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주일학교ㅣ청소년 주일학교 청소년 관련 통합자료실 입니다.

주일학교 현장을 찾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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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6-02-06 ㅣ No.76

주일학교 현장을 찾아가다

 

 

청소년은 교회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다. 교회를 구성하는 계층이 다만 어른에게 국한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에게도 그들에게 맞는 전례, 교리교육, 신앙활동 등이 필요하다. 그런데 요즘 들어 부쩍 청소년들이 교회를 찾는 발길이 뜸해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부족과 성직자나 학부모들의 열의 부족, 대외적으로는 과외를 비롯한 교육문제와 대중매체 등이 학생들의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청소년사목의 현실은 어떠한가? 본당에서 아직도 중고등부 학생들을 위한 미사를 하지 않거나 주일학교를 운영하지 못하는 곳이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였다.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보고자 모든 교구 청소년 담당 부서에 연락해 보았는데, 아쉽게도 이러한 통계자료조차 구비하지 못하는 교구가 많았다. 다만 전주교구에서만 교구 내 주일학교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정확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주교구 청소년교육국에서는 홈페이지를 따로 운영하면서 인터넷 교리를 하고 있는데, 현재 8개 본당에서 이것을 활용하고 있다.

 

몇몇 교구의 경우에는 교구에서 주최하는 연수나 교육에 참여한 본당의 수를 토대로 주일학교 운영 현황을 파악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한 자료조차 없는 교구도 있었다. 모든 자료를 종합한 결과 대부분의 교구에서 70% 이상은 중고등부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안동교구의 경우는 70% 정도 중고등부 주일학교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 20%는 초등부 주일학교와 통합하여 운영되고 있다. 광주대교구와 대구대교구, 부산교구, 의정부교구는 비교적 주일학교 운영이 잘 되는 곳으로 보이는데, 약 90% 정도의 본당에서 중고등부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대구대교구의 경우는 안동교구와 마찬가지로 초등부 주일학교와 통합하여 운영되는 곳이 있지만, 점차 별도로 운영하는 본당이 많아지고 있다.

 

 

1. 본당 주일학교 들여다보기

 

그렇다면 본당의 주일학교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 중고등부 학생들의 미사 분위기는 어떠한가? 학생들의 수는 어느 정도 되는 것인가? 이러한 점을 알아보고자 신자 수를 고려하여 비교적 규모가 큰 곳과 중간 정도 되는 곳, 작은 곳을 임의로 선정하여 찾아가 보았다. 서울대교구 고덕동본당(주임신부 손영일 바르나바)과 부산교구 봉래본당(주임신부 최병철 아우구스티노), 수원교구 서부본당(주임신부 유승우 요셉)을 차례로 다니면서 주일학교의 현 모습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다.

 

먼저 이들 본당의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위의 자료와 다음에 제시되는 모든 자료는 2005년 4월을 기준으로 하였다.

** 주일헌금에는 특별(2차)헌금도 포함시켰다.

 

<표 1>에서 알 수 있듯이 고덕동본당의 신자 수는 6,000명이 넘으며, 봉래본당은 3,000명이 넘는다. 그리고 서부본당은 1,000명 미만이다. 이들 본당의 주일학교 현황을 비교해 보았다.

 

주일학교 시작은 고덕동본당과 비교해도 봉래본당이 15년 정도나 앞서지만, 학생 수를 비롯한 주일학교의 규모는 고덕동본당이 훨씬 크다. 그렇지만 교적에 등재된 학생에 비하면 미사나 교리에 참여하는 학생이 상당히 적다는 것은 어디나 마찬가지다. 주일학교에 등록하는 학생 수만 비교해 보아도 교적에 등재된 학생 가운데 50%를 넘는 곳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교리반 수는 본당마다 차이가 크다. 고덕동본당의 경우는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많아 분반을 하고, 고등학교 3학년 반이 있기에 모두 7개 반을 운영한다. 봉래본당은 고등부를 한 반으로 운영하기에 4개 반이다. 서부본당은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함께 교리를 받기에 1개 반밖에 없다.

 

한편, 고덕동본당과 서부본당의 경우 중학생 수에 비해 고등학생 수가 턱없이 부족하지만, 봉래본당의 상황이 좀 다르다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미사에 참여하는 고등학생이 중학생보다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봉래본당의 한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현재 중학생 가운데 좀 더 좋은 학군을 찾아간다고 이사를 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사교육 시간과 겹치면 성당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점점 더 많아지더라고요. 저희 본당에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많은 편이지요.” 

