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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이야기67: 독일 고딕의 중심 - 쾰른 대성당(Cologne Cathed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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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2-01-16 ㅣ No.829

[성당 이야기] (67) 독일 고딕의 중심


쾰른 대성당(Kolner Dom, Cologne Cathedral)

 

 

영국은 로마네스크와 고딕 모두 프랑스의 완성된 양식을 수입하는 형태를 취했습니다. 반면 독일은 로마네스크 양식을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고유의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긴 시간 발전시켰습니다. 프랑스에서 고딕 양식이 시작되었을 때도 독일은 국제적 흐름보다는 로마네스크의 완성에 집중하였습니다. 그 결과, 로마네스크 시대에는 프랑스의 제3 클뤼니 수도원 성당과 견줄 정도의 제2 슈파이어 대성당을 건립했던 독일이 고딕 시대에 와서는 한참을 뒤지게 되었습니다.

 

독일에 고딕 양식의 성당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3세기 들어 로마네스크 성당의 증개축에 고딕 요소가 첨가되면서입니다. 이후 13세기 중반 프랑스와 인접한 서부에서 프랑스 고딕을 모방하면서 본격적인 독일 고딕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성당이 쾰른 주교좌성당입니다. 원래 쾰른은 독일 로마네스크의 전통이 깊은 지역이었는데, 독일의 지역주의와 프랑스의 보편주의 사이에 머물다 신성로마제국의 쇠퇴로 국제적인 흐름을 거부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정치와 종교의 중심으로서 주변 성당들보다는 규모 면에서 우월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었는데, 그런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은 이미 대형화를 완성한 프랑스의 고딕뿐이었습니다.

 

쾰른 대성당이 들어선 자리는 4세기와 9세기에 각각 성당이 건축된 자리였습니다. 이후 밀라노에 있던 동방박사의 성유골함이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순례객들이 늘어났고, 1248년 성당의 신축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쾰른이 모델로 삼은 것은 당시 가장 높은, 43미터의 천장고를 가진 아미앵 대성당(→성당이야기 56회)이었습니다. 아미앵은 랭스 대성당(→성당이야기 55회)이 고딕 양식을 완성한 이후 랭스보다 더 높게 지은 최첨단의 성당이었습니다. 결국 쾰른은 아미앵을 능가하는 46미터의 천장고로 건축되었는데, 쾰른이 아미앵보다 100년 늦게 지어진 것을 감안하면 수치로만 뛰어남을 말할 바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쾰른이 아미앵으로부터 고딕을 배우면서도 아미앵이 풀지 못한 고딕 구조의 문제를 해결한 성당이라는 평가가 적절해 보입니다. 평면을 보면 라틴 크로스의 형태로 아미앵이 3랑식인데 비해, 쾰른은 5랑식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또한 아미앵의 대응 기둥이 천장 리브에서 아케이드의 주두까지만 내려온 것에 비해, 쾰른은 바닥까지 대응 기둥이 끊기지 않고 내려옵니다. 또한 쾰른 대성당은 후기 고딕인 레요낭 양식의 생트 샤펠(→성당이야기 59회)에서 스테인드글라스를 받아들였습니다. 왕실 성당인 생트샤펠은 당시 고딕의 최신 유행을 주도하고 있었습니다. 쾰른은 아미앵의 최첨단 구조뿐만 아니라 생트샤펠이 보여준 최신 유행의 장식도 수용하여 독일 최고의 고딕 성당이라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이후 공사의 중단과 재개가 반복된 쾰른 대성당은 1560년에 준공을 했으나, 지금의 성당은 그로부터 다시 300년이 흐른 19세기 후반에 완성된 것입니다.

 

[2022년 1월 16일 연중 제2주일 의정부주보 7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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