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주일학교ㅣ청소년 주일학교 청소년 관련 통합자료실 입니다.

청사진20: 아시아 청소년사목의 흐름과 시사점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5-12 ㅣ No.198

[조재연 신부의 청사진(청소년 사목의 설계도)] (20) 아시아 청소년사목의 흐름과 시사점


청소년 사목구조 ‘조직화’ 고려를



지금까지 아시아 청소년사목의 전반적인 흐름 및 아시아교회 주요 사례로 필리핀 청소년사목을 살펴보았다. 아시아 청소년사목은 보편교회가 공유하는 복음화 사명의 실천을 위해 젊은이들을 교육·양성하며, 각 국가별로 직면한 현실적 과제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필리핀의 사례처럼 아시아 각 국가의 청소년사목 비전·구조의 경우, 고유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반영하기 때문에 그 양상은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이는 아시아 교회의 핵심 과제라고도 할 수 있는 신학적 시선의 토착화 과정이 청소년사목 영역에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겠다.

아시아 내에서 가장 활성화된 청소년사목 현장이라고 할 수 있는 필리핀과 인도교회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다양한 놀이와 춤, 노래 등을 통해 젊음의 활력과 관계 중심의 가족적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아시아 청소년사목의 특징 중 하나이다. 개인으로 흩어져 있기보다는 함께 모여 친교를 나누고, 대화와 소통, 협력과 연대를 통해 공동체적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시아 교회의 특성이라면, 아시아 청소년사목은 젊음의 에너지를 통해 그 특성을 더욱 북돋워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필리핀과 인도처럼 이미 오래 전부터 전 국가적 차원에서 청소년사목을 체계적으로 조직화해 온 경우, 청소년사목의 활기가 국가 교회 전체의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모습과, 그 구조를 통해 교회 사목의 일꾼들을 계속 양성해내고 있는 모습을 잘 드러내 준다.

이처럼 아시아 청소년사목의 흐름, 그리고 보다 구체적인 사례인 필리핀 청소년사목의 흐름을 알아봄으로써 한국교회가 바라봐야 할 시사점은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한국 청소년사목에서의 체험을 신학적으로 성찰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에 한국 고유의 사회문화적 특성과 맥락을 숙고하고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필리핀 청소년사목이 「카-락바이」를 통해 국가적 지침을 제시했을 때, 보편 교회의 비전인 복음화를 명시하면서 이를 표현하는 데 미국 청소년사목 지침의 내용을 상당히 참조했다. 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필리핀교회 현장에서, 필리핀의 청소년과 사목자들이 그 비전과 내용을 이해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적지 않은 공을 들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다른 지역 교회의 사례를 폭넓게 살핌으로써 보편 교회로서 나아가야 할 궁극적 방향을 공유하되, 스스로 발 딛고 서 있는 그 땅의 고유한 특성을 충분히 수렴하여 통합해내는 것. 강생의 신학에 기반한 이 토착화 과정은 한국교회 전반에서뿐만 아니라 청소년사목 영역에서도 먼저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 지침서를 통해 우리 고유의 체험을 성찰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마련한다 해도, 실제로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구조 마련이 중요하다. 필리핀이나 인도가 갖춘 국가 청소년사목 체계를 참조하여, 젊은이들을 효과적으로 양성하고 상호 교류·연대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 청소년사목구조의 통합과 조직화를 고려해봐야 한다.

셋째, 한국의 청소년사목은 아시아적 특성, 즉 함께 나누고 교류하는 가운데 친교와 일치를 추구하는 공동체 중심의 문화를 공유하고는 있으나, 대화와 협력, 연대의 부분에 있어 아시아 대륙 전체와 한국교회 간의 연결점은 약한 편이다. 다시 말해, 교류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자연스럽게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나, 지금까지 아시아 교회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연대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이 가난한 아시아 국가의 사람들이나 그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 더불어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과 직접 만나고 대화할 기회가 적은 탓에, 그들과의 교류를 어색해하거나 그들을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들을 가톨릭교회의 넓은 시선으로, 즉 하느님 앞에 한 가족으로서 서로 대등하게 만나 교류할 수 있도록 초대하기 위해서는 ‘같은 아시아인, 같은 신앙인’으로서의 만남과 친교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무척 중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8월 개최될 아시아청년대회는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한국 젊은이들이 시선을 보편교회를 향해 넓히고, 열정을 아시아 전체와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
조재연 신부는 서울대교구 무악재본당 주임으로 사목하고 있으며,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사목위원회 전문위원, 한국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4년 5월 11일,
조재연 신부]



1,314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