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수도 ㅣ 봉헌생활

수원 수도회 이야기12: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28 ㅣ No.448

수원 수도회 이야기 (12)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자연 속에서 하느님 가르침 따라 살아갑니다”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성인.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맑은 물과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여 자연의 축복을 만끽하는 이곳에 겸손하고 가난하신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발자취를 따르며 세상과 교회 안에서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봉사에 자신을 바치는 작은 형제들이 있다. 바로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양평정하상바오로수도원(원장 이태영 신부) 공동체다.


■ 사람들 속에서 매체를 통해

라틴어로 함께 모여 사는 공동체를 의미하는 꼰벤뚜알(Conventuali)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수도회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을 따르는 수도회 중에서도 세상 안에서 사도직활동을 하는데 활발한 수도회다. 복음과 그리스도 중심의 영성, 작음과 형제애, 사도직 영성 등 프란치스칸의 영성을 실천하는 수도회는 원죄 없으신 성모의 인도아래 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나라를 펼치고자 하느님의 교회를 위해 봉사하면서 다양한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다.

수도회가 수원교구에 발을 디딘 것은 1999년. 정을선(마리아)씨의 땅 기증으로 양평정하상바오로수도원을 지은 수도회는 이 수도원을 중심으로 매체를 통한 복음 선포에 투신하고 있다. 바로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성인이 창설한 ‘성모기사회 한국본부’가 이곳이다. 그래서 수도원의 별칭으로 ‘콜베마을’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성모기사회는 회원 각자가 원죄 없으신 성모께 봉헌함으로써 죄인들의 회개와 이교인, 갈라진 형제들과의 일치를 위해 기도하며 자신의 성화를 이루기 위한 국제성모신심단체로 특히 기적의 메달 보급과 매체를 통한 복음 선포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성모기사회는 월간지 「성모기사」를 무가지로 배포, 1만여 부에 이르는 잡지를 꾸준히 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인터넷 방송(ikolbe.com)을 운영해 교회의 신앙적 가치를 전파하며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하고 있다.

- 수도원 전경.


■ 자연과 함께하는 수도회

자연을 한 형제로서 사랑했던 프란치스코 성인의 정신에 따라 수도원은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지향하는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에 가까운 수도원은 두물머리 유기농지를 지키기 위한 파수꾼 역할을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2009년 두물머리 지역이 4대강사업 공사구간에 포함되면서 수도원은 150일 릴레이단식을 실시하고 2010년 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930일 동안 교구와 함께 연대를 결성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생명평화 미사를 봉헌했다. 마침내 한강유역에서는 유일하게 정부와 대화를 이끌어내 ‘생태학습장’ 조성이라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현재 두물머리 미사터를 상징했던 나무 십자가는 수도원에 뿌리를 내려 생명의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자연스러운 건강한 삶을 도와주는 효소 제작도 수도원이 하는 일 중 하나다. 수도원은 물쑥, 냉이, 잣, 가시오가피 등 백여 가지 약초를 2~3년 동안 발효시켜 효소를 만들어 판매하고 더불어 이 효소가루를 활용해 우리밀, 유정란, 유기농 설탕 등과 함께 빵과 쿠키도 생산하고 있다. 이 효소를 활용해 ‘효소단식피정’도 운영하고 있다. 피정에서는 명상, 용서와 화해의 강의, 숲 체험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마음을 비우고 하느님을 채우고 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좋은 공기와 자연에 둘러싸인 이 수도원은 고(故) 이태석 신부가 마지막 투병생활을 하던 곳이기도 하다. 매주 금요일이면 수도원에 이태석 신부가 치료하던 방에서는 암환자들의 모임인 ‘쫄리 암족’이 진행된다. 수도원은 환자들이 기도하고 서로 위로하며 암 투병으로 피폐해진 영을 치유할 수 있도록 이 모임의 지도도 맡고 있다.

수도원은 앞으로도 자연을 통한 영적 치유에 힘쓸 생각이다. 수도원 부원장 최영선 수사는 “하느님을 가까이할 매개체인 자연이 줄어들면 하느님을 접할 기회 역시 줄어드는 것”이라며 “지금은 시설이 노후해 장기 피정이 어렵지만 피정의 집을 지을 수 있는 준비가 된다면 신자들이 자연 속에서 영적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13년 1월 13일, 이승훈 기자]


2,398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