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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사목 이렇게 해보자(중간 결산): 청소년을 교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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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5-24 ㅣ No.201

[청소년사목, 이렇게 해보자] (중간 결산) 재미 · 성취감 주는 프로그램 개발, 청소년을 교회로


자녀 신앙 교육에 대한 부모 교육이 우선돼야

 

 

청소년사목이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한국교회 신자 수는 60% 가까이 늘어났지만 청소년 신자 수는 20% 넘게 감소했다. 숫자만 줄어든 게 아니다. 중고등학생 신자들의 주일학교 출석률은 10%를 겨우 넘고,청년 신자 주일미사 참례율은 5~6%에 그치고 있다. 신앙이 식어버린 것이다.

 

어떻게 하면 청소년들 발길을 다시 교회로 이끌 수 있을까. 평화신문은 이 어려운 질문의 답을 찾고자 지난해 7월부터 ‘청소년사목 이렇게 해보자!’ 연재를 시작했다. 10개월 동안 서울대교구 총대리 조규만 주교를 비롯해 청소년사목에 열정을 쏟고 있는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 21명에게 청소년 신앙 활성화를 위한 제언을 들었다. 청소년 주일을 맞아 그들의 아이디어를 종합, 청소년사목이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 임영선 기자
 

엄마가 달라져야 청소년이 바뀐다

최근 발표된 서울대교구 청소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서울대교구 중고등부 학생 신자의 주일학교 출석률은 11.6%에 그치고 있다. 청소년 10명 중 1명만이 꾸준히 신앙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사목자들은 엄마가 바뀌어야 신앙생활을 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장 양장욱 신부는 “자신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녀에게는 신앙생활 의무를 제대로 강조하지 않는 엄마들 때문에 청소년들이 교회와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자녀가 어릴 때부터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부가 아닌 신앙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무악재본당 청소년분과장 이혜숙(로사)씨는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때 공부가 뒤처질까 걱정돼 성당에 나가라는 말을 하지 못했는데, 나와 같은 실수를 하는 젊은 엄마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교회에서 엄마들에게 자녀가 왜 신앙을 가져야 하고, 성당에 나와야 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23년째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는 권희진(서울 가락동본당)씨는 “시험 기간만 돌아오면 아이들이 성당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성적보다 신앙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부모가 많기 때문”이라며 “교회가 가정 신앙교육의 지침과 방향을 마련해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맞춤형 청소년사목 프로그램을 만들자

수원교구 청소년국장 이건복 신부는 “소속 본당에 관계없이 청소년들이 모여서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는 청소년 거점 본당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이 신부는 “주임신부님들은 ‘청소년 신앙 활성화’라는 큰 목표를 생각하고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거점 본당에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부국장 이형기 신부는 “본당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다른 본당에서 성공한 청소년사목 프로그램을 그대로 적용하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목자들이 청소년사목을 하며 겪은 시행착오와 보완책 등을 정리한 ‘청소년사목 레시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호빈(서울 하계동본당 보좌) 신부는 “교구에서 본당이 원하는 청소년사목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는 ‘청소년 프로그램팀’을 운영한다면 본당 사목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형 교리교육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정준교(스테파노) 위원은 “어렸을 때부터 주일학교를 다닌 학생과 늦게 세례를 받은 고학년 학생이 한 반에서 교리교육을 받는 게 주일학교 현실” 이라며 “학년별 교리교육을 폐지하고 학년에 상관없이 세례 시기에 따라 반이 구성되는 수준별 교리교육을 실시해보자”고 제안했다.


교리교육에도 체험학습을

청소년들이 주일학교에 흥미를 못 느끼는 이유 중 하나는 일주일 내내 지겹도록 했던 공부(교리)를 성당에서 또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다. 주일까지 책상에 앉아 교리공부를 한다는 게 신앙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사목자들은 교회가 지친 청소년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중고등부 담당 박범석 신부는 “공부 속에서 허우적대는 아이들이 성당에 와서 또 책상에 앉아 교리교육을 받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면서 “한 주는 교리교육을 하고 그다음 주는 배운 것을 체험할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한다면 주일학교에 흥미를 느끼는 청소년이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의정부교구 한마음청소년수련원장 용하진 신부는 “학생들이 교리와 복음을 ‘공부’로 여기게 된다면 그들에게는 성경이 또 하나의 교과서가 될 뿐”이라며 “재미있으면서도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교회가 학생들에게 좋은 공기를 불어넣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수(로사, 고2)양은 “미신자 친구들은 한두 번 성당에 놀러 왔다가 ‘재미가 없다’며 더는 오지 않는다”면서 “본당에서 신자가 아닌 청소년들도 부담 없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캠프나 운동회, 동아리 등을 만들어 준다면 성당을 좋아하는 친구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아실, 꼭 필요할까

대부분 성당 뒤편에는 유리벽으로 막힌 유아실이 있다. 유아실 안은 늘 시끌벅적하다. 부모와 유아가 함께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공간이지만 유아실에서 온전히 미사에 집중하기는 힘들다. 유아의 신앙생활이 시작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는 유아실을 없애야 한다는 의견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유아부 담당 박종수 신부는 “현재 유아실은 배려가 아닌 격리의 공간”이라며 “유아실이 없어져야 더 많은 유아와 부모가 성당에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제와 신자들이 유아들을 신앙 공동체 구성원으로 여기고 함께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신부는 “단계적으로 적응 과정을 거치면 유아들도 충분히 미사에 함께할 수 있다”면서 “시끄럽다는 이유로 유아실에 아이들을 격리해 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성당에서 아예 아이들 소리를 못 듣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 신부는 지금 유아실로 사용하는 공간을 수유와 기저귀를 갈 수 있는 방으로 꾸민다면 엄마들이 편하게 미사에 참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기를 데리고 미사에 참례하는 엄마 생각은 어떨까. 두 명의 자녀를 둔 홍은정(마리아, 31)씨는 “미사 중에 아이가 소리를 내면 신자들이 눈치를 줘 부담스럽다”면서 “유아실이라는 공간마저 없다면 아기 엄마들은 성당에 올 생각을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씨는 “신자들이 유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준다면 언젠가는 엄마와 유아들도 성당 안에서 함께 미사 참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30ㆍ40대 청장년들에게 관심을

서울대교구 청소년 사목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청년(20~35세) 신자들의 주일미사 참례율은 5.6%에 불과하다. 2013년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한국교회 전체 주일미사 참례율 21.2%의 1/4 수준이다. 부모 세대인 청년들이 교회를 등지면서 청소년들의 신앙도 자연스럽게 식어가고 있다.

조규만(인터뷰 당시 서울대교구 청소년담당 교구장 대리) 주교는 “청소년사목 대상을 청소년뿐 아니라 청소년들 신앙생활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부모까지 확장해야 한다”면서 “청년들과 어울리기도 그렇고 장년층과 어울리기도 애매한 30ㆍ40대 신자들을 위한 사목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건복 신부는 “청년과 청ㆍ장년을 구분해서 사목하면 호응을 얻을 것”이라며 “본당마다 청ㆍ장년부를 만들어 기혼자와 35~50세 신자는 ‘청ㆍ장년부’, 미혼인 35세 이하 청년은 기존 청년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청년부 담당 이태철 신부는 “청년들은 스스로 하느님 말씀을 가까이하고 전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을 두고 봉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청년들의 주체적인 신앙생활을 강조했다.

[평화신문, 2014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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