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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24: 세계청년대회의 의의와 효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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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6-12 ㅣ No.206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24) 세계청년대회의 의의와 효과 ②


단순 행사 아닌 ‘통합적 신앙 교육장’



WYD는 단순한 축제 행사라기보다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매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공연과 문화 체험, 전 세계에서 모여든 사람들과의 대화와 교류를 통해 그리스도의 복음과 교회의 가르침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통합적 신앙 교육의 장’이요, 젊은이들이 가톨릭교회의 일치된 모습과 그 안에 현존하시는 성령을 매우 강렬하게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다. 또한 WYD는 젊은 사람들에게만 의미 있는 행사가 아니라 보편 교회 전체의 신앙 쇄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회이며, 더 나아가 전 세계의 관심을 가톨릭교회와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초대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복음화 기회이기도 하다.

따라서 여러 지역 교회는 WYD 행사 참가 그 자체뿐만 아니라, WYD 참가를 준비하는 과정 또한 젊은이들을 양성하는 기회, 그리고 젊은이들에 대한 교회 전체의 지지와 후원을 독려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매해 ‘세계 청소년의 날’에 지역 교회 내 모임이나 축제 행사를 가지면서 젊은이들에게 교황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들의 신앙과 교회 사명에 동참하고자 하는 의지를 북돋우는 것은 WYD를 위한 자연스러운 준비 과정이자 효과적인 청소년·청년 양성 방법 중 하나로 손꼽힌다. WYD에 참가하기를 원하는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열고, 그 기회를 활용해 교구 혹은 전국 차원의 젊은이 피정 및 신앙 교육을 시행하는 것도 많은 지역 교회에서 지속하고 있는 방법 중 하나다. 본당이나 교구 차원의 조직적 후원 캠페인을 벌여 WYD에 참가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을 적극 후원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캠페인에 동참하는 성인 신자들은 WYD 행사와 젊은이들에게 보다 더 큰 관심을 갖게 되며 이로써 공동체 내 나눔의 정신이 강화되고 세대 간 교류도 원활해지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와 더불어, 이미 1984년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전 세계의 교구와 본당을 순회하도록 젊은이들에게 맡긴 바 있는 ‘WYD 십자가’와 함께 순례의 길을 걷는 것 또한 WYD를 위한 영적 준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수천 명의 젊은이들이 이 십자가를 직접 지고 다함께 길을 걸으며 기도하는 모습은, 요한바오로 2세가 이 십자가에 대해 표현한 바대로 ‘하느님 사랑의 표징이자,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이 세상에 구원이 왔다는 것을 명확히 드러내는 상징’으로 드러난다.

WYD가 일회적인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인 변화와 신앙 쇄신을 불러일으키는 ‘여정’에 가깝다는 것은 이와 같은 준비 과정의 영향력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WYD 행사 이후의 궤적에서 더욱 뚜렷이 드러난다. 특히 요한 바오로 2세가 신앙의 ‘혁명(revolution)’이라고까지 표현했던 1993년 미국 덴버 WYD, 역대 최고 인원(500만 명)이 모여들었던 1995년 필리핀 마닐라 WYD는 이후 미국과 필리핀 청소년·청년 사목의 놀라운 발전을 가능하게 한 시작점이었다.

물론 WYD를 개최했던 모든 국가들이 WYD를 통해 청소년·청년 사목의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미국과 필리핀 교회의 경우 WYD 행사 이후 과정에서, 성령을 통해 이루어진 그 신비하고도 강력한 체험의 힘을 간과하지 않고 이를 청소년·청년 사목의 토대 마련으로 연결시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필리핀 교회는 WYD 행사를 위해 탄탄하게 구축해놓은 전국적 연대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청소년·청년 사목에 대한 전국적 논의 혹은 설문조사를 위한 채널로 이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전국에 걸친 소통이 원활해진 만큼 국가 차원에서의 청소년·청년 사목 연구도 더욱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었고, 이는 1997년 미국청소년사목지침 개정판 ‘비전을 새롭게’, 그리고 같은 해 필리핀 전국 청소년 사목 계획의 발표와 2004년 필리핀청소년사목지침 ‘카-락바이’를 발간하는 데 중요한 밑바탕이 됐다.

WYD의 기획 및 실행 과정을 겪어낸 주최 교구의 사목 담당자들은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가운데 더욱 시선이 넓어질 수 있었고, WYD에서의 감동적인 체험을 계속 재생하면서 청소년·청년 사목을 위한 헌신을 이어갈 수 있었다. WYD 행사 준비를 위해 조직됐던 청소년·청년 봉사자 그룹 또한 WYD 이후에도 해체되지 않고, 그들을 위해 마련된 양성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으며 이는 젊은이들을 체계적으로 양성해내는 청소년·청년 사목의 조직 구축으로 이어졌다. 즉 미국과 필리핀 청소년·청년 사목의 발전을 견인해 온 핵심 요소들 전반에 있어 WYD 행사 이후의 적절한 사목적 조치가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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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신부는 서울대교구 무악재본당 주임으로 사목하고 있으며,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6월 8일, 조
재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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