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강론자료

사순 4 주일-나해-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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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3-03-30 ㅣ No.398

사순 4 주일 (나해)

        2역대 36,14-16.19-23      에페 2,4-10      요한 3,14-21

    2003. 3. 30.

주제 : 원인과 결과

한 주간 안녕하셨습니까?

세상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습니다.  결과가 생겼는데 원인이 없는 것은 없습니다.  그 현상을 설명하는 속담에는, ‘아닌 땐 굴뚝에 연기 날까?’하는 소리도 있고, 꼭 같은 말은 아닙니다만 한자로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은 사순 네 번째 주일입니다. 우리가 듣는 오늘 독서는 실제 역사가 진행되고 얼마간의 세월이 흐른 다음, 그 지난 세월을 하느님의 시각에 맞춰 돌이켜보는 말씀입니다.  그 말씀을 우리 삶에 적용한다면,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일들이 어떤 결과를 맺을 것인지 생각하게 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이기적인 동물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뜻을 알아들으려고 노력하고 그 말씀대로 실천하려는 신앙인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라는 판단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신앙인이 보이는 것과 자기 뜻만을 우기는 일반 사람들이 보이는 차이점은 자신을 겸손하게 돌아보느냐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길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현실을 돌이켰으면서도 그것을 적용하는 방법을 달리 생각하여 결과가 달라지는 것뿐입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잘 살려고 노력은 합니다만,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인정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내가 행한 잘못된 행동이 어떤 결과를 맺을 것인지 짐작합니다.  그러면서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내가 한 일이 비록 잘못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괜찮은 결과를 가져올 거라고 믿는 것이 문제입니다.  실제로 내가 행한 것과 기대치의 차이가 내 삶의 부조화를 부르는 것이고, 사람들 사이의 불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며, 그 기대치의 차이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을 향하여 불만의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듣는 첫 번째 독서 역대기는 기원전 900년경부터 약 400년간의 역사를 돌아보는 말씀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커다란 삶의 전환점이 되었던 유대왕국의 멸망의 원인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의 뜻을 끊임없이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역대기는 이야기합니다.  

 

세상 모든 것은 만들어진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바꿔 말씀드리면, 현실의 우리 삶이 어떤 결실을 맺을 것인지는 ‘우리들 각자가 가장 잘 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오늘 역대기 말씀을 잘못 이해한다면, 이스라엘 백성의 나라가 멸망하게 한 것도 하느님의 작전이고, 이스라엘 민족을 페르시아 제국에서 해방시킨 것도 모두 하느님이 꾸민 계획이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현실에서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사람마다 만드는 일의 결과가 다르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역사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일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 분명한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현실이 잘못된 일의 책임을 하느님에게 전가(轉嫁)하는 것뿐입니다.  이런 일을 당하는 하느님의 마음이 얼마나 서럽겠습니까?  

 

유대인들의 스승 ‘니고데모’를 향하여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해서 잘못된 일을 만들어내면서도 자신은 정의를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이고,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자신은 그래도 잘 사는 사람들에 속한다고 하는 것이 하느님을 슬프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기 맘대로 엇나가는 사람들을 하느님이 왜 사랑하시는지 그 이유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인간이 자기 생각을 앞세워 비틀어진 길을 가면서도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을 거라고 하는 잘못된 자신감은 어디에서 생기는지 그것도 알 수 없는 일입니다.  

 

2003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복잡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복잡한 일을 풀어가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마음을 기억하여 세상 모든 일들이 올바르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올바른 마음을 갖고 세상을 대할 때에 세상은 살만한 곳이 될 것이고, 사람들을 불안하고 혼란하게 하는 전쟁도 끝을 맺을 것이며, 우리의 삶도 평화와 행복을 향하여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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