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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와 마음읽기: 더러운 것에서 어찌 깨끗한 것이 나오랴(환경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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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4 ㅣ No.371

[레지오와 마음읽기] 더러운 것에서 어찌 깨끗한 것이 나오랴(환경의 영향)



‘점화 효과’라는 것이 있다. 이는 시간적으로 먼저 제시된 정보가 나중 정보의 처리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나타내는 심리학 용어이다. ‘점화’ 즉 불을 붙인 이후 주변이 불의 영향을 받는 것처럼, 우리들의 생각도 앞에 접한 상황에 따라 방향을 달리할 수도 있다는 이론이다.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아프 테이크스테르호이스(A.Dijksterhuis)와 아트 판 크니펜베르흐(A.Van Knippenberg)가 ‘주변의 작은 자극이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했다. 이들은 먼저 실험참가자들에게 어떤 대상에 대하여 설명하는 문장을 적으라고 했다. 즉 한 집단에는 전형적인 축구 훌리건을, 다른 집단에는 대학교수에 대하여 적게 하였다. 홀리건 이라면 보통 ‘공공장소에서 떼를 지어 난동을 부리는 젊은이’라는 뜻이니 대학교수와는 그 이미지가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 뒤 두 집단 모두에게 일반상식 수준의 질문을 했는데 정답을 맞힌 비율이 축구 훌리건에 대하여 기술한 참가자들은 46%, 대학교수에 대해 적은 참가자들은 60%였다고 한다. 즉 대학교수를 떠올린 실험참가자들이 더 많은 문제를 맞힌 것이다. 이런 현상을 심리학자들은 이전의 정보가 이후 정보 해석에 영향을 준다는 ‘점화효과’라고 하였다.

이 효과는 다른 여러 실험에서도 증명되었다. 즉 사람들은 달러모양이 포함된 컴퓨터 배경화면 앞에 앉게 되면 더 이기적이고 비우호적이 되어 다른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앉으려는 행동을 보인다거나, 공기 중에 세제냄새를 희미하게 뿌려놓으면 사람들은 더 철저히 청소를 한다든가, 면접관이 냉커피를 받으면 자신도 모르게 면접 받는 사람을 차갑고 덜 상냥한 것으로 인지하기도 한다는 실험들이 그것이다.


쾌적한 주회합 환경 긍정적 사고하게 돼

A자매는 레지오에 몸담은 지 20년이 넘는 단원이다. 요즘 그녀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녀가 소속된 Pr.이 유난히 가족적 분위기로 화목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녀의 특별한 노력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조용한 성품이어서 사람들에게 그리 드러나지 않았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히 하는 것으로는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Cu.에서 순방을 하여 Pr. 간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그녀의 주회합 준비를 위한 정성이 드러나게 되었다.

그녀는 부단장으로서 특히 회합실 환경에 신경을 썼는데, 미리 와서 청소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에어컨이나 난방기를 켜 두는 등, 실내온도에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였다. 그래서인지 단원들은 늘 회합실에 들어서며 기분좋아했고 그 모습을 보는 그녀 또한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다. 그녀는 그런 기분이 주회합 전체에 영향을 미쳐 기분 좋은 표정으로 서로에게 존중하는 언어를 쓰게 되는 등 긍정적 사고를 하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더욱 회합실 환경에 신경을 썼다.

그녀는 말한다. “저는 많이 배우지 못했어요. 그래서 지금도 그렇지만 그 전에도 모든 일에 자신이 없어 매우 소극적이고 어떤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는 대처를 잘 하지 못합니다. 처음 간부를 하라고 할 때도 그런 저의 결점 때문에 많이 주저했지요. 그래도 순명해야 한다고 하여 교본에서 간부들이 해야 할 일을 찾아보니 보통 주부들이 하는 일, 회합실 정리라든가 기물이나 회계 등의 관리 정도에는 자신이 좀 있었습니다. 그래서 회계나 부단장은 제 적성에 맞는다 생각되어 나머지는 성모님께 맡기고 일단 받아들였습니다. 사실 지금도 제가 제일 잘 하는 것 중의 하나는 청소입니다.”

또한 그녀는 자신이 회계였을 때는 꽃을 예사로 준비하지 않았다고 한다. 즉 성모님께 드린다는 생각으로 되도록 싱싱하고 좋은 꽃을 사기 위해 노력했고 나아가 그날 꽃을 가져갈 단원을 생각하며 그 단원에게 어울릴만한 꽃을 사서 최대한 보기 좋게 꽂았다고 한다. 또한 제대보도 정기적으로 풀 먹여 다림질하여 깨끗하게 준비하고 성모상도 자주 닦았다고 한다. 한 때는 본당 개축으로 지하 회합실을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냄새 먹는 하마를 들고 다녔다고 하니 정말 회합실 환경에 정성을 다하는 그녀가 Pr. 전체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상상이 되기도 한다.


나의 일상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결정하는 사전 정보가 됨을 잊지 말아야

“회합 장소는 밝고 쾌적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런 준비가 미흡하게 되면 유쾌해야 할 회합 분위기가 괴로운 자리로 변해, 쁘레시디움의 장래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준다”(교본 181쪽)거나 “단원들이 앉을 1인용 의자나 긴 의자를 마련해야 한다. 만일 단원들을 학생용 책상에 여기저기 앉게 하거나 좌석 배치를 산만하게 하면 무질서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질서의 정신이라 할 수 있는 레지오의 정신이 길러지지 않는다.”(교본 181쪽)는 말이 교본에도 있으니 A자매의 노력은 레지오 정신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작은 정성으로 나쁜 환경이 쁘레시디움 분위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고 나아가 회합의 가족적 분위기를 이끌었을 테니까.

또한 교본에는 “의무는 곧 규율이다. 항상 복무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항상 규율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말씨, 옷차림, 태도, 행동 등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결코 남의 눈에 거슬리게 해서는 안 된다.”(교본 305쪽)라고 되어 있으니 레지오 단원은 나의 일상이 남들에게는 생각의 방향을 결정하는 사전 정보가 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환경은 매우 사소한 것조차도 자극이 되어 우리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변하게 하기 때문이다. 

“더러운 것에서 어찌 깨끗한 것이 나오고 거짓에서 어찌 참이 나오겠느냐?”(집회 34;4)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4년 9월호,
신경숙 데레사(독서치료전문가, 인터넷 중독 전문상담사, 서울서초여성회관 독서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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