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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한국 진출 125돌 맞는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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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7-13 ㅣ No.456

한국 진출 125돌 맞는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국내 수도회 맏이… 기도ㆍ애덕의 삶에 충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를 조선에 초청한 블랑 주교(사진 왼쪽)와 초대 한국관구장으로 6ㆍ25전쟁 중 순교한 베아트릭스 수녀.


오는 22일로 한국천주교회 첫 수도회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한국에 진출한 지 125주년을 맞는다. 수녀회의 125년은 무지와 가난, 질병, 고통 중에 있는 이들과 함께 살면서 이들이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의 빛 안에 새로 태어나게 하는 파스카 영성으로 살아온 세월이었다.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원들의 125년 삶과 영성을 돌아보고 그 뜻을 새긴다.

"사랑하는 수녀님들, 첫 발을 조선 땅에 올려놓는 이때 수녀님들께 환영의 인사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오십시오. 하느님의 모든 벗들은 하늘과 땅에서 수녀님들을 위해 수녀님들과 함께 있습니다."

1888년 7월 22일. 프랑스를 떠나 지중해, 인도양을 거쳐 극동에 다다른 이방 수녀들이 제물포항을 통해 조선에 첫 발을 내딛는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소속 즈카르야ㆍ에스텔 수녀와 중국 출신 수련수녀인 비르지니ㆍ프란치스카 수녀 등 선교 수녀 4명이었다. 제7대 조선대목구장 블랑(Joannes Marie Blanc) 주교는 프와넬 신부를 보내 이들을 영접하며 서한을 건넨다. 조선에 첫 수도자들을 맞아들이는 기쁨으로 가득 찬 따뜻한 환영 인사였다.

즈카르야(뒷줄 왼쪽)ㆍ에스텔 수녀 등 첫 선교수녀들과 함께 한 천주교 성 바오로보육원(종현보육원)생들.
 

그로부터 125년. 첫 선교 수녀인 즈카르야 수녀는 불과 6개월 만에 과로와 풍토병으로 하느님 품에 돌아갔지만, 한양 종현(현 명동)에 정착한 선교 수녀들은 대목구에서 고아원을 인수받아 운영하면서 자신들이 입국한 지 1주일 만에 입회한 5명의 한국인 지원자들과 함께 공동생활을 해나가며 순교의 땅 조선에 수도자로서 삶과 사도직의 씨앗을 뿌렸고 풍성한 열매를 맺었다. 125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항구한 용기와 인내를 통해 기도와 헌신의 삶을 살며 교회와 사회의 요청에 응답한 것.

1696년 프랑스 루이 쇼베 신부에 의해 설립돼 전 세계 40개국에 4000여 명이 파견돼 있는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는 긴 역사와 함께 국내에서도 가장 많은 회원을 갖고 있다. 서울관구 534명, 대구관구 481명 등 무려 1015명(지ㆍ청원자 제외)에 이른다. 그만큼 사도직 또한 다양하고 풍요롭다. 특히 선교와 교육, 의료, 복지 분야의 사도직 활동으로 복음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교구 및 본당의 전교수녀 파견을 시작으로 빈민과 노인, 아동, 청소년, 장애인, 북한이탈주민, 이주민, 상담치료, 교정사목 등 사회 구석구석에 선교와 복지의 손길을 뻗고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ㆍ중ㆍ고등 교육기관을 통한 교육 사도직 활동은 이루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다. 가톨릭학원에 헌정한 성 바오로 병원과 여의도ㆍ대전성모병원, 일반병원 원목실, 호스피스센터에서 이뤄지는 의료사도직도 수녀회의 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다.

1958년 입회 70주년을 맞아 함께한 첫 한국인 수녀 박황월(사베리오, 왼쪽)ㆍ김해겸(쎈뽈) 수녀.


설립 당시부터 한국 진출, 오늘에 이르기까지 사도직의 근원적 힘은 '성령의 은사'에 기인한다. 성령의 은사는 곧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영성에 근원을 둔 애덕(Charity)의 삶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은사(카리스마)는 △ 1911년 대구대목구가 설립되기까지 정착기(1888~1911)를 시작으로 △ 1948년 한국관구가 설립되기까지 성장기(1911~48) △ 1967년 서울ㆍ대구관구로 분리되기까지 한국관구 시기(1948~67)를 거쳐 △관구 분리 이후 오늘 125주년을 맞기까지(1967~2013) 전 공동체와 함께했다. 이제 한국 샬트르 성 바오로수녀회원들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새로운 사도직을 꾸준히 모색하면서 수도회의 미래를 재설립하는 주역이 되려 하고 있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ㆍ대구 관구는 현재 125돌을 맞아 「한국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125년사」를 편찬하고 있으며, 대구관구는 2년째 대구시 문화재자료 제24호로 지정돼 있는 코미넷관(구성당)을 역사관으로 리모델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한국 진출 125주년 기념행사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는 22일 오전 10시 30분 대구 남산동 대신학원 내 성 김대건 기념관에 모여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한다.

미사는 조 대주교와 두봉(전 안동교구장) 주교, 사제단이 공동 집전하며, 서울관구(관구장 신정애 아녜스쟌 수녀)와 대구관구(관구장 이정애 베로니카 수녀), 수녀회의 바오로 벗님들 등 900여 명이 함께한다. 미사 직후엔 대구관구 본원으로 자리를 옮겨 모든 참석자들과 함께 점심을 같이하고, 다시 성 김대건 기념관으로 돌아가 수녀들만이 함께하는 자체 친교 나눔이 이어진다. 문의 : 053-659-3333


2007년 4월 성소주일 당시 젊은 회원들이 환하게 웃으며 성소자들을 맞아들이고 있다.

[평화신문, 2013년 7월 14일,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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