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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목] 가톨릭 사회사목의 평가와 전망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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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18 ㅣ No.681

새천년복음화사도직협회 새천년복음화연구소 '가톨릭 사회사목의 평가와 전망' 심포지엄

교회가 세상과 만남에 적극 나서 그리스도 사랑 전해야



- 11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가톨릭 사회사목의 평가와 전망' 심포지엄에서 발제자와 논평자들이 종합토론을 하고 있다.

 

 

11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가톨릭 사회사목의 평가와 전망' 심포지엄은 가톨릭교회 사회사목 활동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교회가 세상과의 만남에 더욱 적극 나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해야 한다는 소명을 되새긴 자리였다. 아울러 서울대교구 사회사목 현황을 점검하고 또 비전을 모색하는 자리로 신자는 물론 사목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박동호 신부는 교회의 다양한 사회사목 활동을 망라하고, 이에 대한 신앙적 성찰을 발표했다. 유경촌 신부는 2003년 서울대교구가 반포한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를 기준으로 10년간의 교구 사회사목을 평가하고,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다음은 발제문 요약.


사회사목에 대한 성찰 / 박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겸 신정동본당 주임)

사회사목은 가정과 혼인, 문화, 정치, 경제 등 각종 사회 현상과 관련해 교회가 인간 존엄과 인류 공동체 공동선을 수호하고 증진하고자 대화와 협력, 연대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이는 교회 사회사목 활동에 대한 성찰 기준이 된다.

하지만 사회교리 기본 원리에 비춰 성찰해 볼 때 교회 사회사목은 사후 활동에 치우쳐 있다. 사회적 약자를 사후에 돌보는 시혜적 접근에 머물러 있다. 교회 사회사목은 또 공동선 실현을 위한 적극적 노력보다 인간 환경의 결함에서 비롯한 현안에 대처하는 데 머물러 있다. 사회적 불균형이 심각한 현대 사회에서 교회는 정치 공동체와 협력해 이 같은 불의의 현실을 개선해야 하는 시대 요청에 부응해야 한다. 그럼에도 교회 사회사목은 연대성 원리를 '사회적 약자를 섬기는' 활동 정도로, 곧 사회적 약자와의 결합 정도로 인식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공동선에의 투신'이라는 구조적 접근의 연대성을 강화해야 한다.

교회는 사회사목(교회의 현실 참여)을 복음화의 본질적 사명으로 이해하기보다 불필요한 간섭, 혹은 교회와는 아무 관련 없는 일 정도로 이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안타깝게도 그리스도인은 현실 참여와 신앙생활을 서로 무관한 두 영역으로 인식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담은 「가톨릭교회교리서」 반포 20년이 지났음에도 일선 본당에서 교리서에 대한 존재감은 희박하다. 삶의 전환, 투신, 헌신을 요구하는 사회교리 이론은 신자들에게 불편하게 느껴진다. 사회 정의의 모범을 보이는 데 고통스러움을 느끼기 때문에 사회교리가 불편한 것이다.

우리는 미사 등 전례와 일상생활을 별개 영역으로 구별하려 한다. 사회사목을 특수한 영역으로, 선택 사항으로 제한하려는 경향이 많다. 사랑의 실천이 그리스도인 의무이듯, 정의의 활동 역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신앙인의 의무다. 사회사목 또한 사랑 실천과 정의의 활동으로 이뤄져야 한다.


서울대교구 사회사목을 위한 제언 / 유경촌 신부(서울대교구 통합사목연구소장)
 
2003년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이하 시노드 교서)가 반포되고 10년이 지났다. 교구 사회사목 발전방향을 모색한 시노드 교서를 교구 사회사목 평가 기준으로 삼아 현황을 살펴본다.

시노드 교서의 마지막 주제인 '사회 복음화'는 사회사목 분야를 △ 교회와 사회 △ 문화 △ 환경 △ 생명 △ 사회정의 △ 사회복지 △ 민족화해 등 7가지로 나눴다. 이를 통해 교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고자 '사회를 향해 열린 교회', '세상 복음화', '하느님 창조질서 보존', '생명존중',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 '지역사회 사회복지 활동 활성화',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 등 실천지표를 세웠다.

하지만 이후 발표된 교구장 사목교서와 세부지침에서 '문화'에 대한 측면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문화 관련 담당 부서인 문화홍보국은 대내외 홍보 및 미디어 관련 업무에 집중돼 특별한 내용을 다루지 못했다. 시노드 교서가 강조한 종교 간 문화 교류 또한 부분적 행사 외에는 실현된 것이 없다. 교구는 세계교회에서도 보기 드물게 TVㆍ라디오ㆍ신문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현재 갖춰진 '하드웨어'에 걸맞은 '소프트웨어'를 지녔는지,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2008년부터 사목교서에 언급된 환경 분야는 환경 파괴 심각성과 몇 가지 실천사항을 제시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시노드 교서에서 언급한 것처럼 예비신자 교리교육 과정에 환경 교육을 포함하는 등 창조질서 보전과 창조 영성이 잘 구현되도록 교구가 세심하게 신경써야 한다.

