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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일단 착수하기만 하면(시작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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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4 ㅣ No.350

[레지오와 마음읽기] 일단 착수하기만 하면(시작의 힘)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는 어떤 일을 시작하기는 어렵지만 일단 시작하면 그 끝을 볼 확률이 높아진다는 뜻으로 어떤 다양한 이유로 시작을 미적거리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적절한 속담이다. 이런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실험이 있다.  

1920년대 러시아의 블루마 차이가르니크는 어느 날 한 카페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다가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하였다. 카페의 웨이터는 손님이 계산서를 요구할 때까지는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아주 잘 기억하였다. 그런데 손님이 계산을 끝내고 잠시 후에 다시 물으면 웨이터는 손님이 무엇을 주문하였는지 기억하는데 애를 먹었다. 마치 손님의 계산하는 행위가 웨이터의 머릿속에서 종료 신호처럼 작용해 기억을 지워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 현상에 큰 흥미를 느낀 차이가르니크는 한 실험을 하였는데 그것은 사람들에게 간단한 과제를 내주어 행하게 한 다음, 과제에 대해 얼마나 기억하는 지를 보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사람들은 끝내지 않은 과제일수록 세부적인 내용을 더 잘 기억해 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현상을 차이가르니크는 심리적 불안감으로 설명하였다. 즉 우리는 어떤 활동을 시작하면 마음속에 심리적 불안감이 생기는데 그 활동을 마치지 못하면 불안감이 마음속에 그대로 남아 그 활동을 끝까지 완수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활동이 끝나면 마음은 무의식적으로 안도를 하며 그 일을 잊게 된다는 추정이다. 이렇게 ‘완결된 행동보다 미 완결된 행동이 더 잘 기억되는 효과’를 차이가르니크 효과라고 한다. 즉 인간은 자신이 간직했던 목표가 달성되지 못한 채 중단되면 다시 그 행위를 하게 되는 경향을 지닌다는 원리이다.


완결된 행동보다 미 완결된 행동이 더 잘 기억돼

일상생활에서 미적거리거나 미루는 습관은 많은 손실을 가져오기도 한다. 제 때에 공과금을 내지 못해 과태료를 낸다거나, 맡은 일을 마감시한까지 해내지 못해 능력을 의심받는다거나, 중요한 취업시험이나 면접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실패를 한다거나 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사소한 일처럼 보이는 것들을 고민하기에 인생이 너무 짧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 실패에 대한 두려움, 완벽주의나 자기관리의 부족, 지겨움을 잘 느끼는 성격, 계획을 작은 부분으로 쪼개어 생각하기 보다는 통째로 보는 경향 등인데 원인이야 어떻든 미루어서 손해 보는 것은 확실하다.

H자매는 사람 좋다는 말을 듣는 여유로운 사람이었지만 정작 본인은 매우 게으르다고 여겼다. 늘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이 매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는 주어진 일은 어떻게든 해내었고 또 말이 없는 성격이었기에 주위에서는 그녀가 그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몰랐다. 그러던 그녀가 레지오 단원이 되면서 자신이 많이 변화되었다고 말한다.

“사실 처음 레지오를 할 때는 활동보고 때문에 매우 부담스러웠어요. 형님들은 하다보면 된다고 하셨지만 저는 매우 내성적인데다가 무엇이든 시작이 어려운 사람이었거든요. 그런데 활동보고를 하지 않을 수 없어 어떤 활동이든 해보게 되었는데.... 참으로 신기하게 제 생활이 많이 즐거워졌어요. 무엇이든 해보자는 용기가 생기는 것을 느끼거든요. 저는 이게 모두 활동보고를 하기 위해 무엇이든 시작했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요즘 학창시절부터 하고 싶었지만 좌절되었던 그림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어려움에 부딪치면 우선 한 계단만 올라서라

레지오에서도 사업을 할 때 조금 어렵게 느껴지면 적지 않은 반대의 목소리에 부딪혀 시작하기도 전에 접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교본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어느 정도 굳은 각오가 필요한 것을 보면, 시작의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286쪽)라고 말하고 있으니 이런 어려움은 특별한 현상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활동이나 사업은 예수님의 명령이다. 더구나 교본에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겠지만, 이는 마치 숲과 같아서, 멀리서 볼 때 견고해서 뚫고 들어갈 수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일단 가까이 다가가면 들어가기가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286쪽)라고 되어 있으니 용기를 내어 시작해 봐야 한다.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일이 무엇이든 그것을 39단계로 나누어 놓으면, 그 하나하나의 단계는 가능한 것이 된다... 어려움에 부딪치게 되면 우선 한 계단만 올라서라...두 번째 계단을 오르면 세 번째 계단이 나타날 것이고, 이렇게 끝내는 맨 위 계단까지 이어지게 된다”(429쪽)라고도 교본에 나와 있다.

실제로 어려운 목표를 달성 가능한 몇 개의 목표로 쪼개어 놓으면, 최종목표까지는 그 과제가 미완성으로 남아 차이가르니크 효과에 의해 우리의 의식과 무의식이 끊임없이 좋은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나아가 한 계단 한 계단의 성공이 주는 성취감으로 더욱 쉽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니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 할지라도 우선 그 첫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429쪽)

“이 일은 일단 착수하기만 하면 이루어지므로, 시작만으로도 주님의 명령은 이미 완성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464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4년 4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인터넷 중독 전문상담사, 서울시서초여성회관 독서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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