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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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의 해: 사도 베드로와 사도 요한의 신앙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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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10-02 ㅣ No.377

[특집 신앙의 해] 사도 베드로와 사도 요한의 신앙 고백


베드로의 신앙 고백

베드로는 제자들의 수장으로서 자신을 강하고, 중요하며, 모든 이에게 유익한 존재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그가 고집이 세고, 완고하며, 거만한 존재일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베드로는 오래지 않아 이러한 자신의 단점을 깨달았고, 곧바로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였습니다.

베드로가 말하였다. “주님, 주님이시거든 저더러 물 위를 걸어오라고 명령하십시오.” 베드로가 배에서 내려 물 위를 걸어 예수님께 갔다. 그러나 거센 바람을 보고서는 그만 두려워졌다. 그래서 물에 빠져들기 시작하자, “주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하고 소리를 질렀다.(마태 14,28-30).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베드로는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합니다. 이는 베드로가 점차 주님에 대한 신비를 깨닫고, 그분과 함께 우리 여정의 의미를 알아간다는 뜻입니다.

시몬 베드로가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마태 16,16)

하지만 베드로는 주님께서 수난의 길을 걸으실 때, 세 번이나 주님을 배반했습니다. 베드로는 주님을 믿기는 했지만 확신이 부족했습니다. 그는 두려움에 떠는 미약한 사람이었습니다. 겉으로는 확신에 차 있었지만, 공포와 걱정이 그를 휘감았습니다. 그러나 주님을 통해서 베드로는 정화되고 단련되어 완성에 이릅니다. 베드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몰랐지만, 항상 주님과 함께 존재하면서 스스로를 정의해 나갔습니다.

제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되돌아가고 더 이상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않았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에게, “너희도 떠나고 싶으냐” 하고 물으셨다.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대답하였다.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요한 6,67-68 참조)

신앙의 위기는 우리 스스로가 하느님께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 찾아옵니다. 하지만 우유부단한 베드로를 잡아준 것은 바로 그의 뿌리를 찾은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신앙의 선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둡고 혼란한 상태에 있는 우리를 밝혀 주시기 위해 우리에게 내려오셨습니다.


요한의 신앙 고백

요한 복음서는 각 장마다 주제 단어를 중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요한 공동체의 신앙 고백을 묘사합니다. 제1장은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고백으로 시작합니다. “한처음에 말씀(로고스)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요한 1,1) 신약 성경에서 ‘로고스’라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은 요한뿐입니다. 희랍인들에게 로고스는 절대자와 인간을 잇는 일종의 매개체로서,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존재로 통해 왔습니다. 그렇기에 요한이 사용한 로고스라는 말은, 그들의 사고방식에 맞게 예수님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좋은 도구였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이 세상 창조에 함께 하셨다는 고백이 이어집니다.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요한 1,3)

제2장은 카나의 혼인 잔치 이야기를 전합니다.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통해 보여주신 기적은, 요한이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미리 고백한 것입니다. “과방장은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고 그것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지 못하였지만, 물을 퍼 간 일꾼들은 알고 있었다.”(요한 2,9) 이 물은 4장에서 다시 등장합니다. 사마리아 여인이 바란 것은 자신을 목마르지 않게 해줄 이 세상의 물이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는 물을 주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에 사마리아 여인은 예수님을 메시아로 알아보고 복음 전파에 전력합니다. “이 물을 마시는 자는 누구나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4,13-14)

5장에서는 벳자타 못 가에서 병자를 고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전합니다. 그곳은 물이 출렁거린 다음 맨 먼저 못에 먼저 내려가는 사람이 기적의 은사를 받는다는 곳이었습니다. 그렇지만 38년 동안이나 누워 앓던 사람은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해 못 가에 내려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못의 물을 이용하지 않으시고, 당신의 능력으로 그 환자를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이것은 이 세상의 물과 단절된 그리스도의 권능, 아버지 하느님의 권능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미리 보여준 사건에 대한 요한의 고백입니다. 이 사건은 다시 라자로의 부활에서 절정을 이룹니다(11장).

6장에서 생명의 빵에 대한 담화문이 등장합니다. 요한 공동체는 빵은 모든 인간의 생명을 담보하는 것이지만, 세상의 것이라고 여깁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요한 6,35)라는 고백은 요한 복음서의 핵심적 내용입니다. 주님의 몸인 생명의 빵, 이를 먹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라는 고백, 요한은 성체성사가 하느님 나라의 선물이고 선취라는 신앙을 명백히 고백합니다.

8장은 죄의 용서에 대해 고백합니다. 자비하신 아버지께서는 교회에 죄 용서의 권한을 맡기셨습니다. 간음하다 잡힌 여인을 극적으로 용서하신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모든 죄를 짊어지십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8,7)

요한은 인간의 생명과 관련된 사물 즉, 물과 빵을 영원한 생명과 연관지어 해석하고 그것을 통해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이끕니다. 그리고 죄의 용서와 라자로 부활 사건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있을 십자가의 죽음으로 주님께서 이루실 구원 사업을 고백합니다.

[소공동체모임길잡이, 2012년 10월호, 사목국 선교전례사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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