 

예산을 단순히 비교하면 고덕동본당이 월등히 많지만, 본당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봉래본당이 가장 크다. 서부본당의 경우는 초등부와 중고등부를 합하여 주일학교 예산이 본당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지출하는 금액은 그보다 더 많다고 서부본당 사무장은 말한다. “공식적으로는 주일학교 예산이 3% 정도밖에 안 되지만, 후원회비다 뭐다 해서 다 합쳐보면 사실은 10% 정도 될 것입니다.”

 

 

2. 주일학교 활성화 요인

 

세 본당을 비롯하여 몇몇 본당의 사례를 살펴보면서, 주일학교가 원활하게 운영되는 데 몇 가지 필요한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에 여섯 가지 관점에서 이에 대해 알아본다.

 

1) 지역과 본당의 특성에 적합한 프로그램 개발하기

 

먼저 주일학교의 방향과 비전을 설정하기에 앞서 지역과 본당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러한 특성을 십분 활용해야 할 것이다. 다른 본당에서 성공적이었던 프로그램을 도입할 때에도 무조건 적용할 것이 아니라 그 원리를 먼저 깨닫고 나서 본당 특성에 맞게 수정하거나 보완하여 적용해야 하는 것이다.

 

봉래본당의 경우는 6·25 동란 시절 피난을 목적으로 이곳에 왔다가 정착한 사람들이 많다. 그러한 이유 때문인지 골목마다 작은 규모의 집이 빽빽이 늘어서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부유하지 못한 편이다. 그러나 본당이 설립된 지는 37년이 되었으며, 처음부터 줄곧 작은 형제회 신부들이 맡아서 사목을 해오고 있고, 신심이 두터운 신자들이 많으며, 모든 상황이 안정된 느낌을 준다. 따라서 봉래본당은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주일학교 교육에 이용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 짐작해 본다.

 

서부본당은 서울과 가까이 있으나, 90%가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여있어 주택가가 많지 않으며, 이것이 본당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신자 증가율이 거의 없으며 기대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본당 신자들 간의 친밀도는 상당히 높다. 중고등부 주일학교의 경우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한 반에서 교리수업을 하기에 형제나 남매가 같은 반에서 교리를 하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을 살려 이 본당에서는 여름 캠프나, 지구 체육대회, 성모의 밤, 성소주일 행사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50%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주말이면 교사와 함께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거나 길거리 농구를 하거나 겨울이면 스케이트를 함께 타기도 한다. 

 

전주교구 장계본당(주임신부 정승현 요셉)의 경우는 오래전부터 살던 마을사람들뿐만 아니라 농사를 지으려고 귀향한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은 자녀 교육관에서도 도시에서 얻을 수 없는 것을 얻게 해주겠다는 신념이 강하다. 따라서 체험을 바탕으로 하느님께서 만드신 자연의 신비와 소중함을 깨닫고, 환경 문제와 관련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한편, 장계본당에서는 주변에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원시설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교리교육 외에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문교실이나 영어교실, 컴퓨터교실, 서예교실 등을 운영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2) 사목자의 관심

 

많은 본당에서 주일학교는 보좌신부나 부주임신부, 또는 젊은 신부들의 몫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본당에 사제가 한 명인 경우에, 주일학교는 그저 방치 수준에 머무르고 발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본당 사목 가운데 어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뿐만 아니라 청소년사목이나 어린이사목도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나이가 많다거나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청소년사목에 소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제의 역량이 부족하다면 담당 수녀나 사목위원에게 어느 정도 위임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서부본당의 경우는 담당 수녀가 처음부터 끝까지 교사회합에 함께하는데, 주일학교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외울 정도로 학생들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자잘한 행사도 교사와 똑같이 열성적으로 준비한다.

 

성소의 측면에서도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비치는 사목자나 수도자의 모습은 상당히 중요하다. 자신의 진로를 결정할 때, 성소의 뜻을 키워갈 때 그 모범의 대상이 본당 사제나 수도자이기 때문이다. 미사를 마친 다음에 모든 학생과 손바닥을 마주치거나 악수를 하면서 인사를 하고, 작은 과자라도 직접 나누어 준다면 학생들은 사목자를 자신의 위로자로 때로는 보호자로 인식하며 점차 교회에서도 마음을 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작은 행동으로 사제와 학생들 간에 친교의 관계가 시작되고, 교회를 대하는 학생들의 마음도 편안해질 수 있는 것이다.

 

3) 학생들의 전례 참여 유도하기

 

신자의 의무 가운데 하나가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전례에 참여할 때에는 그저 형식적으로만 따라 할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통해 주님의 현존을 느끼고 주님께서 주신 은총에 감사하며 온 마음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학생들에게도 그들에게 맞는 전례 분위기를 형성해 줄 필요가 있다. 

