해 유효하고 권위 있는 도구임을 확인합니다.’(‘신앙의 문’ 11항)

‘신앙의 문’을 통해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신앙의 해 동안에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담긴,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신앙의 근본 내용을 재발견하고 연구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면서, 그것이 특히 “특히 우리의 문화적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그리스도인 교육과 관련된 이들에게 신앙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공의회의 결실일 뿐만 아니라, 공의회의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도록 도와주는 효과적인 도구라는 것이 교회의 가르침이다.

이 교리서는 1985년 소집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임시총회에서 하느님 백성을 위해 “모든 가톨릭 교리를 망라하고 지역 교리서의 확실한 준거가 되는 교리서”를 마련할 것을 건의한데 따른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 제안에 따라 교리서를 마련해 공의회 개막 30주년을 맞은 1992년 10월 11일 교황령 ‘신앙의 유산’으로 반포했다.

한국교회에서는 주교회의 교리교육위원회가 1993년부터 한국어판으로 번역, 1994년에 총 4권으로 나눠 발행했고, 2003년에 개정판 합본 초판을 간행했다. 이후 새로이 번역된 성경에 바탕을 두고 4편으로 나누어져 있는 내용을 하나로 통합한 개정판 제2판을 2008년에 발행했다.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펴낸 신앙의 해 공지에 의하면,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새것’과 ‘옛것’을 모두 담고” 있는데, 이는 “신앙은 언제나 동일한 것이며 또 언제나 새로운 빛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새로우면서도 본질적인 것을 모두 담아야 하는 이중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전체 내용을 “한편으로는 교리 교육의 전통적인 ‘옛’순서를 이어받아 ‘신경’, ‘전례’, ‘그리스도인의 삶’, ‘그리스도인의 기도’의 네 부분”으로 나누고 동시에 “우리 시대의 질문들에 답하고자 그 내용을 자주 새로운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이 교리서에서 교회가 이천년의 역사 동안 받아들이고 지키고 제공했던 가르침의 풍요로움이 흘러나옵니다. 성경에서 교부들에 이르기까지, 또 수세기에 걸쳐 나타난 신학자들과 성인들에 이르기까지, 이 교리서는 교회가 신앙에 관하여 성찰하고 교의를 발전시켜 온 수많은 방법들을 영원히 기억하도록 하여, 신자들에게 신앙생활에서 확신을 갖도록 해 줍니다.”(신앙의 해 사목권고 공지)

이에 따라 교회는 신앙의 해 기간 동안 ‘가톨릭교회 교리서’를 깊이 연구하기를 권고하고, 특히 사제직 지원자들이나, 수도자들의 각별한 관심을 촉구했다. 아울러 각국 주교회의는 공의회 문헌과 마찬가지로 ‘가톨릭교회 교리서’를 신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널리 배포하기를 요청했다.

특히 교황청은 각 교구 차원에서 ‘가톨릭교회 교리서의 날’을 마련하고 공의회 문헌과 이 교리서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각 교구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사목교서를 발표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더불어 본당과 개별 공동체, 단체 차원에서는 사제들이 이 교리서의 내용을 충실하게 반영해 본당의 각종 사목 계획들에 반영하고 강론 등에 적극 활용해주기를 당부했다.

[가톨릭신문, 2012년 9월 30일,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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