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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아! 어쩌나: 심각한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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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10-28 ㅣ No.545

[홍성남 신부의 아! 어쩌나] (112) 심각한 분노

 

 

Q. 저는 분노가 아주 많습니다. 사소한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때로는 감정을 절제하지 못해 욕설을 퍼붓기도 합니다. 제가 하도 화를 잘 내서 그런지 사람들이 저를 가까이하지 않는데 그것마저도 화가 납니다. 제가 가진 문제를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떤 분들은 분노를 참지 말고 아예 없애야 한다고 하는데 저도 그렇게 해야 하는지요. 저처럼 늘 화를 내는 사람도 그런 방법으로 고칠 수 있는지요?

 

 

A. 형제님은 그래도 자기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니 비교적 건강한 분입니다. 화를 내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는 '성격 장애자'와는 달리 자기 문제를 인정한다는 것은 문제 해결의 가능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형제님 성격이 그리 병적이 아니란 것을 입증하는 것이니 자기 자신을 지나치게 문제아로 보지 마시기 바랍니다.

 

형제님은 스스로 분노절제가 안 된다, 시도 때도 없이 화가 난다고 하지만 사람 마음 안에서 올라오는 분노는 다 이유가 있는 것들입니다. 따라서 한꺼번에 싸잡아 분노를 다룰 것이 아니라 각각의 분노를 잘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일기를 쓰듯 분노일지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화가 났을 때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면 분노가 정당한 이유에서 생기기도 하지만 때로는 '인지왜곡'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므로 분노의 이유를 기록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인지왜곡이란 무엇인가? 상대방은 그럴 의사가 없는데 내가 가진 병적 신념 때문에 상대방을 오해하고 분노하는 경우 인지왜곡에 의한 분노라고 합니다. 이런 인지왜곡이 심하면 자칫 피해망상을 비롯한 각종 망상에 사로잡혀 비이성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기에 조심해야 합니다.

 

요즘 신문 사회면에 자주 나타나는 분노발작에 의한 범행들은 거의 인지왜곡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따라서 만약 형제님 분노가 인지왜곡에 의한 것이라면 형제님이 가진 생각을 교정하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즉,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분노가 합당한 것인지, 다른 해석이 가능한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기애가 지나치게 강해서 일어나는 분노가 있습니다. 소위 명령조의 인지가 구조화돼 있는 경우 ‘너희가 감히 나한테 이렇게 해?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등등의 생각이 분노를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때에는 ‘그럴 수도 있지’ 혹은 ‘내가 뭐가 잘나서’ 등등의 생각으로 자신과 대화함으로써 분노의 이유에 초를 쳐야 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분노 피하기’입니다. 대개 분노가 심한 사람들은 강박적 성격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분노를 일으키는 생각에 집착해서 떨어질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런 때는 약간 과격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선 관심의 대상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분노가 일어났을 때 사람 마음은 성숙한 상태가 아닌 미성숙한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분노의 대상을 바꿔주기만 해도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즉, 분노를 일으키는 대상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기분 좋은 생각을 의지적으로 함으로써 분노가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잘 안 되면 머릿속 생각, 분노를 유발하는 생각들에 “그만” 하고 외치거나 “내 머릿속에서 나가” 하고 명령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주님께서 마귀들인 사람에게 구마경을 외치셨듯이 말입니다.

 

세 번째 방법은 내가 분노를 절제하지 못해서 생긴 손실들, 특히 대인관계에서 입은 손실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사람 마음은 이기적입니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행동은 적극적으로 하는데, 손해가 되는 행동은 하지 않으려는 것이 사람 마음입니다. 이런 마음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대개 화를 낼 때는 무의식적으로, 화를 내는 것이 자신에게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치 화를 내면 지배욕구가 채워지고 모든 사람이 자기 말을 들을 것 같은 착각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화를 내서 입은 손실을 냉정히 생각해본다면 분노가 절제될 것입니다.

 

또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죽은 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기억해줄 것인지, 내 장례식에서 사람들이 어떤 말들을 할 것인지, 내가 죽은 뒤 사람들이 나를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해 줄 것인지 혹은 잊을 것인지 가끔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분노조절을 하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인생을 재미있고 즐겁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여행도 하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담소도 즐기고, 특히 유머집이나 TV의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가까이해서 늘 웃고 사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화신문, 2011년 7월 24일, 홍성남 신부(서울 가좌동본당 주임, cafe.daum.net/withdo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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