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
(백)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예화ㅣ우화

[용서] 아름다운 사랑과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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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4-04 ㅣ No.587

[햇볕 한 줌] 아름다운 사랑과 용서

 

 

결혼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신혼부부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아내가 이웃집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그 집 안방에서 화장대에 놓인 커다란 진주 반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어머나 예뻐라.” 한순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아내는 그만 반지에 손을 대고 말았습니다.

 

다음날 오후, 이웃집 아주머니는 반지가 사라진 것을 알고 틀림없이 그 젊은 신혼부부 아내가 범인이라 생각했습니다. 아주머니는 다짜고짜 아내에게 찾아와 반지를 내놓으라고 소리쳤습니다. 아내가 아니라고 발뺌을 했지만 이웃집 아주머니는 “안방에 들어온 사람이 우리 식구랑 새댁밖에 없었는데도 거짓말이야?”라며 몰아세웠습니다. 결국 경찰까지 출동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퇴근하고 돌아 온 남편이 그 상황을 보게 됐습니다.

 

“제 아내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왜 제 아내에게 그런 누명을 씌우는 겁니까? 저는 제 아내를 믿습니다. 그러니 돌아가 주십시오.”

 

남편의 강직하고 단호한 목소리에 경찰은 물론 이웃집 아주머니도 할 말을 잃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남편은 아내가 안정을 취하도록 침대에 눕혔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잠이 들자 전날 밤 화장대 서랍에서 보았던 그 반지를 꺼내 들고 조용히 이웃집으로 갔습니다. 남편은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반지를 건네며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아내가 순간의 욕심을 이기지 못하고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습니다. 아내와 저는 한마음이고 한 몸입니다. 그러니 아내의 잘못은 제 잘못이기도 합니다. 차라리 저를 벌해 주십시오.”

 

남편의 진실한 사랑에 감동한 아주머니는 말없이 남편을 돌려보냈습니다. 몰래 뒤따라왔던 아내 역시 남편의 행동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남편의 강한 믿음과 깊은 사랑에 양심의 가책을 느낀 아내는 다음 날 동이 트자마자 아주머니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깊이 사죄했습니다. 그러자 아주머니가 아내의 손을 지긋이 잡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새댁이 부럽네요.”

 

남편의 그 큰 사랑이 아주머니에게는 잘못을 용서하고 포용하는 마음을, 아내에게는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자세를 선물했던 것입니다.

 

[2016년 4월 3일 부활 제2주일(하느님의 자비 주일) 대구주보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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