생명 관련 분야는 2006년 교구 생명위원회 출범 이후 생명에 관한 교회 가르침과 기본 입장이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 하지만 생명위원회가 사회사목부 산하가 아닌 총대리 주교 직속기구로 활동하고 있어 사회사목의 본질적 가치에 따른 직제 정리가 요구된다.

사목교서와 세부지침은 교구 전체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 선택을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을지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 교회 전체 문제라기보다 사회사목이나 빈민사목 관련 부서의 문제로 여긴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갈수록 중산층화되는 교구 현실을 고려할 때 교회 쇄신을 위한 '가난한 생활 양식'의 실천을 위해 각 본당의 노력이 요구된다.

노동자들에 대한 사목적 관심과 배려에 대해 사목교서는 10년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교구 노동사목위원회를 통해 구현되고 있는 노동자사목은 현재 이주노동자사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교구가 사회교리를 세상과 소통하는 원리로 파악해 사회교리 교육을 지시한 것은 탁월한 통찰이다. 실제로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활동과 사회교리학교를 통해 사회교리 보급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신자들에게 사회교리는 낯설다. 교구 전체가 사회교리 중요성을 인식하고 제도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 작업이 필요하다. 본당 사제가 사회사목 분야에서 근무하려면 미리 준비하도록 해야 한다. 사제가 한 임기를 사회사목 분야에서 종사하도록 하는 뒷받침이 필요하다. 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교구 사회사목부 모든 위원회와 부서를 통틀어 전담 사제가 없는 유일한 곳이므로 조정이 필요하다.

사목교서와 지침은 사회복지 활동을 잘 강조하고 있다. '지역사회 중심의 교회 사회복지 활동'을 강조한 시노드 교서를 잘 따르고는 있지만 교구와 지역, 지구와 본당이 어떻게 상호 연계하고 협조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안은 없다.

전 교회 구성원이 사회교리 공부를 해야 한다. 사회인이자 신앙인인 그리스도인이 신앙을 어떻게 삶과 접목해야 하는지 알려야 한다. 사목자들이 먼저 사회에 대한 신학적ㆍ교회적 이해를 위해 사회교리를 공부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 대신학교는 전국 신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사회교리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두고 있어 안타깝다.

2013년 4월 현재 교구 지구별 인구대비 신자 비율을 보면 비교적 경제적으로 윤택한 지역으로 꼽히는 송파ㆍ강남ㆍ서초ㆍ양천지구보다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의 신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교회는 자발적 가난을 살아야 한다. 어려운 지역에 대한 사목적 배려(투자)가 더욱 절실하다.

사회사목 특성화 본당을 확대해야 한다.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 공동체는 죽은 공동체다. 본당이 지역사회 약자를 돌보는 활동을 지원해 모든 본당이 자연스럽게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구 사회사목부 사무국장은 교구 사제평의회에 당연직 위원으로 참석해야 한다. 현 사회사목부는 조직 규모와 활동 내용을 감안할 때 부(部)에서 국(局)으로 격상해 '사회사목국' 혹은 '사회복지국'으로 개칭해야 한다. 이것이 실현될 경우 사회사목 활동의 어머니 역할을 하는 정의평화위원장은 사회복지국장을 겸임해야 한다.

교구 직제 조정이 필요하다. 특수사목으로 소속된 경찰사목위원회와 민족화해위원회, 직장사목부 등을 사회사목국 소속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또 같은 노인을 수혜 대상으로 하는 사목국 노인사목부와 노인복지위원회는 업무가 겹쳐 논의가 필요하다.


종합토론

박동호 신부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사목 공의회'라고 부르는 것은 교회가 세상과 연대해 시대가 요구하는 사안을 함께 고민하고 대화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라며 "공의회 정신에 입각해 교회와 우리 각자가 삶의 자리에서 사랑 실천을 제대로 행하고 있는지 사목적 평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상봉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국장은 "사회 현실이 급변함에 따라 사회교리 내용도 변화, 수정돼야 한다"면서 "교리보다 가르침을 통한 교회 권고사항으로서 사회교리를 정립하고, 신자들이 현실감 있는 사회교리를 익히며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경촌 신부는 "사회사목과 관련한 교구 정책의 보완 작업이 절실하다. 아울러 사회사목 활동을 평가할 객관적 지표가 우선 마련돼야 한다"면서 "사목자 중심의 정책을 신앙인 모두가 공유하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넓혀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성환(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장 겸 사회사목부 사무국장) 신부는 "교구 사회사목 정책 실현과 평가를 위한 각 부서 행정체계 개편은 각 부서 특성과 정책 내용에 따라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도 "시노드 교서를 평가지표로 삼아 교구 정책 방향과 실천의 큰 틀을 제시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평화신문, 2013년 5월 19일, 정리=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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