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문헌ㅣ메시지
2019년 성모 승천 대축일 서울대교구장 메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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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풍성한 은총이 여러분 모두에게 특별히 내리시길 기원합니다. 특별히 북녘 동포들에게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가 함께하시기를 기도합니다.
한국 교회의 성모님께 대한 공경과 사랑은 초기 교회부터 각별했습니다. 제2대 조선대목구장 앵베르 주교는 1838년 12월 교황청에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를 조선교회 수호성인으로 청하셨고,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은 1841년 8월 22일 이를 승인하셨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평화는 어떤 의미입니까? 성 요한 23세 교황은 1963년 발표한 회칙 ‘지상의 평화’를 통해 평화에 대해 인류 전체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지상의 평화’는 모든 시대의 인류가 깊이 갈망하는 것으로서 하느님께서 설정하신 질서를 충분히 존중할 때에 비로소 회복되고 견고해진다고 하셨습니다. 즉, 전쟁이 없다고 해서 평화라고는 할 수 없고 진정한 평화는 하느님이 원하는 질서, 보다 완전한 정의를 인간 사이에 꽃피게 하는 질서라는 것입니다(성 요한 23세 교황 회칙, 『지상의 평화』 참조).
오늘날의 세계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불화와 분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문제들의 해결은 군사적 위협이나 경제적 보복이 아닌 꾸준한 대화를 통한 평화를 추구할 때 가능해집니다. 이를 위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상호 존중의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반목과 갈등은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각자의 생각과 이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현대의 주변 나라들은 정치와 경제, 문화, 안보 등 밀접한 관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평화를 유지하고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무시하거나 비난하고 편을 갈라 서로를 적으로 여기는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됩니다. 성모님께서 모범을 보여주신 것처럼 겸손하고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해야 합니다. 이러한 대화는 지상의 평화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평화의 모후이시며 위로자이신 성모 마리아님!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 평양교구장 서리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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