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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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어느 누구도 거절할 수 없는 힘(따뜻한 마음씨와 다정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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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4 ㅣ No.359

[레지오와 마음읽기] 어느 누구도 거절할 수 없는 힘(따뜻한 마음씨와 다정한 태도)



‘바람과 해님’은 누구나 기억하는 반전이야기이다. 나그네 옷을 벗기는 내기에서 바람이 그 힘으로 옷을 날려 버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오히려 따뜻하기만 한 해님이 옷을 벗게 하였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힘보다는 따뜻함이, 강함보다는 부드러움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우리들의 통념을 깬 실험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짧은꼬리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해리 할로우(Harry Harlow)의 애착 실험’이다. 

여기에서 ‘애착’이란 유아들이 양육자나 특별한 사회적 대상과 형성하는 친밀한 정서적 관계를 말하는 것으로, 양육에 매우 중요한 이론이다. 그는 이렇게 중요한 애착이 어떤 것으로 형성되는지 알기 위해 원숭이 새끼를 어미에게서 떼어 내어, 다른 우리에 넣고 ‘가짜엄마’ 둘을 만들어 나란히 놓아두었다. 하나는 철사로 만든 어미였고 다른 하나는 부드러운 모직물로 만든 헝겊어미였다. 할로우는 철사어미에게만 우유병을 달아주어 새끼 원숭이가 우유를 먹을 수 있게 했다.

새끼 원숭이들은 어떤 어미를 더 선호하였을까? 당시 많은 심리학자들은 유아가 자신을 돌보아 주는 사람에게 특별한 애착을 보이는 데는 먹을 것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다. 이 생각이 맞는다면 새끼 원숭이들은 비록 차가운 철사로 만들어졌지만 먹이를 주는 철사어미를 좋아해야만 했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의외였다. 새끼 원숭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헝겊어미에게 안겨 있었고, 오히려 위협이 주어지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 헝겊어미에게 매달렸다. 가끔 철사어미에게 가기는 했지만, 배가 고플 때 어쩔 수 없이 하는 행위였고, 그것도 헝겊어미에게 몸을 닿게 한 뒤, 철사어미의 우유병에 다가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 실험은 서구의 양육방식이 완전히 바뀌는 계기를 가져왔다.


강함보다 부드러움이 변화를 일으켜

할로우의 실험 결과는 아이에게 애착을 형성하는 데는 먹는 것보다 엄마 품안에서 정서적 안정감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새끼 원숭이들이 헝겊어미와 가까이 있으면서 안정감을 찾으며 애착을 형성한 것처럼, 그것은 정서적인 부드러움을 바탕으로 한 잦은 개인적 접촉으로 잘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J형제는 평소에 논리적이며 합리적인 사람으로 고등학생 때 과학으로 본 자연의 오묘함을 인식하고 절대자의 존재를 인정했다. 그러던 차에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인생의 허무를 느끼게 된 시점에서 ‘파티마의 기적’이라는 영화를 보고 천주교에 입교하게 되었다. 영세를 받은 그는 교리지식과 성서공부로 자신의 신앙을 다졌고 결혼 후에는 열심한 레지오 단원이 되었다.

그런데 그가 권면하여 영세한 같은 직장 직원이 여러 핑계로 냉담하게 되었다. 그 직원과 여러 차례 술자리를 가지며 교리지식과 성서적 내용을 전했으나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러다 J형제 부부와 직원부부가 만나면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였다. J형제 부인은 육아 고민도 들어주고, 가끔씩 음식을 나누기도 하고, 미사 등도 함께 해주었다. 그 결과 직원은 냉담을 풀었고, 직원의 아내는 영세를 받게 되었다.

J형제는 “이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신앙을 굳게 한 것은, 제가 전해주고자 했던 교리와 성경 지식이나 많은 말이 아닌 아내의 따뜻한 관심과 친절한 행동이었다”고 한다. 지금 그 직원부부는 지방에 있어 그들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적극적인 봉사활동으로 신앙을 잘 지켜나간다고 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부드럽고 따뜻한 말 한 마디

교본에 “훌륭한 레지오 단원이 따뜻한 마음씨를 지니고 사람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고민을 들어 주고 정성껏 도와주겠다는 자세로 활동에 임한다면, 그것은 어느 누구도 거절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한다. (중략) 이런 결과는 훈계와 잔소리로는 일 년 동안 활동해도 거두기 힘든 성과이다.” (421쪽)라며 따뜻한 마음씨로 마음의 문을 연 뒤에 계속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태도는 활동대상자들에게 뿐만 아니라 동료단원들 사이에서도 이루어져야 하는데, 상훈에서 나타나 있듯이 우리 모두는 “활동대상자와 동료 단원들 안에서 주님의 어머니 마리아께서 우리 주님을 다시 뵙고 섬기시듯이 할 것”을 명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는 각종 인공적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여기에 경쟁하듯 바쁘게 살아야하는 일상에서 자신의 생각과 말을 드러내기 위해 우리의 목소리는 다양한 형태로 더 높아지기만 한다. 이는 듣는 이의 피로를 높여 오히려 귀를 막게 할 수도 있다. 그런 현대인들에게 청산유수와 같은 말이나 도덕적이며 지식적인 말은 오히려 소음으로 들릴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들의 피로를 달래주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부드럽고 친절한 말 한 마디가 아닐까?    

“레지오 단원은 활동을 수행할 때 딱딱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따뜻한 마음씨와 다정한 태도로 사람들을 대하지 않고서는 활동에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교본421쪽)

참고도서
심리의 책 ? 지식 갤러리
심리학과의 만남 - 시그마프레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4년 6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인터넷 중독 전문상담사, 서울서초여성회관 독서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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