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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16: 신앙교육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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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3-09 ㅣ No.420

[가톨릭신문-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공동기획 - 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 (16) 신앙교육 1

전 생애 걸친 체계적 재교육으로 내적 성숙 실현해야


한국교회는 1980년대 이래 양적 성장의 토대를 이루면서 1990년대 이후 세계교회가 주목할 만한 급속한 신자 수 증가 현상을 가져왔지만 ‘냉담교우 증가’, ‘ 주일미사 참례자 감소’, ‘성사 생활과 신앙교육 참여의 감소’ 문제 등 교회의 활력에 적신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모습에 대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신앙교육의 쇄신으로부터 구체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신앙교육의 부족이 한국교회가 당면한 문제점의 전체적 원인은 아닐지라도,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새로운 복음화 여정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질적 성장의 핵심적인 열쇳말로 부상하고 있는 신앙교육 문제를 다뤄본다.


- 각 생애별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신앙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사진은 수원교구 수원대리구 청소년국이 마련한 사순전례교육 모습.


한국교회 안에서 신자들의 재교육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전·후였다. 1990년대 후반 교세통계를 근거로 한 질적 성숙 문제가 공론화 되면서부터 라고 볼 수 있다. 내적 성숙 부족의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가톨릭 신자 대부분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확실한 정체성이 부족하며, 교육은 활발히 실시되고 있지만 교육 구조가 체계적이지 못하여 효율적이지 않다는 점’들이 지적됐고, 이런 관점에서 신자들의 재교육 방안은 삼천년기 한국교회의 복음화 방안 안에서 주요하게 다뤄져야 할 부분이 됐다. 세례성사나 견진성사와 같은 교회의 입교 성사에 관한 교육을 비롯해 신자들에 대한 재교육 또는 지속적 교육이 교회의 질적인 성숙을 추구하고, 또 냉담교우를 줄이기 위한 대안이라는 의견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대전교구의 ‘새 복음화를 위한 조사 연구 결과 보고서’(2005년)는 신앙교육과 지속적인 신앙생활의 상관성을 보여주는 한 사례가 되고 있다. 조사에서는 신앙의 중요성 인식 정도가 높을수록, 주일미사 참례를 잘 할수록, 고해성사를 자주 볼수록, 피정 교육이 풍부할수록, 예비신자 교리교육 기간이 길수록 신자들은 지속적인 신앙생활에 고무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맥락을 배경으로 현재 한국교회 각 교구·본당 차원에서는 다양하게 교육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한국교회의 신앙교육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는 견해다.

김남희 박사(가톨릭대 ELP학부대학 교수)는 한국 천주교회 재교육 실태와 한계를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의 일회성과 제한된 교육대상’, ‘다양하지 못한 교육내용’.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높은 성직자 의존성’, ‘체계적이지 못한 운영 시스템’ 등으로 진단했다. 김 박사는 2008년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사회사도직연구소가 발표한 ‘한국천주교 신자교육 실태조사 연구보고서’ 내용을 인용, “1년간 교회에서 교육(피정 특강 연수 세미나 등)을 받은 정도를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의 38%가 ‘한 번 내지 두 번’으로 답한 것은 신자들이 본당에서 신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 신앙 강좌 등에 의존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피정이나 특강은 전체 신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수준 연령이 고려되기 어렵고 또 일회적이고 단편적 교육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했다.

- 온 가족이 기도를 바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기적 가족기도가 자녀 신앙교육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본당신자 재교육은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고 밝힌 김 박사는 “신자 재교육의 비일관성은 다양하지 못한 교육 내용을 초래하고 신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나 피정은 주입식 교육으로 인해 교육 참가자의 비자발성을 초래하고 있다”고 했다. 신자 재교육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사목자 개개인의 사목목표와 활동에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 보니 신자 재교육 활성화의 부침이 심하다는 의견 이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그리스도교적 교육에 관한 선언’을 통해 현대 사회 속에서 신자들이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신앙교육이 가장 중요한 문제임을 제시했다.

