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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23: 세계청년대회의 의의와 효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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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6-06 ㅣ No.204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23) 세계청년대회의 의의와 효과 ①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교회’ 확인 시켜



성 요한바오로 2세 교황을 통해 시작된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이하 WYD)’는 차수를 거듭하면서, 2~3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가톨릭 젊은이들의 국제적인 신앙 축제로 자리 잡아 나갔다. 대륙별로 돌아가며, 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배령되는 WYD는 2014년 현재까지 이탈리아 로마(바티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폴란드 쳉스토호바, 미국 덴버, 필리핀 마닐라, 프랑스 파리, 캐나다 토론토, 독일 쾰른, 호주 시드니, 스페인 마드리드,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로가 주최 교구를 거쳤으며, 2016년 폴란드 크라쿠프 교구가 그 뒤를 이을 준비를 하고 있다.

WYD 행사는 크게 4~5일 정도의 ‘교구 대회’와 5~6일 간의 ‘본 대회’로 구성된다. 교구 대회 기간 동안 전 세계에서 모여든 젊은이들은 주최 교구가 속한 국가 내의 여러 교구로 흩어져 홈스테이를 하며, 그 국가의 가톨릭 신앙과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교류할 수 있다. 젊은이들과 함께 온 주교들 혹은 홈스테이 교구의 주교들은 이 기간 동안 같은 교구 안에 모인 젊은이들과 친근하게 만나 대화를 나누며 WYD의 주제말씀에 대한 강론을 하고, 교리교육을 통해 가톨릭교회의 신앙을 전수하는 기회도 갖게 된다.

본 대회 기간 동안에도 오전 시간에는 젊은이들과 주교들의 만남을 통한 복음 나눔 및 교리교육이 계속 이어지고, 오후 및 저녁 시간대에는 주최 교구 및 여러 참여 국가들이 준비한 가톨릭 문화 공연, 혹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여러 수도회가 준비한 전시 등을 통해 풍요로운 나눔이 이루어진다. 각 대륙별로 함께 모여 지역별 과제에 대해 고민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 또한 본 대회 중에 마련된다. 참가자 전체에게 열려 있는 십자가의 길이나 화해의 성사 등을 통해 참가자들은 대규모 공동 기도 및 전례를 체험할 수 있으며, 본 대회 막바지에 교황과 함께 하는 밤샘기도 및 파견미사를 통해 그 체험은 절정에 다다른다.

실제로 WYD에 참여했던 많은 사람들이 증언하고 있듯이, 작게는 30~40만 명에서부터 많게는 500만 명이 한 자리에 모여 환호하며 가톨릭교회의 수장인 교황을 맞이하고, 다함께 찬양과 기도의 밤을 보내며,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의 미사 전례에 함께 참여하는 WYD의 순간들은 이 대회에 참가하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쉽게 잊을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안겨 주게 된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다양한 국가와 민족, 서로 다른 인종과 언어가 어우러지면서도 갈등과 오해보다는 대화와 소통이 가능하다는 체험. 수많은 젊은이들이 같은 가톨릭 신앙으로 교류할 수 있다는 일치감과 연대성, 즉 ‘보편 교회’ 자체가 생생하게 드러나고 체험되는 현장. 바로 그 곳에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옹호하는 수많은 사제·수도자들과 주교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 특히 교황이 그들과 함께 머무른다는 것은 교회 현현(顯現)과 일치의 아주 중요하고 명확한 표징으로 드러난다.

이처럼 감동적인 체험을 통해 WYD에 참여한 젊은이들은 교회가 그들을 중요한 구성원으로 여기고 있으며 그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한 자신과 같은 신앙을 가진 친구들이 수없이 많이 있다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보고, 자신들을 지지해주는 교회의 어른들을 직접 만나면서 젊은이들은 신앙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스스로 신앙 정체성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교회 공동체에 책임 있는 참여와 투신을 하겠다고 결심하는 젊은이들도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미국 교회가 1995년 덴버 교구에서의 WYD 개최 이후 그 효과를 연구한 결과, 이후 20여 년 간 사제, 수도자 혹은 평신도 지도자로서 교회 복음화 사명에 헌신한 사람들 중 많은 수가 WYD 체험을 통해 그들의 성소를 발견하고 교회에 투신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WYD 행사 현장이 미디어를 통해 보도되기 시작한 것 또한 덴버 WYD 때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와 같은 미디어 홍보 및 보도에 힘입어 WYD는 참가한 젊은이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교회 전체, 그리고 국제 사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신앙에는 전혀 관심 없을 것 같은 젊은이들이 교황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하고, 또 누구보다도 거룩한 모습으로 전례에 참여하는 것을 보았을 때, 성인 신자들은 그들의 젊음과 열정에 감화되어 스스로의 신앙을 돌아보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국제 락 페스티벌의 유명 밴드보다 더 많은 젊은이들을 모아들여 그들을 열광케 하는 교황의 모습, 그리고 교회의 지도자들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세상의 평화를 외치며 기뻐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에서 일어나리라곤 예상하기 어려운 광경이었다. 이 놀라운 ‘종교 행사’는 가톨릭 신자, 비신자를 막론하고 전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었고, 젊은이들을 새 복음화의 주역으로 초대하는 요한 바오로 2세의 메시지는 더욱 효과적으로 전 세계에 퍼져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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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신부는 서울대교구 무악재본당 주임으로 사목하고 있으며,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아시아 주교회의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6월 1일,
조재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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