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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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교회사 에세이31: 교회의 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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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1-22 ㅣ No.728

교회사 에세이 (31) 교회의 변모

 

 

세계의 변방, 팔레스타인의 시골 어부들을 통해서 시작된 작은 그룹은 디아스포라를 통하여 빠르게 세계의 중심부로 향하였고, 그 한 가운데 둥지를 틀었으며, 마침내 세상의 종교가 되었습니다. 코스탄티노(Costantino)로 대변되는 황제들의 개종은 상상할 수 없었던 변화를 가져왔고, 이 새로운 국면은 그들이 모진 박해 에도 지켜낸 신앙은 아니었을 지라도, 교회의 외적인 모습에 특별한 자국을 남기기에 모자람이 없었습니다. ‘코스탄티노의 전환’ 이란 대사건 후의 교회와 초기의 교회가 모든 면에서 구별되는 것은 아니지만, 몇 몇의 변화는 교회가 새로운 길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그 변화를 실감하기 위해 먼저 교회가 공적 법률의 주체가 된 점을 기억해 봅니다. 이제 교회는 세상의 그 누구와도 법적으로 동등한 지위를 갖게 되었습니다. 소수의 종교 집단으로 받아야 했던 정치적 의심과 사회 적대감을 몸으로 견뎌냈고, 국가의 박해를 믿음으로 이겨내던 그들이, 이제 이전의 교회와는 전혀 다른 사회적 지위를 얻게 된 것입니다.

한 발 나아가 교회는 공적인 명예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도시의 모든 곳에 황제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은 교회들이 건설되기에 이르렀고, 321년경이면, 그리스도인의 주일 축제는 한 주간의 시작을 의미하였고, 사회 전체를 위한 휴식과 예배의 날이 됩니다. 국가의 재정적 지원은 그리스도교가 스승의 계명인 이웃 사랑의 실천을 기꺼운 마음으로 할 수 있게 하였고, 이것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그리스도인들의 특별한 모습이기도 하였습니다.

이제 주교들은 제국의 새로운 종교의 대표자들로서 국가로부터 두드러진 특권과 선물들, 예를 들면, 세금의 면제와 이와 비슷한 선물들을 받게 되었습니다. 318년이 되면 주교들은 그리스도인들이 연관된 시민적 소송의 심판권을 부여 받게 됩니다. 일련의 변화에 따라 주교들은 명예에 걸맞는 호칭과 영예의 권한들을 갖게 되는데, 그들의 새로운 지위는 외적 표식에서 드러났습니다. 영대와 팔리오1)를 지니고, 모자를 쓰고, 특별한 양말과 반지를 지니게 됩니다. 지위에 따라 그들은 주교좌를 가질 권한과 향을 받고, 손에 입맞춤을 받을 수 있는 권한과 찬양의 합창 또한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예절적인 요소들은 황궁의 예절들에서 기인한 것들이었습니다. 이런 귀족의 표식들이 주어짐은 그들의 임무에 대한 개념에 있어서도 어쩔 수 없는 변화를 가져오는데, 주교들은 더 이상 섬기는 이들이 아니라 고귀한 이들처럼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변화는 그리스도를 표현 하는데 있어서도 반영되는데, 교회의 예술을 보면 그리스도께서 군주의 특징들로 그려집니다. 예를 들면 황좌와 올려진 손으로 황실의 모습을 취하거나, 황금 관, 궁궐 등의 상징들 안에서 그려졌습니다. 예절의 장소인 성당도, 황실의 실내처럼 승리의 아치와 천개(Baldacchino)의 장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교회의 신심 행위들 안에도 이방적인 요소가 들어오는데, 순교자들과 그들의 유물에 대한 공경 등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이방 로마적 요소들이 교회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모든 주교들이 이런 것들을 받아들임에 동의하였던 것은 아니었고, 교회는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문제의식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갔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음을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1) pallim은 교황과 대주교, 경우에 따라 주교가 제의 위 목과 어깨에 둘러 착용하는 좁은 고리 모양의 양털 띠로 주교 임무의 충실성과 교화 권위에 참여함을 상징하고, 교황청과 일치를 보여주는 외적 표지다.

[2015년 11월 15일 연중 제33주일(평신도 주일) 청주주보 2면, 김종강 시몬 신부(계명 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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