“교회는 그 교육상의 임무를 완수함에 있어 모든 적절한 수단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경주한다. 특히 교회의 고유한 수단에 대하여 배려하며 그 고유한 수단 중 첫째가는 것은 교리교육이다. 이것은 신앙을 비추며 견고케 하고, 그리스도의 정신을 따라 생명을 기르며, 전례의 신비에의 의식이며 행동적인 참가에로 이끌고, 사도적 활동에로 격려한다.”(‘그리스도적 교육에 관한 선언’ 4항)

또 ‘평신도사도직에 관한 교령’에서는 지속적인 신자 재교육 필요성을 역설했다. “사도직을 위한 교육은 아동교육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그러나 특별히 청소년들을 사도직에로 인도하여, 사도적 정신에 젖도록 해야 한다. 이 교육은 전 생애를 통하여 새로이 맡겨지는 임무의 요청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계속 완성되어 나아가야 할 것이다.”(‘평신도사도직에 관한 교령’ 30항)

주지하는 바와 같이 ‘신앙의 해’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과 그 정신을 바탕으로한 가톨릭 교회 교리서 반포 20주년이 되는 10월 11일을 개막일로 기념, 제2차 바티칸공의회 근본정신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공의회 정신의 결과로 받아들여지는 가톨릭 교회교리서를 신앙 쇄신을 위한 유용한 도구로 제시하고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 제시한 신앙교육의 강조 의미를 한국교회 현실에 맞게 재조명해 볼 시기다. [가톨릭신문, 2013년 3월 10일, 이주연 기자]


[인터뷰] 구본만 신부(가톨릭대 교수) - “신앙교육, 주님과의 인격적 만남”


“신앙교육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신앙을 키우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신앙교육의 목적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 친교와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것입니다.”

구본만 신부(가톨릭대 교수)는 신앙교육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신앙교육의 의미와 목적을 분명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신앙교육은 아직 그리스도를 모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하느님의 기쁜 소식을 믿어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께 전심으로 귀의하게 준비시킬 뿐만 아니라,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가진 신자들에게는 그들이 믿고 있는 교리를 더 깊이 깨닫도록 도와줍니다.”

그는 현재 신앙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 ‘필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을 꼽았다. 신앙교육에 대한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이 마련된다 하더라고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것. 인식이 부족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따른다.

“세상이 지나치게 세속적인 가치관 중심이다 보니 신앙교육에 대한 필요성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고 있더라도 세속적인 것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장 신앙교육을 받지 않더라도 피부로 느끼는 불이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급변하는 사회 안에서 너무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성찰하는 기회와 시간도 그만큼 적어집니다.”

신앙교육은 성당에서, 지식교육은 학교에서, 상식교육은 사회에서 하는 것 등으로 각각의 성장을 위한 교육이 분리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그는 특히 가정 안에서 신앙교육이 옛날만큼 이뤄지지 않는다고 봤다.

“신앙교육을 본당이나 교회가 해야 할 일로 분리해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간의 전인적 성장은 지성, 인성, 감성, 영성의 통합적 성장을 통해 이뤄집니다. 통합적인 사고방식을 가질 때 신앙교육은 ‘우리’가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가능해지고 가정에서부터 신앙교육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는 또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교회 내에 마련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묶어 주는 과정이 없다 보니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방법으로 생애 주기에 따른 평생교육의 형태로 교구 및 본당 차원의 신앙교육과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년시기부터 노년시기까지 신앙교육을 위한 전문적인 커리큘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교구차원의 신앙교육과정이 큰 틀 안에서 방향을 제시하면 본당은 그 방향을 본당의 특성에 맞게 구체화합니다. 또 본당의 각 단체는 각 단체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을 마련하는 방식입니다.”

아울러 그는 신앙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문화적인 차원과 개인적 차원에서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구 및 본당 차원의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신앙교육을 우리 삶의 중심으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가톨릭신문, 2013년 3월 10일, 조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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