 

미사 해설이나 독서 봉독 등 전례 봉사는 학생들이 맡아서 할 수 있게 하고, 학생들을 위한 성가책을 이용하며, 성가대도 운영할 수 있다면 좋겠다. 고덕동본당에는 밴드부가 있는데 미사 때마다 기타, 드럼, 오르간 반주에 맞추어 모든 학생이 신나게 성가를 부른다. 성가대를 구성하기 어려운 본당에서는 미사 전에 성가 연습을 함으로써 좀 더 활기찬 미사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강론 시간에는 독서대에서만 강론을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무선 마이크를 이용하여 학생들 곁에 와서 그들의 이야기도 함께 들어가면서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고덕동본당에서는 미사 중에 성찬 전례 시간이 되면 15명가량의 학생들이 제대에까지 올라가 함께한다. 매주 학년마다 돌아가면서 제대에 올라가는데, 제대에서 미사를 하는 학생들은 양형 영성체를 한다.

 

한편, 요즘 들어 많은 본당에서 활용하는 액션송도 학생들 정서에 큰 도움을 준다. 서부본당에서는 미사를 시작하면서 성호경을 할 때 액션송을 한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께 찬미와 감사와 경배를 드리러 왔나이다.”라는 가사를 반복하며 율동과 함께 아름답게 기도하는데, 그때의 학생들과 교사들의 모습이 무척 밝아 보인다. 고덕동본당에서는 영성체 후 기도가 끝나면 액션송 시간을 별도로 갖는다. 스피커를 통해서 노래가 나오고 모든 교사가 학생들 앞에 서서 율동을 하며, 학생들은 교사를 따라 함께 온몸으로 기도한다.

 

고덕동본당의 한 교사는 이렇게 말한다. “액션송은 대체로 차분하고 온화한 리듬이고, 가사도 주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내용이 많아 그 자체로 훌륭한 기도라고 생각해요. 학생들도 처음에는 율동하는 것을 어색해했지만, 지금은 동작 하나하나가 기도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따라 하지요.”

 

4) 학생들의 자치활동

 

청소년 시기는 부모와 맺는 정서적인 끈이 느슨해지면서 자신의 관심을 가정 밖으로 전환하여 가족 외의 사람들과 사회적인 관계를 점차 확대시켜 나가는 때이다. 따라서 독립을 요구하는 청소년기에는 자유롭고 상호 대등한 수평적인 인간관계를 원칙으로 하는 친구관계가 중요시된다. 또한 스스로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때이기도 하다. 따라서 학생들을 통제하기보다 어느 정도는 그들에게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 다행히 본당마다 학생들의 자치 모임은 적어도 한 개 이상은 있다. 고덕동본당에는 학생회, 성가대, 문화부, 전례부, 밴드부, 봉사부가 있으며, 봉래본당에는 학생회와 전례회가 있다. 서부본당에서는 모든 학생이 학생회에 속하며, 이 학생회 안에 전례부, 성극 동아리, 농구부, 홍보부가 있다.

 

수원교구 수진동본당(주임신부 김승호 요셉)은 주일학교 대신 학생 레지오 마리애를 운영하는데, 중고등부 모든 학년을 섞어 3개 쁘레시디움을 만들었다. 60-70명가량의 학생이 레지오 마리애 단원으로 활동하며, ‘학생 사도단’이라는 학생회 모임에서 사도단을 직접 모집하고 심지어 여름신앙학교나 ‘그리스도의 밤’ 등 모든 행사도 직접 준비한다. 따라서 교사회는 없으며, 어른 레지오 단원이 고문으로서 함께한다. 사목자는 이들에게 행사나 모임보다 기도나 미사 참례 등 신앙이 우선한다는 것을 늘 강조한다.

 

5) 교사들의 신심

 

학생들에게 신앙을 심어주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부모가 그리고 교리교사가 굳은 믿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또는 확신하지 못하면서 학생들에게 강요하고 가르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리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신심행사나 피정은 연수나 교육보다 중요하다. 고덕동본당 교사들은 미사와 교리를 하는 주일 오전뿐만 아니라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30분에 회합실에서 모임을 갖는다. 그리고 모임을 하기에 앞서 본당에서 8시 미사도 함께 봉헌한다.

 

이 모임에서는 주일 복음에 대해 미리 묵상해 온 것을 나눈다. 각자 일주일 동안 삶에서 체험한 것을 복음을 통해 묵상해 보고,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모임을 통해 교사들은 자신의 신앙을 더욱 돈독히 할 뿐만 아니라 다른 교사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며,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교사들 간에 형제애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지기 때문인지 요즘 들어서는 스스로 교사를 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다른 본당에 비해 고덕동본당 교사들 가운데 경력이 오래된 교사가 많은 것도 평일 미사와 회합이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모두 13명의 교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 중 50% 이상이 교사를 시작한 지 4년이 넘었다. 다음에 세 본당의 교사 현황을 제시한다.

