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수도 ㅣ 봉헌생활

수원 수도회 이야기3: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27 ㅣ No.439

수원 수도회 이야기 (3)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

요람에서 무덤까지 소외계층 아픔 어루만져


-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는 의료사업을 비롯해 이주노동자, 무의탁 노인, 미혼모, 이주여성을 위한 사업 등 시대적 요청과 빈센트 성인의 영성에 따른 다양한 사도직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65년 한국 진출, 1967년 가톨릭대학교 성 빈센트병원 개원, 1990년 교구 설립 수녀회로 독립. 수원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 역사의 순간들은 교구의 역사와 그 끝을 맞대고 있다. 성 빈센트 병원을 통해 오랜 시간 교구민들의 건강을 책임져왔던 수녀회는 의료사업과 함께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다양한 사도직을 통해 지역사회의 문을 두드리며 끊임없이 소통 중이다.


■ 교구와 더불어, 그리고 함께

수원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총원장 김성자 수녀)의 시작은 초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당시 교구장이던 윤 대주교는 교황대사의 소개로 독일 파데르본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와 인연을 맺고 수도회를 한국에 초청한다. 6·25전쟁 직후는 아니었지만 모두가 가난했던 60년대, 의료시설의 부족으로 지역민들이 의료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던 시절이었다.

- 다양한 사회복지사업 중의 하나로 노인들을 돌보고 있는 수녀들.


실제로 윤공희 대주교는 ‘수녀회 한국진출 40주년 축사’에서 “1965년 당시 수원교구는 6·25전쟁이 남긴 아픔들을 함께 겪으면서 가까스로 신설교구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었다”며 “본인은 전교를 위한 방안으로 이곳에 의료사업을 하는 수도회가 하나 진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윤 대주교의 바람은 그대로 이뤄졌다. 해외선교에 뜻을 품고 있던 수녀회의 응답으로 그해, 독일인 수녀 세 명이 한국 땅을 밟은 것이다. 보다 안정된 한국 진출을 위해 1964년 먼저 독일로 떠났던 한국인 지원자들도 1971년 수련을 마치고 귀국했다.

활발하게 이뤄진 의료사업과 함께 수녀회는 한국의 특성에 맞게 독자적으로 모든 과제를 수행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자라났다. 수녀회는 관구제도가 없는 독일 모원으로부터 독립해 1990년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라는 이름으로 교황청의 인가를 얻고, 한국인 초대 총원장을 선출해 교구 설립의 수녀회로 새로운 출발을 했다.


■ 시대적 요청에 따른 다양한 사도직

지역민들에게 작게나마 의료혜택을 주고자 시작했던 의료사업은 현재 791개 병상과 50여 명의 수녀들이 빈센트병원에 파견될 만큼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이에 안주하지 않고 수녀회는 시대적 요청과 빈센트 성인의 영성에 따른 새로운 사도직을 찾아 나섰다.

- 김포공항에 첫발을 내딛은 독일인 수녀들의 모습.


빈센트 성인이 강조한 ‘가난한 이들을 위한 봉사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공경심과 섬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애덕의 정신을 따라 지역사회 내 가난한 이웃과 호흡기 위해 애쓴 것이다.

수녀회는 가난한 노동자 및 이주노동자 등을 위한 자선 무료복지병원 성 빈센트 안산의원을 설립했고, 무의탁 할머니·할아버지 복지시설인 성녀 루이제의 집과 사강보금자리를 운영하고 있다. 또 미혼모시설인 생명의 집과 모성의 집, 학대받는 이주민여성들을 위한 아델의 집 쉼터를 마련해 우리 사회,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다양한 소외계층의 아픔을 위로하는 손수건이 돼주었다.

최근에는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과 밀착, 좀 더 나은 도움을 주기 위해 불우이웃, 환우, 독거어르신들을 위한 가정방문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그들을 위한 생필품들을 지원하는 한울마루를 수녀회 인근에 설립했다. 한울이네 공부방이라는 작은 공간도 마련, 생활환경이 어려운 청소년의 학업과 생활을 돕고 있다.

수원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는 2005년, 40년의 역사를 「하느님 섭리의 여정」이라는 책자에 담았다. 이제 50년을 향해 나아가는 수녀회는 앞으로의 역사도 하느님의 섭리에 맡기며 계속해서 지역사회의 보이지 않는 여러 소외계층들의 벗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판, 2012년 5월 27일, 오혜민 기자]


4,154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