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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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바다의 별 성모님 따라 항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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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8-03 ㅣ No.585

[레지오 영성] ‘바다의 별’ 성모님 따라 항해해야

 

 

망망대해(茫茫大海) 뒤로 해가 넘어가면 바다에는 밤이 찾아온다. 햇빛이 반사되어 반짝이던 바다 위에 어둠이 드리우면, 컴컴한 바다 위 하늘에 떠있는 별이 배가 가야할 길을 알려주고 등댓불 하나가 그 길을 밝힌다. 만선의 꿈을 품고 떠났던 어부들은 그 빛을 보고 다시 뭍으로 돌아온다. 어부들에게 별과 등댓불은 고기잡이 길을 밝히는 희망의 빛이고 가족들의 기다림이며, 삶을 이어나가게 해주는 기쁨이기도 하다.

 

바다의 길을 밝히는 별과 등대를 바라보노라면 우리 신앙의 여정을 묵상하게 된다. 망망대해와 같은 세상을 떠가는 배와 같은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하루하루 항해의 길을 나선다. 밝은 빛이 반짝이는 물결 위를 떠가다가 때로는 밤을 맞이하기도 하고 암흑과 폭풍우를 만나기도 한다. 그러면 우리는 가야할 길을 찾게 되는데, 그 길을 알려줄 하늘의 별을 찾고 길을 밝혀줄 등대를 찾는다. 그 빛은 우리를 이끄는 희망이며, 목적지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손길이고, 항해의 수확을 나눌 기쁨이기도 하다.

 

교회는 우리를 인도하는 빛을 오랜 시간 성모님께 두어왔다. 8세기 또는 9세기에 작성되어 천년이 넘도록 전해 온 찬미의 기도에서 교회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마리아를 ‘바다의 별’이라고 부르며 인사드린다.(Ave maris stella)

 

이 찬미가는 불쌍한 소경과 같은 우리의 눈을 뜨게 하고 죄악의 질곡을 끊으며, 나약한 우리가 악을 물리쳐 선한 일을 행하게 빌어주시며, 그로써 구세주 예수님께 우리의 기도를 전달해 주시기를 청하는 기도이다.(성무일도 성모공통 제2저녁기도 찬미가)

 

역사의 모든 그림자 위로 떠오른 태양과 같은 참된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께 이르기 위해 우리는 가까이에서 우리를 밝히는 ‘등불’이시며 때로는 암흑과 폭풍우가 들이닥치는 바다에서 우리에게 방향을 가리켜 주는 ‘별’이신 성모님을 찬미하며 기도한다.

 

 

예수님을 향해 항해하는 레지오 단원들을 밝히시는 빛

 

레지오 마리애는 악의 세력에 대한 전투에서 선으로 나아가기 위해 ‘달과 같이 아름답고 해와 같이 빛나는 분’이시며 악인들에게는 ‘진을 친 군대처럼 두려운 존재’이신 마리아를 빛으로 따라나서는 군대이다. 따라서 바다의 별이신 성모님에 대한 신심은 영적인 성장과 투쟁을 위해 우리에게 빛으로 길을 밝히신다는 의미 안에서 레지오 마리애의 정신과 일치를 이룬다.

 

거친 세상인 ‘바다’에서 교회라는 ‘배’를 타고 예수님을 향하여 항해하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쁘레시디움이라는 기도하는 작은 공동체를 이루어 항해를 나선 이들이다. 성모님께서 스스로 별이 되어 밝히시는 빛을 더욱 열심히 찾고자, 그리고 그 별을 따라 참 빛이신 예수님께 도달하고자 나선 사람들이다.

 

그런 단원들이 한반도 서해바다 북부에 위치한 인천에도 많이 모여 있다. 서해바다 북부를 교구의 관할로 두고 있는 인천 교구는 사제 양성의 요람인 신학교가 위치한 강화도부터 바다를 간척하여 만든 송도, 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까지, 크고 작은 많은 섬들에서 하느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바다에 대한 마음과 그 마음을 통한 기도는 인천교구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어렵지 않은 묵상의 주제들이다.

 

1961년 대목구로 설정된 인천의 초대 교구장이신 나길모 굴리엘모 주교님께서는 교구의 복음화를 위해 성모님의 지속적인 전구를 청하며 ‘바다의 별이신 성모마리아’를 주보성인으로 정하였다. 따라서 교구의 많은 기관과 단체들은 ‘바다의 별’을 주보로 하여 그 이름에서부터 뜻을 알리고 있다. 교구의 청소년 수련원인 ‘바다의 별 청소년 수련원’, 어르신들의 안식처인 ‘바다의 별 요양원’과 ‘마리스텔라’뿐만 아니라, 인천교구 레지아 역시 바다의 별이신 성모님의 이름으로 모이게 되었다.

 

 

단원들은 끊임없이 기도하고 영적으로 투쟁해야

 

바다의 별이신 성모님을 따라 나선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의 사명은 그 항해의 길이 어두운 밤을 맞거나 풍랑을 맞이해도, 혹은 거친 파도가 일어도, 오직 항로를 밝히는 별을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성모님을 통하여 예수님의 뜻에 따라 살고,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고자 하는 만선의 꿈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영적으로 투쟁하며 항해해야 할 것이다.

 

바다 위 어부인 우리를 밝히는 성모님의 별은 우리 레지오 마리애가 나아가야할 길이며, 성모님을 통해 우리를 당신 품에 맞이하고자 두 팔을 벌리고 계시는 예수님께로 향하는 빛이다.

 

또한 레지오 마리애 안에서 기도를 통하여 세상에 주님 복음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우리를 빛나게 하는 빛일 것이다. 우리는 바다의 별이신 성모님을 따라 항해의 길을 나서야겠다!

 

“바다의 별이신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8년 8월호, 명형진 시몬 신부(인천교구 선교사목부장, 인천 R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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