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레지오의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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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4 ㅣ No.351

[레지오 영성] 레지오의 멘토



“여기 레지오 단원들 오지 않았습니까?”

 “‘놀지오’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다녀가긴 했는데요.”

식당 주인 자연스럽게 ‘놀지오’라고 말을 합니다. ‘레지오’라는 호칭을 그렇게 발음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오래 전에 남성 레지오 단원들을 2차 주회(?)에서 만나기로 하고 약속 장소에 갔지만 이미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없었습니다. 3차 주회가 이어지나 보였습니다. 요즘 같으면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연락이 가능하겠지만 당시만 해도 휴대폰이 그리 흔하지 않아서 쉽게 연락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주인의 표현이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레지오’를 ‘놀지오’로 표현한 것이 재미도 있어 보였지만, 무엇인가를 반성하게 해주었습니다. 아마 그 식당 주인의 눈에는 한 주 한 번씩 웬 남자들이 모여 정담을 나누고 한 잔 기울이는 모습이 노는 친목 모임 정도 비추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레지오 단원들이 잘하고 있지만, 다른 분들에게 이런 친목이나 사교모임정도로 보이지 않는지 자주 돌이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성찰은 자주 하면 할수록 레지오의 향기를 더욱 그윽하게 해줍니다. 성찰을 잘하기 위해 우리의 호칭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성모님의 군대’ 어떻게 보면 매우 딱딱해 보이지만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됩니다. 세상을 창조하신 분을 세상에 강생하도록 도운 분과 한 가족이라니? 세상을 구원하신 구세주를 키우신 분과 거룩한 인연을 맺고 있다니? 구세주를 세상에 드러나도록 뒷바라지 하신 분, 성모 마리아를 스승으로 모실 수 있다니? 이런 사실이 레지오 단원으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레지오 단원으로 자주 윤기를 내기 위해서 레지오의 멘토이시며, 주장이신 성모님과 함께 우리 레지오의 모습을 자주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성모님은 당신의 아들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셨듯이 우리의 어머니가 되시어 끊임없는 새로운 숨을 불어 넣어 주십니다.


성찰을 자주 할수록 레지오의 향기 더욱 그윽해져

성모님께서 보여주시는 끊임없는 향기와 힘은 성경과 교회 전통 여러 곳에 스며들어 있지만 특히 성모 영보 이야기(루카1,26-38)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십니다. 천사 가브리엘과 마리아의 대화를 통해 신앙인으로서 나아가 레지오 단원으로서 지녀야 할 힘과 목표를 주십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루카1,28)

천사 가브리엘은 은총으로 마리아를 초대해주십니다. 그 초대는 성모님과 함께 바로 나에게도 기쁨의 원천이 됩니다. 그 은총에는 임마누엘 주님의 현존이 깔려있습니다. 레지오 단원들은 바로 은총에 초대된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무엇을 하든지, 어떤 상황에 있든지 기쁠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이런 은총의 초대에 기도로 응답합니다. 기도로 응답한다는 것은 늘 주님의 현존을 믿고 확인하는 여정입니다. 이런 은총의 여정과 기쁨을 전하는 것이 레지오 단원들의 소명입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루카1,30)

천사 가브리엘은 하느님의 총애를 받고 있음을 확인해줍니다. 하느님의 총애는 그분의 따뜻한 사랑의 시선입니다. 사랑의 시선은 영원함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주님의  따뜻한 사랑에 따라 구원의 여정에 끝까지 동반할 수 있었습니다. 천사는 이렇게 확인해줍니다.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루카1,33)


레지오 단원들은 사랑의 증거자가 되어야

성모님께서 하느님의 총애를 받음으로써 구원의 여정에 함께 할 수 있었듯이 레지오 단원들도 구원의 여정에 꾸준한 모습을 지녀야 합니다. 변함없이 일관된 모습은 주님이 바라시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한 번 레지오 단원은 영원한 레지오 단원입니다. 그것은 내가 능력이나 재주가 많아서가 아니라 주님의 총애과 관심이 크기 때문입니다. 레지오 단원은 일상의 봉사와 선교에서 그런 향기를 품어야 합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1,35.37)

천사 가브리엘은 전능하신 분이 충만하리라는 확신을 마리아에게 심어줍니다. 그 힘은 세속적인 힘이 아니라. 한없는 사랑의 힘입니다. 세상을 창조하신 새 생명의 힘입니다. 성모님에게 큰 힘으로 늘 채워주시듯이 우리들도 채워 주실 것입니다. 그 힘은 여러 불가능한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어 줍니다. 레지오 역사가 바로 그런 점을 증언해주고 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적의 바탕은 바로 사랑입니다. 레지오 단원들은 바로 그 사랑의 증거자이어야 합니다. 성모님의 생애가 그러 하듯이... 레지오 식구들의 거울이신 성모님의 마지막 고백을 눈여겨봅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4년 5월호,
김철호 바오로(신부, 서울대교구 대치동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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