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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주일학교 현황과 활성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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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4-20 ㅣ No.192

[장애인의 날 기획] 장애인 주일학교 현황과 활성화 방안


갈 곳 없는 장애 청소년, 교회 관심ㆍ지원 절실하다



'신앙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주일학교 학생 수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적지 않은 부모들이 '신앙생활보다 공부가 더 중요하다'는 이유로 자녀가 주일학교에 열심히 다니는 것을 썩 내켜하지 않는다. 사목자와 주일학교 교사들이 갖은 노력을 다해도 청소년들은 성당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런데 주일학교를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있다. 장애 청소년들이다. 장애 청소년들도 교리를 공부하고 기도하며 신앙생활을 하고 싶지만 이들이 갈만한 주일학교는 찾기 쉽지 않다. 장애아들을 배려한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본당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날(20일)을 맞아 장애아부 주일학교의 현실을 짚어보고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해봤다.

2013년 말 현재 서울대교구(의정부교구 1개 본당 포함) 본당 중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운영하는 본당은 12개로 4.3%에 불과하다. 서울대교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본당이 있는 수원교구(202개)는 9개 본당(4.5%)에서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다른 교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대교구ㆍ수원교구는 그나마 장애아부 주일학교가 많은 편이다.

주일학교에서 장애아ㆍ비장애아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본당도 거의 없고, 장애아를 담당하는 교사가 따로 있는 본당도 찾기 힘들다. 통합교육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대부분 본당에서 현실적으로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장애아부 주일학교가 필요한 것이다. 지구별로 장애아부 주일학교가 적어도 한 곳은 있어야 장애 청소년들이 교리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교리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장애 청소년들과 이들 부모들은 장애아부 주일학교가 많이 운영되길 원하지만, 주일학교가 좀처럼 설립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교회의 관심 부족이다. 장애아부를 전담하는 부서나 담당 사제가 있는 교구도 거의 없다. 현재 서울대교구는 청소년국 초등부(담당 손진석 신부)에서 장애아부를 담당하고 있다.

손 신부는 "장애아부를 전담하는 사제와 수도자ㆍ직원ㆍ봉사자가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아쉽다"면서 "교회의 배려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장애아 신자에 대한 교회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 장애아부 상임위원회 연합회장 연정(로셀리나)씨는 "서울대교구에 18개 지구가 있는데 장애아 주일학교가 있는 지구는 11개밖에 없다"면서 "장애 청소년들과 부모들은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가려면 주일마다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해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장애아부 주일학교 운영을 고려하고 있는 본당도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선뜻 설립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교리교사와 봉사자 부족도 장애아부 주일학교가 겪는 어려움 중 하나다.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다니는 장애아들은 대부분 지적장애인이다. 그들을 돌보려면 최소한 학생 수 만큼 교사가 필요하지만 모집이 쉽지 않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된 장애인들이 갈 곳이 없는 것도 장애아 주일학교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다. 본당에 성인 장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단체가 없기 때문이다.

수원교구 장애인주일학교연합회 홍보부장 천인준(베드로)씨는 "수원교구 장애아 주일학교에는 청소년보다 성인이 더 많아 교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면서 "부모들이 장애아 자녀를 주일학교에 데려왔다가 성인 장애인들이 많을 것을 보고 자녀를 맡기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장애아부 주일학교 관계자들은 장애아부 주일학교 거점본당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지구에 최소한 한 본당에는 장애아부 주일학교가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9개 본당에서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수원교구의 경우 6개 대리구 중 성남대리구에 장애아부 주일학교 4개가 집중돼 있다. 용인대리구와 평택대리구에는 장애아부 주일학교가 하나도 없다. 거점본당을 운영하려면 교구와 지구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본당 자체적으로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운영하기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서울대교구는 올해 사목지침에서 청소년국이 장애아부 주일학교를 확대 실시하는 등 장애 청소년들을 위한 지원체계를 확립하기로 했다. 현재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연수를 비롯해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면서 교사들의 실무능력 함양과 교안 등을 교육하고 있다. 교구 설립 50주년(2013년)을 앞두고 장애아부 사목에 대한 연구팀을 만들었던 수원교구도 장애아부 주일학교 설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장애아 주일학교 운영 못지않게 연령대별, 지적 수준별 개별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장애아부 첫영성체 교재를 연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장애아부 주일학교 교사ㆍ봉사자 모임, 장애아 부모님들의 모임을 만들고 체계화하는 작업도 따라야 한다.

성인 장애인들을 위한 모임이나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성인 장애인들을 위한 주일학교(프로그램)를 운영하는 본당은 서울 명동본당이 유일하다. 명동본당은 장애아부 주일학교 '솔봉이' 졸업생들이 참여하는 '성인 솔봉이'라는 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 청소년들도 교리교육을 받고 신앙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또래 비장애아 학생들보다 어렵게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평화신문, 2014년 4월 20일, 
강성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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