 

<표 3>에서 보듯이 고덕동본당 교사 가운데 직장인이 대학생보다 많은 이유는, 대학생 때부터 교사를 시작하였지만 그만두지 않고 계속해서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경력이 많은 교사가 좋은 모범을 보이면, 후배 교사들도 배우기 마련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봉래본당의 경우 10년 동안이나 교사를 하고 있는 조영희 스텔라 씨(30세)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한편, 교감의 위치도 무척 중요하다. 교감이 교사회를 어떻게 이끌어가는지에 따라 교사회 분위기가 바뀌며, 이러한 분위기는 학생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감은 적어도 2년 이상 교사생활을 했으며, 신앙심이 깊은 교사 중에 뽑는 것이 좋겠다.

 

6) 시청각 자료 활용

 

대중매체가 점점 발전하고 대중화되면서 많은 학생들이 인터넷을 비롯한 대중매체들을 쉽게 접하게 되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표나 그림을 보고 이해하는 것에 더 익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서부본당의 경우에는 성당 한쪽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다. 미사 때 복음 봉독 시간이 되면 신자들은 모두 이 스크린을 본다. 빔 프로젝터와 컴퓨터를 설치해 놓았기에 복음 내용이 스크린에 그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글자뿐만 아니라 삽화도 곁들여져 있어 복음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사제가 독서대에서 복음을 읽는 속도에 맞추어 10컷 정도의 화면이 차례로 지나간다. 강론 시간에도 10분 정도는 스크린을 통해 먼저 영상물을 제시한다. 그러고 나서 복음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알아듣기 쉽게 강론을 한다.

 

앞에서 주일학교를 활성화하는 요인으로 여섯 가지를 들었다. 물론 이 밖에도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봉래본당의 경우에는 학생들 시험기간 중에 교사들이 함께 공부를 해서 교리 시간에 문제를 내고 맞히는 방식으로 교리 대신 시험공부를 한다. 시험이 부담스러워 성당을 꺼리는 학생들이 미사에 빠지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또한 교리 시간에 시험공부를 하면서 학생들은 교사가 자신들과 함께한다는 의식을 갖게 되고 교사와 더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는다. 

 

앞에서 수원교구 수진동본당의 예를 든 것처럼, 선후배 관계를 원만히 하고자 학년을 섞어서 모임을 하거나 같은 동네에 사는 학생들끼리 모임을 갖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같은 동네에 사는 선배나 후배 또는 친구가 성당에 오지 않았을 때, 학생들 스스로 이웃 친구를 챙기게 되며, 이러한 모습을 통해 소속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부모의 신앙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자녀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부모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신앙 자세가 곧 학생들의 신앙 태도로 귀결된다고 할 때 부모의 신앙교육에 먼저 초점을 맞추는 일이 시급할 수도 있다. 가정교회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곧 교회가 살아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산 가운데 가장 소중한 것이 ‘신앙’임을 부모가 먼저 깨닫게 해야 하는 것이다.

 

학생은 있지만 교사가 없어서 주일학교를 운영하지 못한다면 이웃 본당 교사의 도움을 받거나 이웃 본당과 통합하여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서부본당의 주일학교 교사는 모두 8명인데, 이 가운데 중고등부만 전담하는 교사는 3명이며, 교감은 초등부와 중고등부를 겸임한다. 그 대신 초등부 교무와 중고등부 교무를 두었다. 교사들은 초등부 미사와 중고등부 미사에 모두 함께하고 그 밖의 모든 행사에도 함께한다. 다만 교리를 할 때에만 초등부와 중고등부 교사가 나뉜다.

 

2005년 2월 24일, 그리스도의 교육 수녀회와 우리신학연구소의 주관으로 열렸던 “어린이와 청소년의 생명력 있는 신앙교육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청소년 지도자들 가운데 46.8%가 청소년사목이 현재와 같은 형태로 진행된다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모두 퇴보할 것이라고 응답했다(이미영, “청소년 신앙교육 들여다보기” 참조). 그러나 현재를 존속시키는 데에 머무르지 않고 문제점을 파악한 다음, 그 대처방안을 모색한다면 분명 청소년사목도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러한 희망을 품고 여러 본당에서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소식을 요즘 들어 많이 전해 듣는다.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여기에서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 학생들을 교회에 불러들이는 것이, 곧 학생 수를 늘리는 것만이 우리의 최종목표가 아니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교회를 찾아온 학생들이 하느님 안에서 교회 정신에 맞갖게 생활하도록, 신앙인으로서 하느님만을 의지하며 살아가도록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본당의 노력이 학생 수를 늘리고 그들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데에 머물러, 본질을 놓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사목, 2005년 5월호, 한상화(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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